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일지) * 꿈의 효력을 믿나요? *

irish152014.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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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효력이란 있는 걸까?.. 최근 연초에 난생 처음 용꿈을 꿨다. 솔직히 무서웠다. 너무 실감나서. 나는 그 흔한 복권을 사는 대신 그저 내가 원하는 일이 잘 되기를 기원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며 용의 기운이 일부라도 전해져 행운이 함께하길 바랬다. 어쨌든 그 일이 있은 후 최근 놀라운 일 두 가지가 있었다. 그 중 한 가지는 현재 진행중인 일이라 차후에 얘기하기로 하고, 다른 한 가지를 적어본다. 물론 이 경우 해석하기 나름이고 내 꿈과 관계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그 연관성에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게 솔직한 나의 바람이다.

 

 

 

 

 

 

 

작년 중랑구 소식지에, 배달 중에 만난 어느 할머니와의 이야기를 다룬 ‘마치 풍경처럼’이란 수필을 투고한 것을 계기로 풍경할머니(내가 편의상 붙인 할머니의 ‘닉네임’이다)와는 지금도 인연이 이어져 친하게 지내고 있다. 매일 새벽 배달 중에 시장통에서 잠시 만나 나누는 풍경할머니와의 이런저런 일상이야기들이 어느덧 나의 일과중 즐거운 시간의 한부분이 된 지 오래다. TV프로그램을 궁금해하시는 풍경할머니께 나는 매일 신문을 건네드리고, 정이 많으신 풍경할머니께서는 고맙다며 나에게 곧잘 따뜻한 음료를 건네주신다.(그것도 식을까봐 은박지에 싸고 비닐까지 꼭꼭 씌워서. 휴.. 나는 매번 감동한다.. ㅠㅠ 그래서 내가 만든 책이나 내 글이 실린 잡지가 나오면 가장 먼저 풍경할머니께 갖다 드리곤 한다.)

 

안타깝게도 풍경할머니께서는 허리가 좋지 않으시다. 그래서 근래에 계속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계신다. 차도가 좀 있으면 좋으련만 고령이신데다 지병인지라 효과가 신통치 않은 모양이다. 때때로 날씨가 추워 시장통에 풍경할머니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면 괜히 걱정이 되어 풍경할머니 댁의 닫힌 대문을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다 지나치곤 한다.

 

명절이 지난 주말 즈음, 시장통에서 오랜만에 풍경할머니를 만났다. 늘 같은자리 그곳에서 보행기에 앉아 계신 모습을 보니 나는 너무 반가워 손을 흔들었다. 풍경할머니께서도 따라서 손을 흔드셨다.

“할머니, 그동안 별일 없으셨어요?”

“으응.. 나야 뭐 항상 그렇지..”

“안색이 좋아 보여요. 허리는 좀 어떠세요?”

“응, 그래?.. 많이 좋아졌어.”

“다행이네요.”

“그런데 며칠 전 이상한 꿈을 꿨어.”

“무슨 꿈인데요?”

“꿈 속에서 처음 보는 백발 할아버지가 내 앞에 우뚝 서 있는 거야. 그래서 ‘아차!’ 싶었지. 이제 내가 갈 때가 돼서 데리러 온 모양이구나, 하고 생각했어. 그런데 느닷없이 ‘일어나라!!’ 하며 큰소리를 치더니 내가 깔고 누웠던 침대보랑 이불을 확! 치워버리는 거야. 어찌나 놀랬던지.. 그리고 깨어서 그 날도 침을 맞았는데 이상하게도 몸이 가볍고 허리가 부쩍 가뿐해지는 거야. 이상하지 정말..”

 

나는 풍경할머니의 이야기가 신기하고 놀라웠다. 그리곤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라 풍경할머니께 여쭤보았다.

“할머니, 혹시 제가 전에 들려드린 용꿈이야기 이후에 꾸신 꿈인가요?”

“..으음... 맞아! 그 이후에 그랬지.”

“제가 할머니 손을 잡아드리며, 용의 기운을 나눠드렸으니 곧 허리가 좋아지실 거라고 말씀 드렸잖아요.”

“그럼, 그랬지! 그래서 그런 꿈을 꿨나? 거참..”

“그리고 할머니 댁에 신문 넣어드릴 때마다 매번 기도해요. 얼른 낫게 해달라고요. 아마 조금 있으면 허리가 깨끗이 다 나아서 이런 보행기도 필요 없으실 거예요. 씩씩하게 걸어 다니실걸요.”

“고마워, 정말.. 고마워...”

“건강하게 오래 사셔야죠!”

“오래 살아 뭐해? 가족들한테 짐만 되게..”

“오래 사시는 것도 복이래요. 그 복을 가족들에게도 나눠주시면 되죠!”

“흠.. 그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내 용꿈과 관련 지어서 생각하는 게 터무니 없고 억지스런 해석일지라도 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 용의 기운 일부가 풍경할머니께 온전히 전해져 백발 할아버지의 꿈을 꾸신 거라고..

 

풍경할머니와의 작은 인연은 나에게 특별하다. 할머니를 만나고부터 나의 삶에 있어 아주 작고 사소한 것일지라도 감사하며 살게 되었다. 그것은 내가 여태껏 읽어온 수 많은 책들을 넘어서는 의미와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가치를 지닌 크고 소중한 삶에 대한 가르침이라고 생각한다.

풍경할머니와의 인연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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