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은 제가 유일하게 보는 커뮤니티 사이트입니다.보면서 공감도 많이 하고 만약 제가 글을 올린다면 어떤 반응이 올까하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글로 옮긴다면 제가 지금 처한 상황을 인정하게 되는 것 같아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을 눌러 왔으나, 한 번쯤 익명의 힘을 빌려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제 속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시간 나시면 한 번 읽어보시고 충고든 위로든 답변 해주시면 감사한 마음으로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우선 저는 이번에 대학교를 졸업하는, 아직은 대학생입니다.운 좋게 졸업하기 전에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큰 사건사고를 일으키지만 않는다면 풍족하지는 않아도 평생 먹고 살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저는 남동생이 한 명 있는데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됩니다. 공부도 하위권이고, 뚜렷한 진로도 정하지 않은 상태라 앞으로 어떻게 살아낼지 걱정이 됩니다. 하지만 모난 제 성격하고는 달리 성격도 원만하고 심성이 착합니다. 순진하기도 해서 아직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이 계십니다. 시골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아빠는 운 좋게도 서울 명문대를 졸업하고 할아버지의 권유와 압박으로 중등 교사가 되었습니다. 반면 초등학교 교사의 딸로 태어난 엄마는 전문대 유아교육과를 나와 유치원 교사를 하던 중에 중매로 만나 결혼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엄마하고도 사이가 좋고 아빠하고도 사이가 좋은 편인것 같습니다. 무뚝뚝하고 애교도 없지만 아빠는 당신을 닮은 저를 많이 생각해 주십니다. 저는 고등학교에 올라갈 때까지만 해도 우리 집은 굉장히 화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끔 엄마와 아빠가 다투기도 하셨지만, 그건 살면서 어느 집이나 으레 발생하는 의견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고등학교 2학년 쯤 엄마와 아빠가 밤중에 정말 크게 싸우시는 것을 듣고 놀라서 잠이 깬 적이 있는데 그때 굉장히 충격받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저는 고등학교에 있는 기숙사에 들어갔습니다. 그 때부터 아빠가 남는 제 방에 들어와 주무시는 날이 늘어가면서 점차 부모님은 각방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가 타지역으로 대학을 가게 되면서는 아예 방을 따로 쓰십니다. 아빠는 제 방에서 일도 하시고, 제 방에서 잠도 주무십니다. 가끔 집에 오는 날이면 저는 안방에서 엄마와 자곤 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드라마 같지만 어느 날 쓰레기통에서 우연히 부모님의 각서같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요약하자면 동생이 졸업하고 난 후에 이혼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그것을 보았을 때는 심장이 떨리고 그랬는데 또 그때 뿐이고 다시 학교에서 생활을 하면서는 일상에 치여 집안을 살펴볼 겨를이 없었습니다. 사실 모른 척하고 싶었을 겁니다. 인정하기 싫었습니다. 요즘에 이혼이 많다고는 하지만 우리집이 그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막상 내 일로 닥치니까 상처가 됐습니다. 어느 개그맨이 텔레비전에 나와 부모님의 이야기를 웃음의 소재로 승화시킬 때, 나도 저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웃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방학에 집에 있는 동안 부모님이 대화도 자주 하시고 전보다 사이가 좋아지신 것 같아 내색하지 못했지만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혹시 다시 마음을 잡고 잘 살아 보기로 했나하는 기대감에 들떴습니다. 그렇지만 오늘 우연히 컴퓨터를 하다가 며칠 전에 작성된 엄마 아빠의 각서 같은 것을 보았습니다. 