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희 남편원래 지방에서 올라와서 1년에 한두번 시부모님께 내려가던 사람이구요,저는 친정과 가까이 사는 부부입니다.
고등학교시절부터 지금까지 약 10년. 솔직히 남편,한번도 제사나 명절 챙겨서 내려간 적 없구요.집안행사 상관없이 자기일에 바쁜 사람입니다.저희 집은 불교라 원래 안 지내는 가정이구요.
저는 분명 결혼 할때부터 말 했습니다.
자기나 나나 일 하는거 좋아하는 사람들이고,딱히 부모님이나 조상님 모시지도 않으니 서로 효도는 셀프로 하자.그리고 만약에 둘이 함께 본가로 가게 되면 꼭 비슷한 시일만큼 상대방 집에서도 지내자.
그러고 한2~3년은 그대로 잘 지냈네요.
그런데 남편네 제사가 이번주였는데,설날 전후쯤 갑자기 하는 말이
"이번 제사때는 내려가자"
였습니다.
물론 남편도 가족들 친지들,타지에서 보고 싶겠구나 하는 마음에 흔쾌히 수락했구요. 나름 바깥일이나 집안일이나 공평하게 나누고 살고있고, 왠만큼 배운 사람이니 '시월드'나 '대리효도' 같은건 없을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왠걸.
아주 저를 막 부리네요.
시댁에 들어서자마자 시어머니 하시는 말이,
"작은 며느리 너는 어떻게 코빼기도 안보이니?얼굴 잊을뻔 했단다."
였습니다.
이때까지 남편이 별로 오지 않았기에 섭섭한 마음에 그러실거라 생각했죠.
"어머님 저희 가 바빠서 그래요.이제부턴 그이한테 자주오자 할.."
그런데 말을 탁 끊으시면서
"아니 바쁜애를 왜 끌고와.너나 한달에 한두번 내려와라.집안살림도 가르칠겸."
"...예?"
혈압이 수직상승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어이가 없어서 남편에게 시선을 보냈어요.
그런데 하는 말이,
"그래,당신이 좀 자주와서 챙겨드려.나 잘 못 오는거 알잖아? 엄마 건강도 별로라고 들었는데."
이거 비슷한 말입니다.
아니,10년가까이 안 챙기다가 결혼하니까 갑자기 어머님 건강이 걱정되고,자기가 잘 못오는 걸 충족시키려는 이유가 뭐죠???
아니 한달에 두세번 같이 내려오자.이것까진 이해가 되는데
나는 바쁘니 니가 챙겨드려라. 이건....할말이 없네요
말로만 듣던 대리효도. 저 그날 충격먹고 실망해서 바로 다음날 아침에 남편 재촉해서 올라왔네요.
오고나서도 남편과 싸워도 보고 했는데, 끝까지
"그게 어려워?엄마도 며느리 보셨으니까 보살핌좀.."
이런 식이네요.
전 정말 나름 이상적인 결혼생활이라 생각했는데.
2년동안이나 잘도 속였네,하는기분도 들고,나는 며느리짓 하려고 결혼했나 싶어 눈물나네요.
하아...갈피를 못잡겠어요.
여러분,이상황에서 제가 어째야하죠?
++
톡이 되었네요.
댓글에 진심어린 조언과 오히려 저보다 더 화 내 주시는 모습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진심이 느껴졌고, 덕분에 남편에게 강하게 나갈 용기가 생겼습니다.
악플들이 많았지만....어쩌겠어요. 깨끗하게 무시했습니다^^
그래도 일 안하면 가라는 말과 남편이 돈 더벌면 가라는 말은 무시하기가 힘드네요.여기에 대해선 저도 굉장히 할 말 많습니다.
남편은 친구들과 자금을 모아서 안과 하나를 운영하고있는 의사구요, 저는 종합병원 외과의사입니다.
남편은 사업이긴 하지만, 아직까진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자금대출을 다 갚지 못했습니다.현재로선 제가 더 많이 벌구요.저도 무진장 바쁩니다;; 이 글도 겨우겨우 짬 내서 쓰네요.
어찌되었건, 다시한번 조언해주신분들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