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생각난 무궁화열차의 시어머니들

꾸준히2014.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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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제 막 20대 후반에 들어선 미혼인 여자입니다. 결혼도 안한 여자가 이런데 이런 글을 올려도 되는지 모르지만... 혹시나 불쾌하셨다면 죄송하단 말씀먼저 드리겠습니다.

새벽에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2년전 쯤 무궁화열차 안에서 있었던 시어머니들의 이야기가 생각나서 입니다. 그때 당시는 직장인이었고 서울에서 충북까지 출퇴근을 하느라 기차가 곧 침대이던 시간을 보내던 어느날... 퇴근길에 모자란 잠을 청하던 제 귀에 한국 지도에서 아랫쪽 어딘가 사시는 할머님들의 수다가 들렸습니다.
그x은 나한테 그러더라... 아무튼 고x은 뭐 맘에 드는게 없다. 하나를 하라면 그것도 못하면서 말이 많다. 등등 내용은 정확히 기억이 안나지만 그, 저, 이만 다르고 모두 한 이름 ㄴ ㅕ ㄴ 을 가진 며느님들을 험담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도 미혼이고 그에 앞서 기차에서 시끄럽게 대화하시는 모습이 유쾌하지만은 않아 예민해지려는 찰나. 어느 점잖으시던 할머니 한 분이 인상을 쓰시며 한마디 하시더군요.
"당신네 며느리는 이름이 없어? 아님 이름이 다 같아? 왜 이름두고 그렇게 불러!"
기차안의 시어머니라는 자부심을 가진 할머니들 사이에는 멍~ 한 정적이 흘렀고 기차 안에 다른 사람들이 슬쩍 웃는걸 보았습니다.
험담을 들으며 진정 내 미래의 내 이름은 저 중 하나가 되는 것인가 싶어 혐오스럽다 느끼고 있었는데 10명 남짓 되는 인원 중 한 분이라도 멀쩡하신 분이 있다는 사실에 조금은 결혼이란 것에 두려움이 사라진 것 같은 아주 짧은 순간이었습니다.
글을 올리는 취지는 없지만 결시친보다보면 가끔 막말하는 시부모님 이야기도 보이는 것이 생각나서 제 기억을 이렇게 써 봅니다.


추운 겨울도 지나가는데 요즘 감기몸살에 시달리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 다들 건강하시고 하루하루 열심히 치열하게 지켜내시는 가정에는 행복과 웃음이 어제보다 오늘 더 그리고 내일은 그 보다 더 많이 찾아들기를 바라며... 글 줄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