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몇 일 전에 썼던 재회 후 결혼하게 되었다는 글이 일일 베스트 글에 올랐네요.
댓글이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달렸습니다.
그래서 재회 후에 제가 했던 행동들(?)에 대해서 간단히 적어드리려구요..
저는 지금 한창 혼수장만에 정신없습니다. 일일이 답변 다 달아드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점 정말 죄송합니다.
저에게 상담받고 싶다고 하셨던 분들이 몇 분 계셨는데,
제가 누군가를 상담할 정도의 인물이 아닌 것 같아요.
제 스스로는 엄청 집착이 강하고 구속이 심한 여자거든요 ㅋㅋ
그런 저에게 상담을 받아서 잘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
그렇지만 댓글 달아주시면 답변은 꼭 달아드리겠습니다.
헤어지고 재회하기까지의 기간이 한 달 정도였습니다.
다시 만나기로 결정하고 첫 데이트 당시에는 마음이 진정되지가 않더라구요.
그리고 제일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건
' 또 내가 잘못해서 헤어지자고 하면 어떡하지? '
였습니다. 저 생각이 머릿속에 너무도 맴돌아 저와 오빠를 모두 힘들게 만드는 것 같았어요.
헤어지기 전에는 생각없이 웃고 말하고 떠들었는데 재회 후에는 모든 행동을 계산적으로 했거든요
이건 오빠가 싫어하니까 하지 않아야지. 이렇게 하면 오빠가 싫어하겠지? 라는 생각들로 머릿속이
가득 찼습니다. 그래서 연애가 연애같지 않았거든요.
제가 원하는거 하고싶은거 하나도 하지 못하고 그저 오빠에게 맞춰서 웃고 떠들고
내가 하고 싶은건 다 참아가면서 모든 연애가 오빠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땐
제 스스로가 너무 초라해보이더라구요. 이렇게 패배자가 되고 싶어서 다시 연애를 시작한건
아니었는데 왜 내가 이러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그래서 남자친구에게 솔직히 털어놓았습니다.
오빠가 나한테 먼저 헤어지자고 한 일이 나에게 큰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그래서 내가 무슨 행동을 해도 오빠가 싫어할까봐 눈치보게 된다.
눈치보고 주눅들고 하고싶은 것도 마음대로 못하고 서운해도 참고 싫어도 참는다.
연애는 즐거우려고 하는건데 사실 오빠와 다시 사귀면서는 하나도 즐겁지가 않다.
오빠가 조금이라도 웃지 않으면 또 헤어지자고 하려나보다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꽉 채운다.
조마조마하고 초조해서 너무 힘들다.
매일 연락하고 싶어도 오빠가 숨막혀할까봐 연락 올 때 까지 무조건 참는다.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은데 오빠가 집착이라 생각할까봐 그냥 쿨한 척 한다.
등 등 등 ..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모든 것들을 다 얘기 했습니다.
솔직히 이 얘기 하면서 이제 끝이겠거니 하는 마음도 가졌습니다.
다시 만나면 잘 해봐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벌써부터 이런 불만을 내가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오빠를 또 숨막히게 하는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은
'너는 나를 모시는게 아니다. 너와 나는 함께 연애하는건데 그렇게 불편해 하지 말아라.
나는 너의 자신감있고 밝은 모습이 끌려서 사귀었던거지 그렇게 나한테 모두 맞춰주고
눈치보는 모습을 보려고 만난건 아니다.'
였습니다. 만약 제가 오빠에게 속시원하게 터놓지 않았다면 저는 계속 눈치보고 주눅들어있다가
결국엔 또 헤어졌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남자친구가 좋아하는 저의 모습은 헤어지기 전의 모습이었을겁니다.
하지만 재회 후, 저는 그 헤어지자는 말이 무서워서 제 성격을 모두 숨기고 만났었죠.
그래서 저는 더이상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아예 처음 만난 사람과 연애한다는 생각으로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와 다름없이 행동하고 웃고 떠들었지만, 헤어짐의 원인이 되었던 일들은 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이게 정말 어려웠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남자친구와의 연락은 애정과 비례한다. 고 생각했던 여자 중 한 명이었거든요.
연락이 없으면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점이 제 남자친구를 힘들게 했던 거였구요.
가장 많이 싸운 부분도 연락문제였습니다. 날 사랑한다면 없던 시간도 쪼개서 연락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보통 다른 분들의 글을 보면 연락 기다릴 시간에 자기개발을 하라고 했지만
전 그럴 생각도 없었고 자기개발 하느니 오빠랑 연락하겠다고 생각했던 사람이었어요.
그치만 원하는대로 할 수 없었기에 그냥 오빠랑 연락하고 싶은 날에는 편지를 썼어요.
짧게 혹은 길게 그냥 오빠한테 지금 하고 싶은 얘기들을 무작정 글로 적었습니다.
글로 적으면 첫째로 마음이 좀 가라앉습니다. 불안한것도 초조한것도 가라앉아요.
두번째는 반성하게 됩니다. 다 적은 글을 나중에 읽어보고 있으면 이렇게 별 일도 아닌 것 때문에
오빠를 연락으로 구속했던 저를 반성하게 되더라구요
세번째는 받는 사람이 기뻐합니다. 오빠는 제 편지를 받을 때마다 제가 얼마나 참고 있었는지
그리고 글로 적힌 내용들을 보면서 좋아하더라구요.
그래서 오빠도 저를 많이 이해해주고 저도 오빠를 이해해주고 서로 사이가 더 좋아진 것 같아요.
이 계기로 인해서 오빠도 저에게 틈틈히 전화 많이 해줍니다. 연락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됐어요.
시간이 지나고 프로포즈 받을 때 오빠가 저에게 이런 말을 해주더라구요
' 니가 많이 힘들었을 것 알지만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나도 많이 반성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도 조금이라도 널 이해하려고 노력했었다'
많은 분들이 재회 후에 다시 연애를 시작하시면서 실패하는 부분들이 같은 일의 반복 때문이었는데
저는 이 오빠를 너무나 좋아했기 때문에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었습니다.
서로가 노력해서 지금의 결과까지 왔다고 생각해요.
사랑하는 사람 절대로 포기하지 마세요.
헤어짐이 두려워서 하고싶은 것도 포기하지 마세요.
전에 쓴 글에 달린 댓글 중에 기억나는 것 하나가
' 만약 글쓴이 님이 연락을 안했으면 남자친구한테 연락이 먼저 왔을까요? ' 였습니다.
그 답변을 지금 드리자면 저는 무조건 제가 먼저 연락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기다리기만 하면 답은 오지 않아요. 먼저 다가가세요.
두려워도 부딪혀야 합니다. 닫힌 문이 잠긴문인지 아니면 열린문인지 알려면 일단 시도를 해봐야하잖아요.
다들 힘내세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