동생 졸업 후에 이혼하자는 전제 하에 서로 지켜야 할 약속 등이 쓰여 있었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동생과 저를 위해 쇼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로써 이혼은 제 힘으로는 막을 수 없는 일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정황상 이혼은 일방적으로 아빠의 주장인 것 같습니다. 엄마는 하기 싫은데 아빠가 너무 하고 싶어하니까 할 수 없이 합의해 준 것 같습니다. 제가 오늘 발견한 문서에는 엄마가 아빠에게 바라는 점이 쓰여 있었는데 그게 너무 일상적이고 소소한 것들이라 엄마가 너무 불쌍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가정에서 장남으로 태어나 스스로를 너무 낮게 평가하고, 자신이 무얼 원하는지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결혼하고 이제 와서 후회하고 자책하는 아빠도 너무 불쌍합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제 동생도 안쓰럽습니다. 독하지도 못해서 큰 상처를 받는다면 쉽게 무너질 것 같습니다. 아빠는 가끔 술을 드시고 저한테 말씀하십니다. 훗날 아빠가 어떤 결정을 하든 존중해달라며 아빠가 그동안 우리를 위해 살았다며 아빠 마음대로 살아보고 싶다고 하십니다. 아빠는 제가 아무것도 모르는 줄 아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아빠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아빠가 어떤 길을 택하든 그 자체로 사랑하고 인정해 주고 싶습니다. 그치만 옆에서 힘들어도 내색 못하시는 엄마를 보면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하나하는 원망이 들기도 합니다. 지금 겉보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집처럼 보이지만 속에서는 곪을대로 곪아버린 우리 가족이 너무 슬픕니다. 1년 후가 다가오는 것이 싫습니다. 제가 너무 비관적인 것 같지만, 제 힘으로 두 분의 이혼을 막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엄마와 아빠와 진지한 대화를 하고 싶다가도 막상 입으로 듣는다면 더 큰 상처가 될 것 같아 두렵습니다. 제일 걱정되는 건 동생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부모님이 이혼하신다고 해도 저는 미리 알고 있었고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치만 동생이 받을 충격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미리 알려줘서 천천히 수용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지 아니면 아직 눈앞에 닥친 일은 아니니까 지금처럼 지내면 좋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가정도 많은데 제가 너무 힘든 척하는 것 같아 송구스럽기도 합니다. 그래도 꼭 한 번 글을 써 보고 조언도 듣고 싶었는데, 오늘 발견한 각서가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어도 이혼의 기미가 보일 때마다 충격받는 제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부디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길 바라겠습니다.
제 속 이야기 좀 들어주세요.
우선 저는 이번에 대학교를 졸업하는, 아직은 대학생입니다.운 좋게 졸업하기 전에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큰 사건사고를 일으키지만 않는다면 풍족하지는 않아도 평생 먹고 살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저는 남동생이 한 명 있는데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됩니다. 공부도 하위권이고, 뚜렷한 진로도 정하지 않은 상태라 앞으로 어떻게 살아낼지 걱정이 됩니다. 하지만 모난 제 성격하고는 달리 성격도 원만하고 심성이 착합니다. 순진하기도 해서 아직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이 계십니다. 시골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아빠는 운 좋게도 서울 명문대를 졸업하고 할아버지의 권유와 압박으로 중등 교사가 되었습니다. 반면 초등학교 교사의 딸로 태어난 엄마는 전문대 유아교육과를 나와 유치원 교사를 하던 중에 중매로 만나 결혼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엄마하고도 사이가 좋고 아빠하고도 사이가 좋은 편인것 같습니다. 무뚝뚝하고 애교도 없지만 아빠는 당신을 닮은 저를 많이 생각해 주십니다.
