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찾는 게 정말 도움이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지만 성도,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그 분을 찾고 싶어 글 적습니다. 2월8일 밤11시30분 즈음에 충무로에서 알바가 끝나고 저는 '치느님 영접하러 가야지 ㅎㅎㅎ 오늘은 어디껄 먹지?' 이런 생각에 신이 나서 걷고 있었습니다. 왕십리역 방향으로 가기 위해 사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넜는데 어떤 여자아이가 비틀비틀 하며 걸어오더니 덥석 제 옷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으려했고 전 놀라서 일단 손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데도 '푸후' 하니깐 술냄새가 엄청나더라구요. 당황스럽기도하고 새로운 소매치기 수법인가?? 이런 생각도 했는데 옷차림새를 보니 얇은 스트라이프 티 하나 걸친데다 손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술까지 취한걸로 봐선 그냥 취객인것 같았죠. '저기요, 아가씨? 괜찮아요? 집이 어디에요?' 하고 물으니 대뜸 '댓..거든뇨..! 손 나요!! 나 집에 가꺼ㅇ... ㅠㅠ 흑흑 ㅠㅠㅠㅠㅠ' 이러며 제 손을 뿌리치고 골목길로 혼자 비틀거리며 가더라구요. 웃기죠 ㅋㅋ 자기가 안겨놓고 하필 골목길로 들어가길래 따라가면 뒤통수 맞는거 아닌가 싶어 한참을 고민했는데 비틀거리며 벽을 때리면서 가길래 다시 붙잡았습니다. '저기요, 제가 집에 데려다 드릴게요. 저기요!!' 그러자 얼굴을 들었는데 웬걸 어린애가 울고 있는겁니다. 정~말 많이 쳐줘야 고1? 정도 되보였고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친구들이랑 술마셨나... 에휴 싶었는데 너무 완강하게 뿌리치고 집 갈거라며 가길래 알바때문에 저녁을 못먹어 너무 배가 고팠고 괜히 도와주려다 성추행범 몰리거나 자칫하면 어린애 데리고 나쁜짓하는 것처럼 보일까봐 그냥 잊고 돌아섰습니다. 20~30m 쯤 걸어가면서 저도 모르게 많은 생각을 했어요. '그래도 도와주는게 나았을까 핸드폰도 안들고 있고 옷도 얇던데.. 얼어죽으면 어떻게하지' '근데 진짜 퍽치기 같은거면 어떡해? 성추행범으로 몰리면? 나 인생 끝인가' 이런저런 생각 중이었는데 그러다 문득 '우리 엄마 유산 안했으면 저만한 동생 있었을건데' 이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어릴때 어머니가 스트레스 때문에 유산을 하신적이 있었는데 그 아이가 빛을 봤다면 딱 그정도 나이일까 싶었고 그 생각이 들자마자 뒤돌아 뛰어갔습니다. 골목길 끝에서 아저씨 한 분이 그 아일 부축한 채 112에 신고하고 계셨어요. 일단 제 옷을 벗어주려 했는데 '아.. 시러요! 안 입어!' 하며 정색을 하길래 뻘쭘해서 그냥 옷을 다시 입고 큰 길가로 나섰습니다. 계속 집에 가겠다며 우는 아이를 잡고 중심을 못잡길래 일단 벽에 세웠는데 몸을 덜덜 떠는데 문을 닫은 가게 옆문에서 계속 '나 이거 열어줘.. 추어 ㅠㅠㅠㅠ' 이래서 '그거 닫았어 내 옷 입을래?' 이러니 '시러.. 안입을꺼야!' 하더니 갑자기 제 품에 안겼습니다. 