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와 육아

크림2014.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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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금까지 일하는 동안 친정 부모님이 직접 저희집에 와서 생활하시면서 애를 봐주고 계십니다. 정말 친절하신 분들이며, 손주 이뻐하시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 뒤지지 않습니다. 심지어 친정 엄마는 집안일까지 해주시며, 제가 퇴근 후에도 저 힘들까봐 주무시기 직전까지 애를 돌봐주십니다.

아빠 역시 두번의 암 발병으로 몸이 엉망이신데도 애랑 놀아주시고 옷 갈아입히는 둥 작은 일이라도 옆에서 꼭 도와주십니다. 아빠는 심지어 저 출근할때 거의 매일 출퇴근을 시켜주십니다. 뭐라도 해주시려고 노력하시는게 보이는 분들입니다.

 

용돈은 두분께 직접 현금으로 드리는 것은 70만원이고, 카드를 각각 드렸는데 한달에 적게는 20만원 정도 쓰시고 많이 쓰실때는 몇백을 쓰시기도 하지만 사실 대부분 병원비입니다. 그리고 병원비가 크게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카드를 막 쓰시거나 쇼핑을 하시거나 그렇진 않습니다. 그저 병원비나 차량 유류비 정도, 가끔 외식하시는 정도입니다. 고로 평균 부모님께 들어가는 돈은 100~150 정도입니다.

 

여기까지 보면 전~~혀 문제가 없는 집입니다. 자상한 친정부모님이 애 다 봐주시고, 남편도 친정부모님과 사이가 아주 좋습니다. 특히 엄마와는 저보다 더 친할 정도로 둘이 서로 아끼고 챙겨줍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 행복합니다.

 

다만 저희집의 문제는 술과 담배입니다. 아빠가 몸이 엉망이신데도 매일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술을 드시고 담배를 태우십니다. 술만 안드시면 인격이 정말 흠잡을데 없으신 분인데, 술만 드시면 식구들 화를 돋우는 스타일이시죠. 문제는 매일 드신다는 겁니다. 항상 술시가 되었다며 저녁 7시만 되면 막걸리 두병을 드시고 9시쯤 주무시는데, 그 두시간 사이 아빠의 말투 조차 듣기 싫어요 정말....

 

평생 봐오던 모습이다보니 평상시때는 잘 지내다가도 싸울일이 있음 꼭 그 두시간 사이에 일이 벌어집니다. 이번에도 아빠와 크게 싸웠는데, 이번 주제는 담배였습니다. 담배를 정말 많이 피우시는데 그 손으로 애 머리 쓰다듬고 뽀뽀하고, 가끔 베란다에서 담배 태우실때 애가 문을 열고 할아버지를 찾으면 담배불만 뒤로 숨기고 문닫아야지~~ 하시면서 머리를 쓰다듬으십니다.

 

차로 이동할때도 장거리는 못참고 중간에 차세우고 담배 태우신 후에 담배연기와 함께 차에 타십니다. 사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아이를 정말 예뻐하시고 도와주시는 마음 고맙기 때문에 문제 삼은적은 없습니다. 잔소리를 가끔 하는 정도였구요. 그런데 최근에 담배랑 라이타를 밖에 자꾸 꺼내놓으셔서 애가 담배랑 라이터를 갖고 놀기 시작했습니다. 못하게 하는데도 자꾸 가져가서 만지고, 할아버지가 먹는거라고 생각했는지 아~~~ 하면서 할아버지한테 갖다줍니다. 참고로 애는 20개월입니다.

 

그래서 엄마한테 먼저 얘기했습니다. 담배랑 라이터 못만지게 해달라구요. 엄마는 바로 알았다 하셨고, 아빠가 나오시길래 아빠도 부탁드린다고 했습니다. 아빠왈, 애가 자꾸 꺼내는데 어떻게 하냐~ 그래서 그러니까 못하게 해야한다. 담배나 라이터 표면에도 니코틴이랑 타르가 다 묻어있는데 마냥 만지게 하면 되겠냐 했더니 버럭 화를 내십니다. 저보고 오바한답니다. 라이타에 니코틴 묻어있다는 소리 살다 첨들었다 하시며, 그게 무서우면 매연 넘치는 밖에는 무서워서 어떻게 데리고 나가냐 하십니다.

 

그 순간 제가 돌아버렸어요. 적어도 저는 손주 예뻐해주시고 나이드신 노부부가 혈기 넘치는 남자아이 보는게 얼마나 힘드실지 알기 때문에 불만 있어도 표현 안하고 나쁜 것보다는 좋은게 더 많다 생각하면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고, 아빠도 손주한테 안좋은건 아시지만 본인이 평생 해온 거고 중독성 때문에 끊지 못하는거 미안해하고 계실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렇게 당당하시고 저보고 오바한다고 생각하시는줄 몰랐고, 정말 그 순간 이성을 잃었던거 같네요.

 

소리소리 지르면서 화를 냈고, 아빠는 충격을 받아 짐싸들고 가셨습니다. 결국 손주 보고싶어 다시 오신 상태인데요. 서로 말 안섞고 있습니다. 엄마는 중간에서 화해시키려고 애쓰고 계신데요. 절 설득하는 부분은 니 아빠 술먹으면 말 안통하고 못되게 구는거 알지 않냐. 그냥 술먹고 한소리다 생각하고 예전처럼 넘겨라~ 하시고 아빠한테는 쟤가 그동안 많이 참았지 않냐, 순간 흥분하긴 했지만 당신이 애 도발할만 했다~ 하시면서 중간에 애쓰고 계십니다. 전 아빠가 술김에 한소리가 아니라 아빠 실제 마음이 반영됐기 때문에 실망스럽다 하는 마음이고, 아빠는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부모한테 그렇게 심하게 대들수가 있냐 하는 마음으로 둘이 화해를 못하고 있습니다.

 

요점은... 전 아빠랑 화해를 하고싶긴 합니다. 하지만 지금도 감정이 안좋은건 사실입니다. 정말 실망했고, 그런 마음이신걸 안 이상 담배 문제로 이젠 계속 부딪힐것 같습니다. 예전부터 담배 관련한 기사나 손 아무리 씻어도 애 만지면 니코틴 등이 애 피부로 흡수된다는 다큐 내용도 전달드려봤습니다. 하지만 매연과 비교하신걸 생각하면 그동안의 노력이 아무 소용이 없었나 봅니다.

 

댓글들 아빠에게 직접 보여주려고 합니다. 담배... 이번 일로 끊으실리는 없는 분이지만, 정말 애한테 얼마나 안좋은지 설득을 하고 싶습니다. 매연은 안무섭냐~ 너도 그렇게 키웠다는 말로 우기시는 아빠에게 어떻게 하면 담배와 육아가 병행될 수 없는지 설득할 수 있는 힘있는 조언 부탁드립니다. 기본적으로 담배에 너무 너그러우신 분입니다. 니코틴 타르가 손을 통해 몸을 통해 다 묻어서 옮겨진다는 것 자체가 겁주려고 지어낸 얘기다 말도 안되게 소량 가지고 오바하는 거다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