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생일이라 퇴근 후 전시 보고 밥 먹고 술 한잔 하고 집에 가는 버스를 탔는데, 사람도 많지 않은 버스였습니다.
타자마자 자리가 났는데 노약자석이더라구요.
여자친구가 평소에 좀 꺼림칙해하긴 하는데, 한참 가야되기도 하고, 생일이라 여기저기 돌아다녀서 피곤해보이길래 제가 먼저 어르신 타시면 일어나자고 하고 앉혔습니다.
저는 그 옆에 서서 얼마간 가고 있는데, 버스가 멈추니 갑자기 여자친구가 바닥에 두었던 제 가방과 자기 가방을 들어올리며 일어나려고 하더라구요. 어르신이 탔나보다 하고 저도 조금 물러났습니다.
그런데 정장에, 코트에, 머플러까지 잘 두르신 어르신이었는데, 갑자기 제 여자친구 앞자리에 앉아서 자고있던 어떤 대학생 청년을 툭툭 치더니 일어나라고 하더라구요. 여자친구는 일어나려다가 당황해서 멈칫했구요. (한쪽 이야기만 한다고 하실것 같아 말씀드리지만 정말 일어나려고 가방까지 다 들고 엉거주춤 서 있었습니다) 앞에 남자분이 일어나시길래 저는 아 좀 그렇긴 하지만 저기 앉으시겠구나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지막하게 뭐라고 중얼거리시면서 제 여자친구를 빤히 쳐다보는 겁니다. 빈자리는 그냥 두시구요. 여자친구는 당황해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는데, 갑자기 대뜸 일어나 이 자식아. 이러는거에요.
순간 저도 좀 화가 나서, 앞에 자리 있는데 안 앉으십니까, 저희도 지금 가방 들고 일어나려고 했습니다. 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그 때부터 언성이 높아지시더라구요.
이 자리가 너희 따위 앉으라고 만든 자리인줄 아느냐, 한글 모르느냐, 어디 말대꾸를 하느냐..
저도 욱해서 맞대꾸 하려는데 여자친구가 죄송하다고 하면서 저를 끌어당기더라구요. 저도 그냥 거기서 멈췄으면 좋았을걸, 두 자리나 비워두고 가시려고 하는거냐고 한마디 더 해버렸습니다. (마침 버스에 어른들은 많이 안계시거나 거의 앉아계셨습니다) 그 때부터는 폭언이 시작되더라구요. 때릴듯이 손까지 올리면서 너 같은 젊은 새X들 때문에 나라꼴이 이모양이라는 둥, 내가 대한민국 이렇게 만들었는데 너네가 뭘 알고 까부냐는 둥.. 정장 잘 차려입은 노신사 입에서 안어울리는 폭언들이 쏟아졌습니다. 그래도 여자친구가 오빠 오늘 생일인데 하지 말라고 말리기에 그냥 돌아서는데, 거기다 대고 니 애비가 그따위로 가르치더냐고, 젊은 새X들 뿐 아니라 그런 애비들도 문제라고 하는데 진짜 눈이 확 돌더라구요. 거의 여자친구가 질질 끌다시피 해서 간신히 내렸는데, 다음 정류장으로 가는 와중에도 계속 폭언이 이어졌습니다. 내용은 다 똑같았습니다. 결국 내가 한국 이렇게 잘 살려놨는데 너희 때문에 이모양이라는거였죠. 결국 다음 정류장에서 내려서 카페에서 차 한잔하면서 머리 식히고, 웃으면서 집에 보내고 지금 저도 집에 왔네요.. 저도 그렇게 욱하는 성격 아닙니다. 서울에서 10년 가까이 살면서 지하철이며 버스에서 저런 분들 수도 없이 마주쳤는데, 저한테 뭐라고 하는건 그냥 죄송하다하고 지나쳤거든요, 정말로. 그런데 제 여자 친구와 아버지 욕하는건 정말 못 참겠더라구요. 여자친구가 안말렸으면 제가 어떻게 했을지도 잘 모르겠어서 손이 덜덜 떨리네요.. 가끔 이렇게 우리 젊은 세대에 대한 기성세대의 편견과 불신을 볼 때마다 답답합니다. 자신이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는데, 대한민국이 이렇게 된건 너희 때문이라니. 만들어 볼 기회도 잡기 힘든 젊은 세대가 왜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 걸까요.. 이런 글 안 쓰는데 너무 억울하고 화가나서 길게 써봅니다. 친구들하고 통화했는데도 분이 안풀려요. 네이트판에 올리는 분들 마음을 이제서야 알겠네요.. 김연아 경기 보면서 좀 잊어야겠어요. 하소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좋은밤 되세요!