동시에 제 한 손도 같이 잡았고 너무 당황스러워서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했는데 손이 너무 차가워 그냥 꼭 안아줬어요... 안은 채로 나이는 몇살인지, 집은 어딘지 계속 물었는데 서럽게 울면서 '나.. 아저씨한테 잘해줫는데.. 흑 아저씨는 맨날 화만 내' 이 얘기만 반복하고 도통 다른 얘긴 안하려 하더라구요. '그치.. 아저씨가 잘못했네. 그러면 안되는데 그치?' 이러면서 달래주니깐 덜 울길래 그래서 왜 울어? 누가 너 슬프게 해? 하니깐 고개만 위아래로 끄덕끄덕 술은 왜 마셨어? 말하기 싫어? 하니깐 또 고개만 위아래로 끄덕끄덕 집은 어디야? 하니깐 고개만 좌우로 도리도리 하는데 그 상황에도 아이가 너무 귀엽더라구요. 그럼 아빠한테 술마신거 혼날까봐 그래? 그러니깐 끄덕끄덕 하길래 아버지가 많이 무서운가보다 싶었고 그때 저 멀리 경찰차가 보였습니다. 근데 갑자기 '나 이거 벗겨줘..' ???????????? 안돼 얘야 여기 집 아니야 벗으면 안돼 당황해서 얘기했는데 '아~니! 이거 벗겨줘 이거' 하면서 발을 살짝 까딱까딱 하는데 스스로가 부끄럽고 어이가 없어서 'ㅋㅋㅋㅋ 안돼 그거 벗으면 너 춥잖아. 집에가서 벗자' 이렇게 달래고 경찰 분들 오셔서 '총각, 아가씨랑 아는사이야? 왜이래?' 이러니깐 신고해주셨던 아저씨가 옆에서 이러이러한 상황이고 저 총각은 그냥 지나가는데 잡혔다. 설명을 해줬어요. '아가씨, 몇 살이야? 집은 어디야?' 하고 물어보니 '으앙 ㅠㅠㅠ 아저씨 시러 무서워' 이러면서 절 더 세게 끌어 안았습니다. 경찰분들도 늦은 시각에 출동해서 와보니 취한 여자가아니라 취한 여자'애'가 그러는데다 차에 안타려고 버티니 화가 좀 나셨나봅니다. '아가씨!! 미성년자야!?' '아니거든뇨!! 저 미성년자 아니에요!!' '근데 왜 술먹고 왜 울어!?' '흑..ㅠ 난 아저씨한테 잘해줬는데 아저씨가 화만 내잔아 ㅠㅠㅠ' '차 타고 경찰서 가자' '시러!! 아저씨 무서워!!!! ㅠㅠㅠㅠ' 이런얘기가 몇번 오가다 '학생 나이는 몇살이야?' 이러니 저한테만들리게 '나..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인데 아저씨가 자꾸 화내 ㅠㅠㅠ' 하며 울더라구요. 얘길 전해드렸더니 경찰분이 기가차서 '하! 간호사?' 하며 어이없어했고 경찰차 타려할수록 계속 저만 끌어안고 더 크게 울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시간만 흘렀고 결국 다른 경찰분이 '그럼 학생이 같이 차 좀 타고 가줘요' 라고 하셨어요. 같이 타고 가자해도 '시러!! 안갈꺼야! 무서워 ㅠㅠ 오빠 아저씨 시러 ㅠㅠㅠ' 이렇게 울기만해서 발악하는 아이를 억지로 끌고 차에 탔고 경찰서에 도착해서 내리니 서에 들어가기 싫다고 또 안겨서는 울기만 반복.. 머리 쓰다듬어주면서 '여기 너무 추우니까 안에 들어가자 응?' 하니깐 계속 가기싫다고 떼만 썼어요. 우는 동안 눈물 계속 닦아주고 콧물 살짝 나와서 그것도 닦아주고 (사실 억지로 끌고갈까 생각했는데 애가 너무 싫어하고.. 저도 그 상황이 싫지 않았어요.. ㅋㅋㅋ 특히 콧물 닦아줄 때가 제일 귀여웠음) 앞에서 또 조금 시간이 흐르니깐 약간 화나셨던 경찰분 말고 묵묵히 보던 다른 한분이 인내심이 다했는지 '아가씨! 빨리 들어갑시다! 학생도 좀 거들어요!' 하고 끌고가려 하셔서 더는 안되겠구나 싶어 힘으로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근데 막상 들어오니 따뜻했는지 울던것도 그치고 조용히 착석 ㅋ 파출소장? 