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지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2014.02.18
조회95
꽃이 지다

(이것은 픽션입니다 )


서로 부둥켜안고 작별을 고하는 아이들
마지막이라며 사진을 찍는 아이들
선생님과 포옹을 하며 감사하다고 감사했다고 말하는 아이들
19년이란 시간을 마무리 짓고 사회로 발딛는 아이들
졸업


꽃다운 20살 이라는 그리고 그들이 그렇게 바라고 꿈 꿔 왔던 그 시간으로 다가섭니다.




 "야 대박 우리 과에 완전 훈남있어"

카카오톡 과 단체 채팅방에 한 남자의 프로필 사진을 친구에게 보여주며 얼굴을 붉히는 소이

“오 진짜 훈남이다!???"
"더 대박인건 친해지자고 개인톡까지 온거야! OT갈거냐고 묻던데 아 엄마를 어떻게 설득해"
"야 너도 이제 스무살인데 거기다 뭐 다른것도 아니고 OT인데 설마 안보내 주시겠어?"
"어 절대 우리엄마는 무조건 듣지도 않고 그럴거야"


2일 앞으로 다가온 OT
너무 가고 싶었고 빠지면 소외된다는 말들 때문에 더욱더 빠지기 싫었다.

"엄마 나 내일모레 학교에서 OT를 가는데 가도...되???"

나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tv에만 시선을 고정하고 묵묵부답인 엄마..
역시나구나...

 "어디로가는데"
"어????? 경주!!!"
"요즘 그 술 억지로 먹이고 막 기합도 주고 그런다더라 그러니까 술도 좀 꼼수 부려가면서 조절해서 먹고 밉보이지말고 이왕가는거 재밌게 놀아야지"

예상치 못한 엄마의 대답에 이 벅차오르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방방 뛰고 엄마를 끌어 안았다.

"우리 딸 언제 이렇게 커서 OT도 간다고 하고 술도 먹고...우리 딸 다컸네"

날 꼭 껴 안고 내 등을 토닥이며 말하는 엄마의 목소리에 날 지금까지 키워주신 엄마의 고생스러웠던 세월이 담긴것 같아 마음이 너무 아팠다.

"엄마 사랑해"







OT 당일.

 무섭고 까칠할거란 선입견을 가졌던 선배들은 생각과 달리 잘 챙겨주고 동기들과도 금방 친해져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다들 20살 첫 OT에 설레있었고 기대에 부풀어있었다.

"와... "
새하얗게 쌓인 눈 그 경치가 너무 예뻤다
"맞다 부산에는 이렇게 눈 안 쌓이지"
"응 눈보기가 하늘의 별따기야 그래도 이번에는 눈 좀 왔었는데 이렇게 쌓이진 않았거든"
"들어가자 춥다"

과끼리 모여 자기소개부터 자잘한 얘기들과 밥을 먹고 그렇게 시간을 물 흐르듯 보내고 있었다.

"야 과대표들은 애들 다 모아서 9시 까지 강당으로 오래 "
"자 이제 부터 시작이네 이번에는 완전 재밌을것 같은데?"


다들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ot나 어디든 레크레이션은 그 여행의 꽃이였으니까.
하지만 그 꽃 같은 시간은 꽃 같은 아이들을 꺾어버렸다.


웅성웅성
이백여명이 넘는 아이들이 모여 레크레이션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렸다.
그때 무대 위로 한 남자가 올라오고

"자 다들 조용 자 앉아서 시작할게요. 넓으니까 좀 넉넉히 앉읍시다"

그 말에 모두 자리를 잡으며 앉았고 조명이 어두워지고 무대의 조명은 더 밝아졌다.
점점 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모두 들떠있는 상태였다.

"자 이제 과 대표들을 불러보겠습ㄴ.. 어 이거 왜이래 "


마이크 소리가 갑자기 나오지 않더니 몇초가 지나자 다시 지지직 거리며 나왔다.

"자 과대표들 나오세요!"

그때였다.


지지지지지직


마이크에서 나는 소리라기에는 너무 큰 소리였다.
하지만 다들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여기저기서 과대표들이 주섬주섬 일어났다.


지지지지지지직

"뭐야.."




"어디서 나는 소리야"

또 한번의 소리 그때 서야 다들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그 때

"꺄아아아아아악!!!!!!!!!"

한 여자가 무대를 보더니 소리를 질렀다.

떨어지기 일보직전의 무대 위의 조명들

그 여자의 비명에 모두의 시선은 그 여자에게서 그 여자가 바라보는 곳으로 향했고 무대위에 서있던 레크레이션 강사도 자신의 위를 바라봤다.

그 순간이였다 눈 깜짝 할 사이에 조명 뿐만아니라 무대 위 지붕이 내려앉았다.
1분도 아니였다. 몇 초 사이에 일어난 일들

"다들.....피해!!!!!!"

무대 위 지붕부터 점점 무너져내리는 강당 지붕.
모두가 일사분란하게 그 자리에서 나가기 위에 필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출입구로 달려갔다.
단 하나뿐인 출입구로 수 많은 학생들이 달려갔다

"꺄아아아악!!!"
"비켜!!!"
"아악!!!"