여자친구 생일을 버스에서 만난 어떤 어르신 때문에 망칠 뻔 했네요.. 하소연입니다.
여자친구 생일이라 퇴근 후 전시 보고 밥 먹고 술 한잔 하고 집에 가는 버스를 탔는데, 사람도 많지 않은 버스였습니다.
타자마자 자리가 났는데 노약자석이더라구요.
여자친구가 평소에 좀 꺼림칙해하긴 하는데, 한참 가야되기도 하고, 생일이라 여기저기 돌아다녀서 피곤해보이길래 제가 먼저 어르신 타시면 일어나자고 하고 앉혔습니다.
저는 그 옆에 서서 얼마간 가고 있는데, 버스가 멈추니 갑자기 여자친구가 바닥에 두었던 제 가방과 자기 가방을 들어올리며 일어나려고 하더라구요. 어르신이 탔나보다 하고 저도 조금 물러났습니다.
그런데 정장에, 코트에, 머플러까지 잘 두르신 어르신이었는데, 갑자기 제 여자친구 앞자리에 앉아서 자고있던 어떤 대학생 청년을 툭툭 치더니 일어나라고 하더라구요. 여자친구는 일어나려다가 당황해서 멈칫했구요. (한쪽 이야기만 한다고 하실것 같아 말씀드리지만 정말 일어나려고 가방까지 다 들고 엉거주춤 서 있었습니다)
앞에 남자분이 일어나시길래 저는 아 좀 그렇긴 하지만 저기 앉으시겠구나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지막하게 뭐라고 중얼거리시면서 제 여자친구를 빤히 쳐다보는 겁니다. 빈자리는 그냥 두시구요.
여자친구는 당황해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는데, 갑자기 대뜸 일어나 이 자식아. 이러는거에요.
순간 저도 좀 화가 나서, 앞에 자리 있는데 안 앉으십니까, 저희도 지금 가방 들고 일어나려고 했습니다. 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그 때부터 언성이 높아지시더라구요.
이 자리가 너희 따위 앉으라고 만든 자리인줄 아느냐, 한글 모르느냐, 어디 말대꾸를 하느냐..
저도 욱해서 맞대꾸 하려는데 여자친구가 죄송하다고 하면서 저를 끌어당기더라구요.
저도 그냥 거기서 멈췄으면 좋았을걸, 두 자리나 비워두고 가시려고 하는거냐고 한마디 더 해버렸습니다. (마침 버스에 어른들은 많이 안계시거나 거의 앉아계셨습니다)
그 때부터는 폭언이 시작되더라구요. 때릴듯이 손까지 올리면서 너 같은 젊은 새X들 때문에 나라꼴이 이모양이라는 둥,
내가 대한민국 이렇게 만들었는데 너네가 뭘 알고 까부냐는 둥.. 정장 잘 차려입은 노신사 입에서 안어울리는 폭언들이 쏟아졌습니다.
그래도 여자친구가 오빠 오늘 생일인데 하지 말라고 말리기에 그냥 돌아서는데,
거기다 대고 니 애비가 그따위로 가르치더냐고, 젊은 새X들 뿐 아니라 그런 애비들도 문제라고 하는데 진짜 눈이 확 돌더라구요.
거의 여자친구가 질질 끌다시피 해서 간신히 내렸는데, 다음 정류장으로 가는 와중에도 계속 폭언이 이어졌습니다. 내용은 다 똑같았습니다. 결국 내가 한국 이렇게 잘 살려놨는데 너희 때문에 이모양이라는거였죠.
결국 다음 정류장에서 내려서 카페에서 차 한잔하면서 머리 식히고, 웃으면서 집에 보내고 지금 저도 집에 왔네요..
저도 그렇게 욱하는 성격 아닙니다. 서울에서 10년 가까이 살면서 지하철이며 버스에서 저런 분들 수도 없이 마주쳤는데, 저한테 뭐라고 하는건 그냥 죄송하다하고 지나쳤거든요, 정말로.
그런데 제 여자 친구와 아버지 욕하는건 정말 못 참겠더라구요. 여자친구가 안말렸으면 제가 어떻게 했을지도 잘 모르겠어서 손이 덜덜 떨리네요..
가끔 이렇게 우리 젊은 세대에 대한 기성세대의 편견과 불신을 볼 때마다 답답합니다.
자신이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는데, 대한민국이 이렇게 된건 너희 때문이라니. 만들어 볼 기회도 잡기 힘든 젊은 세대가 왜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 걸까요..
이런 글 안 쓰는데 너무 억울하고 화가나서 길게 써봅니다. 친구들하고 통화했는데도 분이 안풀려요. 네이트판에 올리는 분들 마음을 이제서야 알겠네요..
김연아 경기 보면서 좀 잊어야겠어요. 하소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좋은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