쯤 되는거같아 보이는 분이 제 인적사항 물어보셔서 기록하고 다 됐다고 가봐도 된다고 해서 가려는데 애가 제 다리 한쪽을 붙잡고 못가게 막는데 하.. 그때 진짜 고민 많이했는데 하필 내일 아침에 약속도 있고 막내동생같은 애 데리고 뭐하려는건가 싶어서 '안녕 오빠 갈께~ 잘있어~' 하고 애기 달래듯이 달래고 그냥 나왔습니다. 집 반대방향으로 돌아와버려서 살짝 짜증이 나다가도 아이가 울면서 제 눈을 바라봤을 때 그 눈이 너무 귀여웠어서 하하 웃으며 그냥 집까지 걸어갔고 그 날은 그렇게 지나갔어요. 일요일은 그냥저냥 지나고 월요일에 친구 한놈과 점심을 먹는데 이 얘길 해줬더니 '애가 아저씨가 무섭다고 했다고? 간호사 일을 한다 그랬고? 막 간호사 옷같은거 입고 억지로 성매매 강요받는거 아니야?' 이런식으로 얘길 했는데 순간 아뿔싸 싶으면서 정황이 맞아떨어져 들어가는겁니다. 아이가 그 새벽에 술에 취해 짐도 없이 혼자 돌아다니고 아저씨가 화만 낸대고 간호사까지...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생각하면서도 가슴에 돌이 얹힌것 처럼 마음이 무거워서 어떻게 할까하다 그날 밤에 알바 끝나고 또 걸어오면서 경찰서에 들러서 물어봤습니다. '저.. 이틀 전에 술취한 여자애랑 같이 경찰차 타고 왔던 사람인데 기억나세요??' '술취한 여자애? 글쎄... 서장님 기억나세요??' '어? 아 맞네 그 학생' '아 나도 생각났네. 그 여자분 진짜 간호사더라고 조회해보니깐 고대병원 간호사인데 혼자산대 택시타고 가던데?' '아!? 진짜 간호사에요?? 아 ㅎㅎㅎ 감사합니다. 안녕히계세요~' 하고 나오는데 정말 다행이구나 싶고 그런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한 제 자신이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근데 그 일이 있고 3일이 지난 오늘이 되고나니 뭘 해도 마주쳤던 눈물맺힌 그 눈만 생각나고 옷에는 눈물자국이 있어 세탁하려 했는데 하고나면 정말 못만나게 될까봐 그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혹 중간에 여자애 라는 표현을 보고 미친놈이라고 생각해 글 내리셨다면 아니란걸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이름도, 나이도, 사는 곳도 아무것도 모르지만. 잘생긴 것도, 키 큰것도, 어린것도 아니지만 그분을 꼭 한 번 다시 보고싶어 이렇게 글을 적어봤습니다. 중간에 했던 얘기들의 순서나 내용은 좀 다를 순 있겠지만.. 본인도 이 일을 아마 기억 못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토요일에 얇은 스트라이프 티, 청바지, 검은 컨버스를 입었으며 고대병원에서 일하시고 귀엽게 생긴 단발머리 여성분 혹은 그런 분을 알고계시면 꼭 댓글좀 부탁드립니다. 남자친구가 없으시면 같이 커피라도 한 잔 하고 싶어요 ^^ 혹 있어도 댓글이라도 좀 부탁드립니다. (어디에 글을 올려야되나 정말 많이 고민했는데.. 이렇게라도 연이 닿았으면 좋겠어요) 1
2월8일 성동고 근처에서 술취했던 여자분 찾습니다
이렇게 찾는 게 정말 도움이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지만 성도,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그 분을 찾고 싶어
글 적습니다.
