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신 부모님 사이에서 샌드위치..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굿즈201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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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다가 글쓰면..혹시나 사정을 아는 사람이 보게될까 두렵지만
진심으로 조언을 원해서 글을 쓰겠습니다..
남자 여자 부모 저같은 자식들 입장에서 둘 다 이야기를 꼭 듣고 싶어서요..
저는 20대 여자 대학생이구요, 저는 부모님이 이혼했습니다..

 

이혼하게 된 원인은 아버지 때문이 맞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엄청나게 가부장적인 분이셨고,
그때 도대체 왜 그러셨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저는 어머니께서 아버지로부터 맞는 걸 보면서 자라왔습니다.
아버지를 키우신 할머니도 엄청나게 가부장적,
고모들도 다 "~~가 그럴리 없어"하며 무조건 편만 드시는 분들이라
어머니는 어디 하소연할 곳 하나 없이 살았고, 이모들이 집에 놀러오면 그렇게 우셨다고 합니다.
저는 아, 원래 엄마는 아빠한테 맞는거구나 하고 생각했을 정도로 익숙했져버렸기 때문에
말릴생각조차 안한 채 옆에서 tv를 본 기억도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저는 어린 저에 대한 죄책감도 있습니다.
왜 나는 그때 적극적으로 아버지를 말리지 못했나..왜 나는 보고만 있었나
물론 초등학교 저학년 때, 어렸을때 이야기지만요...
어머니께서 한번 그 이야기를 하셨을때 정말 눈을 둘 곳이 없더라구요..

 

아버지께서 하시는 가부장적인 발언, 행동에 저도 발끈할 만큼 머리가 크고
여동생과 같이 득달같이 그 잘못된 점들을 지적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정 반대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계속 지방에 내려가 계시고 주말만 집에 오시던 아버지의 거처에 변화가 생긴 탓도 있습니다.
8시가 넘어 집에 들어왔다고 신나게 저희를 혼냈던 아버지는
이제 새벽에 들어와도 저희의 시간을 이해하시고 저랑 처음으로 손잡고 영화관에도 가셨고
많은 것에 개방적이게 되셨습니다.

폐쇠적이었고 무게만 있으셨던 아버지께서 가정적으로 변하기 시작하신거죠..  

반대로..어머니께서는 과거 기억에 속박되기 시작하셨습니다.
신혼 밤에 아버지께 쫒겨나서 울면서 제주도 길거리를 헤맸다고 하시는 우리 가엾은 어머니..
하필 아버지께서 개방적이게 변하시고, 여자의 입장에 대해 존중해주기 시작할 때
과거 트라우마에 사로잡혀가시던 어머니는..제가 수능생이 되었을 때 이혼을 이야기하시더라구요..
법원에 여러 번 출두하셨던 어머니는 ..이혼서류 받은 후

정말로 그 이후 모든 것에 손을 놓으셨습니다..


 

저의 고3은 정말 힘이 들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아침밥조차 짓지 않으시고 오로지 거실에서만 지내셨으며
아버지께서는 아침밥부터 시작해서 직장에 다녀오신 뒤에는 제 통학길에 공부까지...
어머니께서 손을 놓은 그 모든 부분을 대신 책임지셔야 했죠..
엎친데 덮친 격으로 회사일이 잘못되어 사직...아버지는 그때 얼마나 힘드셨을까 싶네요..

아직 자식들은 먹여 살려야 하는데..이혼에 회사까지 그만두셨으니까요..

아버지께서 극단적인 생각을 안 하신게 너무나 감사할 정도로..
다행히도 정말로 열심히 이곳저곳을 알아보셨던 아버지는
정말 열심히 공부하여 다른 직종으로 재기에 성공하셨습니다.

수능 전날까지 부부싸움 소리에 시달렸던 저는..불행중 다행으로 명문대에 합격..
그러나 대학에 입학하기위해 집을 떠났던 그 날이,
가장 설레어야 하는 그 날이 제 인생에서는 가장 불행한 날이 되어버렸네요..
그날 모든 가족들이 다 집을 떠났으니까요..

집을 뒤로하고 나오면서 엄청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아버지 어머니는 따로 살게 되었습니다.

 

제 여동생이 아직 어려, 그때는 어머니와 함께 살았었습니다.
덕분에 둘 사이의 교류가 완전 끊어지진 않았었죠.

이혼 후 5년까지도 서로 왕래하고, 함께 가족 여행을 가고...웃기지만 그렇게 되었죠.
어머니는 재정적으로 아버지께 많이 기대셨습니다.
이혼하면 남이라고 때때로 말렸지만, 완전히 말릴 수 있는것도 아니었습니다.
어머니께서 과거에 어떻게 사셨는지, 결혼의 행복한 기억이 거의 없으신 걸 알기 때문에..
솔직히 말하면 금전적으로 보상이라도 받는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죠.
그렇게 서로 교류가 있는 걸 보면서, 저는 서로 다시 합쳐지는 걸 기대한 적 있습니다..
양가 친척들도 때때로 그런 기대를 했었었구요.

 

그러나 이제 그것도 끝이 났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작년에 재혼을 하셨습니다. 정말 착한 여자분이셨어요.
괜히 단것만 빼마시는 것 같아 보여 실컷 경계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착한 여자더라구요.....
제가 아직 엄마랑 교류하고 있는데다,

집으로 하는 전화는 무조건 아빠한테만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꼬박꼬박 먼저 연락해주시고, 심지어 엄마 역할이 없는것에 대해 섭섭한 티도 내시고..
죄송했어요. 그래서 저도 예의상이라도 잘 해드리려 노력했습니다.
같이 외식도 자주하고 놀러도 갑니다.
제가 고 3때, 저의 일상을 모두 챙겨주셨던 아버지..