저는 고등학교에 올라갈 때까지만 해도 우리 집은 굉장히 화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끔 엄마와 아빠가 다투기도 하셨지만, 그건 살면서 어느 집이나 으레 발생하는 의견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고등학교 2학년 쯤 엄마와 아빠가 밤중에 정말 크게 싸우시는 것을 듣고 놀라서 잠이 깬 적이 있는데 그때 굉장히 충격받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저는 고등학교에 있는 기숙사에 들어갔습니다. 그 때부터 아빠가 남는 제 방에 들어와 주무시는 날이 늘어가면서 점차 부모님은 각방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가 타지역으로 대학을 가게 되면서는 아예 방을 따로 쓰십니다. 아빠는 제 방에서 일도 하시고, 제 방에서 잠도 주무십니다. 가끔 집에 오는 날이면 저는 안방에서 엄마와 자곤 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드라마 같지만 어느 날 쓰레기통에서 우연히 부모님의 각서같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요약하자면 동생이 졸업하고 난 후에 이혼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그것을 보았을 때는 심장이 떨리고 그랬는데 또 그때 뿐이고 다시 학교에서 생활을 하면서는 일상에 치여 집안을 살펴볼 겨를이 없었습니다. 사실 모른 척하고 싶었을 겁니다. 인정하기 싫었습니다. 요즘에 이혼이 많다고는 하지만 우리집이 그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막상 내 일로 닥치니까 상처가 됐습니다. 어느 개그맨이 텔레비전에 나와 부모님의 이야기를 웃음의 소재로 승화시킬 때, 나도 저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웃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방학에 집에 있는 동안 부모님이 대화도 자주 하시고 전보다 사이가 좋아지신 것 같아 내색하지 못했지만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혹시 다시 마음을 잡고 잘 살아 보기로 했나하는 기대감에 들떴습니다. 그렇지만 오늘 우연히 컴퓨터를 하다가 며칠 전에 작성된 엄마 아빠의 각서 같은 것을 보았습니다. 동생 졸업 후에 이혼하자는 전제 하에 서로 지켜야 할 약속 등이 쓰여 있었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동생과 저를 위해 쇼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로써 이혼은 제 힘으로는 막을 수 없는 일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정황상 이혼은 일방적으로 아빠의 주장인 것 같습니다. 엄마는 하기 싫은데 아빠가 너무 하고 싶어하니까 할 수 없이 합의해 준 것 같습니다. 제가 오늘 발견한 문서에는 엄마가 아빠에게 바라는 점이 쓰여 있었는데 그게 너무 일상적이고 소소한 것들이라 엄마가 너무 불쌍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가정에서 장남으로 태어나 스스로를 너무 낮게 평가하고, 자신이 무얼 원하는지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결혼하고 이제 와서 후회하고 자책하는 아빠도 너무 불쌍합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제 동생도 안쓰럽습니다. 독하지도 못해서 큰 상처를 받는다면 쉽게 무너질 것 같습니다.
아빠는 가끔 술을 드시고 저한테 말씀하십니다. 훗날 아빠가 어떤 결정을 하든 존중해달라며 아빠가 그동안 우리를 위해 살았다며 아빠 마음대로 살아보고 싶다고 하십니다. 아빠는 제가 아무것도 모르는 줄 아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아빠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아빠가 어떤 길을 택하든 그 자체로 사랑하고 인정해 주고 싶습니다. 그치만 옆에서 힘들어도 내색 못하시는 엄마를 보면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하나하는 원망이 들기도 합니다.
지금 겉보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집처럼 보이지만 속에서는 곪을대로 곪아버린 우리 가족이 너무 슬픕니다. 1년 후가 다가오는 것이 싫습니다. 제가 너무 비관적인 것 같지만, 제 힘으로 두 분의 이혼을 막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엄마와 아빠와 진지한 대화를 하고 싶다가도 막상 입으로 듣는다면 더 큰 상처가 될 것 같아 두렵습니다. 제일 걱정되는 건 동생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부모님이 이혼하신다고 해도 저는 미리 알고 있었고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치만 동생이 받을 충격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미리 알려줘서 천천히 수용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지 아니면 아직 눈앞에 닥친 일은 아니니까 지금처럼 지내면 좋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가정도 많은데 제가 너무 힘든 척하는 것 같아 송구스럽기도 합니다. 그래도 꼭 한 번 글을 써 보고 조언도 듣고 싶었는데, 오늘 발견한 각서가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어도 이혼의 기미가 보일 때마다 충격받는 제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부디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