2월8일 밤11시30분 즈음에 충무로에서 알바가 끝나고 저는
'치느님 영접하러 가야지 ㅎㅎㅎ 오늘은 어디껄 먹지?' 이런 생각에 신이 나서 걷고 있었습니다.
왕십리역 방향으로 가기 위해 사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넜는데
어떤 여자아이가 비틀비틀 하며 걸어오더니 덥석 제 옷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으려했고 전 놀라서
일단 손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데도 '푸후' 하니깐 술냄새가 엄청나더라구요.
당황스럽기도하고 새로운 소매치기 수법인가?? 이런 생각도 했는데 옷차림새를 보니 얇은 스트라이프 티
하나 걸친데다 손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술까지 취한걸로 봐선 그냥 취객인것 같았죠.
'저기요, 아가씨? 괜찮아요? 집이 어디에요?'
하고 물으니 대뜸
'댓..거든뇨..! 손 나요!! 나 집에 가꺼ㅇ... ㅠㅠ 흑흑 ㅠㅠㅠㅠㅠ'
이러며 제 손을 뿌리치고 골목길로 혼자 비틀거리며 가더라구요. 웃기죠 ㅋㅋ 자기가 안겨놓고
하필 골목길로 들어가길래 따라가면 뒤통수 맞는거 아닌가 싶어 한참을 고민했는데
비틀거리며 벽을 때리면서 가길래 다시 붙잡았습니다.
'저기요, 제가 집에 데려다 드릴게요. 저기요!!'
그러자 얼굴을 들었는데 웬걸 어린애가 울고 있는겁니다. 정~말 많이 쳐줘야 고1? 정도 되보였고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친구들이랑 술마셨나... 에휴 싶었는데 너무 완강하게 뿌리치고 집 갈거라며
가길래
알바때문에 저녁을 못먹어 너무 배가 고팠고 괜히 도와주려다 성추행범 몰리거나 자칫하면
어린애 데리고 나쁜짓하는 것처럼 보일까봐 그냥 잊고 돌아섰습니다.
20~30m 쯤 걸어가면서 저도 모르게 많은 생각을 했어요.
'그래도 도와주는게 나았을까 핸드폰도 안들고 있고 옷도 얇던데.. 얼어죽으면 어떻게하지'
'근데 진짜 퍽치기 같은거면 어떡해? 성추행범으로 몰리면? 나 인생 끝인가'
이런저런 생각 중이었는데 그러다 문득
'우리 엄마 유산 안했으면 저만한 동생 있었을건데' 이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어릴때 어머니가 스트레스 때문에 유산을 하신적이 있었는데 그 아이가 빛을 봤다면 딱 그정도
나이일까 싶었고 그 생각이 들자마자 뒤돌아 뛰어갔습니다.
골목길 끝에서 아저씨 한 분이 그 아일 부축한 채 112에 신고하고 계셨어요.
일단 제 옷을 벗어주려 했는데
'아.. 시러요! 안 입어!' 하며 정색을 하길래 뻘쭘해서 그냥 옷을 다시 입고 큰 길가로 나섰습니다.
계속 집에 가겠다며 우는 아이를 잡고 중심을 못잡길래 일단 벽에 세웠는데 몸을 덜덜 떠는데
문을 닫은 가게 옆문에서 계속 '나 이거 열어줘.. 추어 ㅠㅠㅠㅠ' 이래서 '그거 닫았어 내 옷 입을래?'
이러니 '시러.. 안입을꺼야!' 하더니 갑자기 제 품에 안겼습니다.
동시에 제 한 손도 같이 잡았고 너무 당황스러워서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했는데 손이 너무 차가워 그냥 꼭 안아줬어요...