참혹한 광경이였다.
먼저 나가기 위한 사투. 친구의 손을 놓지 않으려는 안간힘. 누군가를 먼저 내보내려는 사람. 먼저 나가려고 밀어내고 밟고 가는 사람

 밟히고 부딪히고 넘어지고 반쯤 빠져나갔을 쯤이였다.

출입구가 사라졌다.
모든게 무너져 내렸다.

순간 쥐죽은듯 조용해진 그 곳.

"살....려 .....주세요"

그 적막을 깬 첫마디였다.

여기저기서 살려달란 말이 나왔고

한명 두명씩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이게....이게....도대체...."
"아.......으아......."
"엄마...아....살...살려주세요....."


"소이야!!"
"으 .....으윽.....아....흐으으"

철제물에 몸이 반쯤 깔려 있었다...
승환이 어떻게 손조차 쓸 수 없는 상태였다
"여기 좀 도와주세요!!!!!"

가녀린 여자의 몸위로 엄청난 양의 철제물이 그녀의 몸을 짓누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밑으로 흘러나오는 붉은 피

몇명이 달려왔지만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조금만...조금만...견뎌 "

몇명은 휴대폰을 찾아 119에 신고를 하고 친구들을 부축하고 일으키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 저곳에 피를 흘리고 참혹한 모습을 한 사람들이 그들을 더 공포감에 사로잡히게 했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들을 더 아프게 했다

지이이잉-지이이잉-


소이 앞에서 울리는 한 휴대폰.
깨진 액정 속 엄마라고 적힌 그 폰을 보고 소이는 울부짖는다.

"흐으아 엄마...아...엄ㅁ..ㅏ"

앞에 있던 승환도 눈물을 터뜨렸다.

전화기를 붙잡고 소이의 귀에 가져다 대주는 승환 ...


-딸 재밌게 놀고있어?? 엄마 서운하게 가서 연락한번이 없냐~?
"어...엄....마...흐......미안...해 ..아......으....사랑해"
- ...너 왜그래 목소리가 왜그래 무슨일 있어?????!!!!


그때였다 .
소이 위로 높게 쌓인 철제물이 점점 무너지는 것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고 그것들이
승환에게로 쏟아져 내려왔다...


"꺄어아아아ㅏ"

.
.
.

나뒹굴어지는 휴대폰 그 휴대폰 속에서 절규하는 한 엄마의 울음 소리


여기저기서 엄마를 아빠를 부르는 소리가 울린다.
미안하단 소리와 사랑한단 소리가 울린다.

여러명이 한명의 손을 잡고 조금만 견디라고 조금만 버티라고 울부짖는다.

"선배 혹시...휴대폰....휴대폰 있어요......?"

머리에 피가 흥건하고 다리는 이미 한쪽이 부러진듯해보이는 한 여자아이...
그리고 그 주변을 감싸고있는 네사람

그 여자아이의 말에 몸을 뒤지더니 휴대폰을 꺼낸다.


"전화...전화...한번만...하게 해주세요....."

겨우겨우 번호를 누르고 통화버튼을 눌렀는데 계속 통화중인 전화...
모두가 애가타고 제발 이라는 말만 내뱉지만 계속 통화중인 전화

"...제 목..목소리라도..."

전화받는 것을 포기하고 음성을 남기기로 하는 여자아이...

삐..

"우리....김여사....전화 하기가...아...왜 이렇게 힘이드냐.... 엄마......우리 엄....엄마..... 나...별탈없이 잘 다녀오기로 .. 하 했는데.... 미안....엄마....아빠랑...아빠랑.......처..천...천...히와.....미안해.....사라...랑...해"

음성이 녹음되었습니다.


마지막이었다. 힘겹게 말을 뱉고 눈을 감아버렸다.


도착한 구급대원들.
그들은 안심하기 보다 동기를 후배를 자신의 눈 앞에서 참혹하게 죽어가는 싸늘하게 식어가는 그들을 봤기에 충격과 공포 비통함에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tv와 자식들의 전화로 소식을 전한 부모님들은 가슴이 터져 숨이 멎을 듯한 고통에 시달렸다.
소식없는 자식들의 안전에 그저 뉴스와 자식의 연락을 기다리는것 뿐이였다.
그리고 그 부모님들께 다가간것은 자식의 죽음 이였다.


"말도 안돼!!말도 안돼 소이야 ...소이야!!! 엄마는 어떡하라고 엄마는...어떡하라고 너...이렇게..이런 불효가 어딨어!!! 엄마는 어떡하라고....소이야!!!!!!!"

".....살려주세요...우리...아들....우리 아들 좀 살려주세요....제가 ...제가...대신 죽겠습니다...우리 아들...우리 아들 ....으으으...."

".. 일어나...엄마가....엄마가 더 잘할게....얼른....엄마가 미안해.....얼른 일어나봐.......여보....우리...딸 ...우리....딸....."



꽃다운 나이 20살입니다

이제 막 사회란 곳의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 나이였습니다.

그렇게 꿈꾸고 바라던 20대란 길에 발을 딛고 서자 마자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들의 꿈도 미래도 그리고

그들의 부모님도

자식을 떠나보내고 남아있을 부모님들......

부디 견뎌내세요. 무너지시면 안됩니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