대학다닐때 등록금 꼬박 내주시고, 원룸에 몇시간째 차 끌고 오셔서 청소 싹 해주시고,
과제때문에 정신없어 인사도 제대로 못하던 옆에서 혼자 고기 굽고 입에 넣어주고 가시던 아버지..
저 졸업하면서 이제 힘든거 다 끝나시고 끝끝내 좋은 여자 만나 결혼하시던 때
저는 예전 생각에 눈물이 나서 제일 앞에 있지를 못했지만,
멀리서나마 아버지께서 이제는 정말 행복하시기를 바랬습니다..
아버지는 그때 친구의 축가를 들으시면서 우셨습니다.
저는 그렇게 아버지에게 행복을 다시 찾아주신 새엄마가 너무나 고맙습니다..

 

그러나 우리 어머니는요....
이제 여동생도 아버지 쪽에 보내고, 완전 혼자가 되셨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늘 하루하루 사는게 걱정입니다. 돈이 없기 때문이예요..

몸이 연약하셔서 서 있는 일 하는것도 힘들어 하시고 컴퓨터에는 더더욱 무지하셔서

힘든 잡일 하시면서 매일을 고생하십니다. 정직도 아니라 언제 끊길지도 모르는 일을요..

惡(악)이 남았다는 말을 이럴 때 쓰나 봅니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저주..까지는 아니더라도 증오하십니다.
항상 전화하면 너네 아버지는 진짜 나쁜 사람이라고 거듭 말하십니다.
어머니 입장 알죠..실컷 이혼하고 나니 더 힘들고, 과거에 그 힘든 걸 주셨던 아버지는 이제 행복...
아버지는 그저 저희를 위해 노력하신 거지, 어머니를 위해 노력하시진 않으셨으니까요..
새엄마랑 밥 먹었던 거 들켜서 실컷 혼나고, 기껏 내려간 집에서 쫒겨났었던 적도 많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거지만..혼자된 어머니께서는 새엄마아 뭘 하는걸 너무나 싫어 하십니다.
당연합니다. 새엄마한테 잘해주는걸 어떤 친엄마가 좋게 보겠어요..

여전히 내려갈 때마다 과거의 아버지를 이야기하시는 어머니...
어머니의 힘들었던 이야기를 늘 그냥 들어주고 싶어도..
말이 심해지면 결혼할때 복받쳐 우시던 아버지가 떠올라 저도 가만있질 못하고..
그러면 다신 오지 말라 이야기하시고...저도 집 나오고..
그러나 혼자인 어머니를 어떻게 안 찾습니까....시간 지나면 죄송하다고 하고 다시 내려가고.
어머니께서 혼자 계신게 너무나 걱정되어,

집 팔고 올라오시도록 하여 서울에서 함께 살 생각까지 했습니다.
당연히 아버지께선 반대하시죠...새엄마도 있는데, 엄마랑 교류하는게 좋게보일리가 없으니까요..

 

전 두분 다 너무나 많이많이 사랑합니다. 두분다 행복해졌으면 하는데..

아버지는 정말 행복해지셨다 믿어 의심치 않는데..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머니께서는

영원히 이대로 누군가를 증오하고만 사실것만 같아 두렵습니다.
좋은 사람이라도 만나셨으면 하는데, 늘 악에 받쳐있는 사람을 좋아할 남자는 없겠죠..

시간을 되돌리고 싶습니다...정말로요..
어린시절의 제가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아버지를 행동을 말렸었었다면..
아니면 고3때 어떻게든 이혼을 말렸었다면..

그랬다면 변화된 아버지를 어머니께 보여드릴 기회도 다시 왔을거고,
아버지께서도 지금처럼 과거 잘못을 쌩하진 않으셨겠죠..
집에서 부모님이 엄청나게 싸운다고 이혼에 대해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늘 말리는 말만 하고 있네요
결국엔 이혼 전으로만 되돌릴 수 있다면 하고 후회한다고...
적어도 저는, 이혼 전에는 이혼하면 집에서 싸우는 소리 더 안들어도 되겠네, 이것만 생각했었으니까요.
다른 생각 하나 못하고..


이혼 후 7년째..... 전 아직까지도 사이에서 눌린 샌드위치입니다..
악을 그만 걷어내고 어머니께서도 새 삶을 사셨으면 하는데,

우울증이나 울화도 병이라고들 하는데 치료받으면 조금이나마 상황이 나아지실까요?..
새엄마쪽 친척들도 아예 안보고 살수는 없는데,

지금은 친가 외가만 가고 새 외가는 간 적이 없네요..

어머니께서 혼자 계시니 같이 살고는 싶은데,
어머니께 자꾸만 맞춰주면 아버지께서 섭섭해 하시겠죠? 새 외가도 안 가주면서....ㅠㅠ.. 
그렇다고 새엄마와 계속 교류하고 하면 어머니께서 속상하실텐데...

두려워 하시더라구요 저희가 안 찾아올까봐...그게 너무 슬픕니다. 친엄만데 어떻게 안 찾아..

도대체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으면 되나요...어떻게 하면 두분 모두 좋게 지낼 수 있을까요

어머니께서는 언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실 수 있으실까요..전 어떻게 하나요..
쓰고보니 고민글이 아니고 한탄이네요...ㅎ...어떠한 말이라도 좋으니 듣고 싶어요...
제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우울증에 관한 거든 새엄마든 뭐든 아무 이야기라도 듣고 싶어요..

혼자서 끙끙 앓는게 너무나 길어졌고, 어떻게든 상황을 개선시키고 싶은데

저도 결국엔 7년째 아무것도 못하고 있네요 ...

한줄이라도 좋으니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이야기와 충고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