안은 채로 나이는 몇살인지, 집은 어딘지 계속 물었는데 서럽게 울면서
'나.. 아저씨한테 잘해줫는데.. 흑 아저씨는 맨날 화만 내' 이 얘기만 반복하고 도통 다른 얘긴 안하려 하더라구요.
'그치.. 아저씨가 잘못했네. 그러면 안되는데 그치?' 이러면서 달래주니깐 덜 울길래
그래서 왜 울어? 누가 너 슬프게 해? 하니깐 고개만 위아래로 끄덕끄덕
술은 왜 마셨어? 말하기 싫어? 하니깐 또 고개만 위아래로 끄덕끄덕
집은 어디야? 하니깐 고개만 좌우로 도리도리
하는데 그 상황에도 아이가 너무 귀엽더라구요.
그럼 아빠한테 술마신거 혼날까봐 그래? 그러니깐 끄덕끄덕 하길래
아버지가 많이 무서운가보다 싶었고 그때 저 멀리 경찰차가 보였습니다.
근데 갑자기 '나 이거 벗겨줘..'
???????????? 안돼 얘야 여기 집 아니야 벗으면 안돼
당황해서 얘기했는데 '아~니! 이거 벗겨줘 이거' 하면서 발을 살짝 까딱까딱 하는데
스스로가 부끄럽고 어이가 없어서 'ㅋㅋㅋㅋ 안돼 그거 벗으면 너 춥잖아. 집에가서 벗자'
이렇게 달래고 경찰 분들 오셔서
'총각, 아가씨랑 아는사이야? 왜이래?' 이러니깐
신고해주셨던 아저씨가 옆에서 이러이러한 상황이고 저 총각은 그냥 지나가는데 잡혔다. 설명을 해줬어요.
'아가씨, 몇 살이야? 집은 어디야?'
하고 물어보니
'으앙 ㅠㅠㅠ 아저씨 시러 무서워'
이러면서 절 더 세게 끌어 안았습니다. 경찰분들도 늦은 시각에 출동해서 와보니 취한 여자가아니라
취한 여자'애'가 그러는데다 차에 안타려고 버티니 화가 좀 나셨나봅니다.
'아가씨!! 미성년자야!?' '아니거든뇨!! 저 미성년자 아니에요!!'
'근데 왜 술먹고 왜 울어!?' '흑..ㅠ 난 아저씨한테 잘해줬는데 아저씨가 화만 내잔아 ㅠㅠㅠ'
'차 타고 경찰서 가자' '시러!! 아저씨 무서워!!!! ㅠㅠㅠㅠ'
이런얘기가 몇번 오가다
'학생 나이는 몇살이야?' 이러니 저한테만들리게 '나..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인데 아저씨가
자꾸 화내 ㅠㅠㅠ' 하며 울더라구요.
얘길 전해드렸더니 경찰분이 기가차서 '하! 간호사?' 하며 어이없어했고
경찰차 타려할수록 계속 저만 끌어안고 더 크게 울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시간만 흘렀고
결국 다른 경찰분이 '그럼 학생이 같이 차 좀 타고 가줘요' 라고 하셨어요.
같이 타고 가자해도 '시러!! 안갈꺼야! 무서워 ㅠㅠ 오빠 아저씨 시러 ㅠㅠㅠ'
이렇게 울기만해서 발악하는 아이를 억지로 끌고 차에 탔고 경찰서에 도착해서 내리니
서에 들어가기 싫다고 또 안겨서는 울기만 반복..
