나는 진짜 너가 잘 못지냈으면 좋겠다

J201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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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지 열흘

생각 좀 하겠다며 휴대폰을 끄고 정확히 사흘 뒤 문자로 이만하자고 우린 안될 것 같다고 나는 정리하고 있으니 너도 정리하라고 이별을 통보했던 너지

 

생각을 하겠다는 너의 말에 나는 정리를 하는 줄도 모르고 걱정하고 나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된거라고 자책하고 후회하고 다짐하고 눈물흘리고 잠을 못자고 밥도 못먹고를 반복했어 그 사흘동안.

 

울고있는 나와 통화하는 동안 정리가 더 잘 되었다며, 만나서 당당하게 눈 보고 얘기하라는 내 말에 넌 나를 찾아왔지

 

내가 알던 표정, 눈빛, 말투가 아닌 얼른 끝내고 쉬고싶다 구질구질하다고 나를 바라보는 그 눈빛과 말투속에서도 나는 무수한 상처를 받았지만 매달렸고 붙잡았고 사정했다 난

그만큼 널 좋아했고, 더이상 널 힘들지 않게 할 자신 있었고, 내가 상처받아도 좋다고 생각했기에..

정리를 하는거였으면 미리 말을 해줬어야지, 그런 줄도 모르고 나는 너 걱정만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고

이건 나한테 너무 한거 아니냐고, 나도 한번만 생각해달라고 사정하며 잡았다 너를

 

모질게, 매정하게 울고있는 나를 세워두고 뒤한번 돌아보지 않고 그렇게 가버리는 너를 보며

나는 더 이상 살 수가 없을 것 같았고, 살기싫었고, 가슴이 미어졌고, 모든게 다 하기 싫었다

 

그렇게 가버린 너에게 욕을 했다가 사정했다가 사과했다가 놔주겠다고 했다가 또 욕을 하고 비하하고 비방하고 미친 사람 마냥 이랬다 저랬다 문자를 보냈지 난

 

구질구질한거 알고 있어 나도, 이러면 너가 더 빨리 날 잊을 수 있을 거라는 것도 알고 있어.

근데 나는 너 없으면 안돼서 그 무수한 문자들에 답장 하나 해주기를 바래서 그래서 헛소리를 지껄인거지

 

일주일 정도를 잠도 못자고, 걷다가 지하철을 타다가, 버스틑 타다, 누워있다가, 일을 하다가 쏟아지는 눈물에 일상생활이 힘들정도였어

 

그런데 한시간도 못자고 일어난 어느날 아침 문득, 너는 나 생각도 안하고 아파하지도 않고 힘들어하지도 않고 정리할 것도 남겨두지 않은 채 너무 잘 지낼거란 생각이 드니 이러고 있는 내가 한심하더라

그깟 남자 하나 뭐라고, 나 싫다는, 너도 나도 힘들기만 할테니 헤어지는게 맞다고 비겁한 변명이나 하며 결국은 지 좋자고 지 편해지자고 이별을 고한 너따위가 뭐가 좋다고 내가 이렇게 지내야하나 생각하니 억울해지더라

 

정리하자고 맘 먹기까지가 힘들지 맘 먹고나니 더이상 눈물도 안나고, 배도 고프고, 잠도 너무 쏟아져서 어제는 진짜 오랜만에 푹 자고 일어났다

 

 

나는 너가 잘 못지냈으면 좋겠다

나에게 이런 아픔 상처 시련주고 아무렇지도 않게 잘 지내길 바라면 널 진심으로 사랑했던 내 마음이

아무것도 아닌게 되는 것만 같아서 나는 너가 정말 못지냈으면 좋겠다

 

너가 사흘만에 끝낸 정리, 나는 시간이 더 오래걸리고 더 아플테지만 나도 이제 서서히 시작하고 있고 마음도 많이 편해졌어

 

너는 잘 못지내는데, 나는 잘 지낸다는거 보여주고 싶어서, 그런데 보여줄 길이 없어서 억울하기만 하다

페북도 카스도 그 어떠한 SNS도 하지 않는 너에게 더 이뻐지고, 더 당당해지고, 더 성숙해진 너무 잘 지내고 있는 내 모습을 보여줄 방법이 없어서 안타깝기만 해

 

아무렇지도 더이상 힘들지도 아프지도, 뭐 내가 여기서 눈물이라도 흘려주길 바라냐는 너의 말

나는 잊지도 잊을 수도 없다

지금은 그렇겠지만 시간이 지나 어느 날 문득 내가 생각났을 때, 두고두고 후회했음 좋겠고 붙잡고 싶고 연락하고 싶고 보고싶어 했으면 좋겠다 너가 나를

 

평생 마주칠 일 없겠지만

시간이 지나 우연히라도 한번 마주치게 된다면, 너를 향해 웃어주고 싶다

너 덕분에 나는 한단계 더 성장했다고

 

이제는 더이상 고마웠다고 미안하다고 말할 사이도 아니기에

나는 그냥 너가 못지내기를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