머리 쓰다듬어주면서 '여기 너무 추우니까 안에 들어가자 응?' 하니깐
계속 가기싫다고 떼만 썼어요. 우는 동안 눈물 계속 닦아주고 콧물 살짝 나와서 그것도 닦아주고
(사실 억지로 끌고갈까 생각했는데 애가 너무 싫어하고.. 저도 그 상황이 싫지 않았어요.. ㅋㅋㅋ 특히 콧물 닦아줄 때가 제일 귀여웠음)
앞에서 또 조금 시간이 흐르니깐 약간 화나셨던 경찰분 말고 묵묵히 보던 다른 한분이 인내심이 다했는지
'아가씨! 빨리 들어갑시다! 학생도 좀 거들어요!' 하고 끌고가려 하셔서
더는 안되겠구나 싶어 힘으로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근데 막상 들어오니 따뜻했는지 울던것도 그치고 조용히 착석 ㅋ
파출소장? 쯤 되는거같아 보이는 분이 제 인적사항 물어보셔서 기록하고 다 됐다고 가봐도 된다고
해서 가려는데
애가 제 다리 한쪽을 붙잡고 못가게 막는데 하.. 그때 진짜 고민 많이했는데 하필 내일 아침에 약속도 있고
막내동생같은 애 데리고 뭐하려는건가 싶어서
'안녕 오빠 갈께~ 잘있어~' 하고 애기 달래듯이 달래고 그냥 나왔습니다.
집 반대방향으로 돌아와버려서 살짝 짜증이 나다가도 아이가 울면서 제 눈을 바라봤을 때 그 눈이
너무 귀여웠어서 하하 웃으며 그냥 집까지 걸어갔고 그 날은 그렇게 지나갔어요.
일요일은 그냥저냥 지나고 월요일에 친구 한놈과 점심을 먹는데 이 얘길 해줬더니
'애가 아저씨가 무섭다고 했다고? 간호사 일을 한다 그랬고? 막 간호사 옷같은거 입고 억지로 성매매 강요받는거 아니야?'
이런식으로 얘길 했는데 순간 아뿔싸 싶으면서 정황이 맞아떨어져 들어가는겁니다.
아이가 그 새벽에 술에 취해 짐도 없이 혼자 돌아다니고 아저씨가 화만 낸대고 간호사까지...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생각하면서도 가슴에 돌이 얹힌것 처럼 마음이 무거워서 어떻게 할까하다
그날 밤에 알바 끝나고 또 걸어오면서 경찰서에 들러서 물어봤습니다.
'저.. 이틀 전에 술취한 여자애랑 같이 경찰차 타고 왔던 사람인데 기억나세요??'
'술취한 여자애? 글쎄... 서장님 기억나세요??'
'어? 아 맞네 그 학생'
'아 나도 생각났네. 그 여자분 진짜 간호사더라고 조회해보니깐 고대병원 간호사인데 혼자산대 택시타고 가던데?'
'아!? 진짜 간호사에요?? 아 ㅎㅎㅎ 감사합니다. 안녕히계세요~'
하고 나오는데 정말 다행이구나 싶고 그런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한 제 자신이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근데 그 일이 있고 3일이 지난 오늘이 되고나니 뭘 해도 마주쳤던 눈물맺힌 그 눈만 생각나고
옷에는 눈물자국이 있어 세탁하려 했는데 하고나면 정말 못만나게 될까봐 그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혹 중간에 여자애 라는 표현을 보고 미친놈이라고 생각해 글 내리셨다면 아니란걸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이름도, 나이도, 사는 곳도 아무것도 모르지만. 잘생긴 것도, 키 큰것도, 어린것도 아니지만
그분을 꼭 한 번 다시 보고싶어 이렇게 글을 적어봤습니다.
중간에 했던 얘기들의 순서나 내용은 좀 다를 순 있겠지만.. 본인도 이 일을 아마 기억 못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토요일에 얇은 스트라이프 티, 청바지, 검은 컨버스를 입었으며 고대병원에서 일하시고 귀엽게 생긴
단발머리 여성분
혹은 그런 분을 알고계시면 꼭 댓글좀 부탁드립니다.
남자친구가 없으시면 같이 커피라도 한 잔 하고 싶어요 ^^ 혹 있어도 댓글이라도 좀 부탁드립니다.
(어디에 글을 올려야되나 정말 많이 고민했는데.. 이렇게라도 연이 닿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