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딸의 가슴 아픈 이야기...들어주세요.

가을이다2008.08.31
조회505

안녕하세요.

톡에 쓰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은데 항상 보기만 하다가

이렇게 한 번 글을 써봅니다.

저는 23살 여자입니다.

아직 대학교 4학년이구요.

2학기 개강을해서 이번주부터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날씨가 아직 덥지만 저녁이면 바람이 차가워 가을이라는걸 느낍니다.

저는 원래 가을을 참 좋아했어요.

제가 시골에서 자라서 가을이면 뭔가 풍요로운 느낌이 들었거든요.

시골의 가을을 보신적이 있는지 모르지만,

온통 산이랑 밭이랑 가을빛이 돌고 참 아름답고 좋죠.

1년전까지만해도 그랬는데, 지금은 가을이 참 아픈 계절입니다.

벌써 1년이란 시간이 지났다는게 참 신기합니다.

역시 사람은 어떻게해서든 살아가기 마련인것 같습니다.

 

저는 부모님이 두분다 이세상에 안계십니다.

부모님께서 저를 늦둥이 막내딸로 낳으셨죠.

엄마가 저를 45살에 낳으셨으니깐요~^-^;;;

시골에서 그리 넉넉치는 않았지만, 도란도란 달란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아주 어렸을때는 그리 어렵지 않았는데,

어느날부터 엄마가 아프셨고 8년이나 병석에 계시던 엄마는

제가 고등학교 2학년때 돌아가시고 말았아요.

제가 그때 운동선수로 다른지역에서 합숙생활을 하면서 지내느라

고등학교때부터 가족과 떨어져서 생활을 했습니다.

그래서 제일 가슴이 아픈건 엄마가 아플때 옆에 있어주지 못한게 참 한이 됩니다.

그리고 엄마는 중환자실에서 10일정도 있다 세상을 떠나셨죠.

엄마에 대해서만 얘기하려해도 책을 써야할만큼 할말이 많지만.......

솔직히 시간이 약이라고.....엄마가 떠난지 5년이 지났고...

엄마에 대한 아픔이 조금씩 무뎌지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누가 "엄마" 라고 부르는 말만 들어도 가슴아프고...한없이 부럽기만해하죠.

엄마가 오래 아프셨기에 조금씩 엄마를 보내드릴 준비를 했었고,

그땐 제곁에 아빠가 있었기에 조금은 덜 고통스러웠던것 같습니다.

그때 했던 생각이 아직도 나네요. '그래도 아빠가 있어서 다행이다.....'

 

저는 아빠를 정말 좋아하는 딸입니다. 딸들이 아빠를 좋아하는건 당연하다지만,

저는 누가봐도 유독 아빠를 좋아했어요.

어릴때 울면서 아빠찾고, 아빠품에서 밥먹고, 아빠옆에서 자고, 아빠 꽁무니만 졸졸 쫏아다니고.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시기 때문에 학교 끝나고 집에가면 부모님이 일을 하고 계셨죠.

그럼 무조건 "아빠~~" 하고 달려가고.

오죽했음 엄마가 질투?를 할 정도로 저는 아빠를 따랐죠.

이상하게 저희집은 편나누기처럼 엄마는 오빠를, 아빠는 저를 더 이뻐했어요.

그냥 그렇게 느껴졌었죠.

어쨋든 저는 아빠를 정말 너무 좋아했습니다.

고3이 되고 그것도 2학기때 갑자기 운동을 그만두고 대학을 가겠다고 원래 살던 시골로 전학을 갔습니다. 오빠는 서울에서 돈벌고, 아빠는 시골에서 혼자사셨죠.

몇년동안 떨어져 지내다가 아빠랑 둘이 사니깐 너무 좋았어요.

나이도 환갑을 넘기셨는데, 매일 아침마다 밥을 지어서 먹이시고, 저녁 도시락도 싸주시고....

수능 스트레스로 짜증도 많이내고 싸우기도 참 많이 싸웠지만,

저에게 아빠는 든든한 버팀목이자 정말 세상에서 최고 사랑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어찌어찌 결국 대학에 오게되었고, 기숙사 생활을하며 아빠와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집이랑 1시간 거리라서 주말이면 아빠를 자주 찾아갈 수 있었는데......

대학생활에 빠지고, 겨울에는 스키강사하는라고 멀리 가있고......

마음으로는 자주 찾아뵈야지 하면서도 그러지 못했습니다.

아빠는 시골에서 제 학비랑 용돈을 벌기위해 힘들게 일하시는데 참 못난딸이죠.

아빠 나이 68세.

다른 아빠 친구분들은 손녀딸이 저보다 큰 사람도 많습니다.

그래도 어린 딸이 있어서인지, 아님 제눈에만 그런건지 아빠가 할아버지 같다고 생각해본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대화도 엄청 잘 통하는 센스만점의 아빠였죠.

그렇게 어렵지만 아빠의 도움으로 대학을 잘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가을.

아빠는 갑작스런 사고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너무 건강하셔서 병원 근처도 안가보신 아빠가 돌아가셨다는게 참 믿기지 않았습니다.

9월15일(음 8.5) 저녁 아빠는 전복사고로 그자리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세상이 무너지고 아무 생각이 나질 않았습니다.

그때 그 심정을 말로 설명할수가 없죠.

꿈인줄 알았는데, 아무리 깰려고 노력해도 현실이었습니다.

난 아직 아빠한테 아무것도 해준것도 없는데, 아빠한테 아무것도 보여준게 없는데....

아빠가 세상에 나만두고 가버린것만 같아 미칠듯이 원망도 해보고

제발 거짓말이라고....이건 아니라고 부정을 해봐도 현실은 현실이었습니다.

아직도 집에 전화하면 아빠가 "어이구~우리공주~~~"하고 받을것만 같고,

아빠의 모습이 눈앞에 분명하고 또렷한데 아빠는 이세상에 없습니다.

사실 아직도 다 거짓말같고 믿기지가 않습니다.

세상에 이런일이 나에게도 일어나는구나...........

아빠를 잃은뒤로 매일꿈에 아빠를 만납니다.

꿈을꾸는동안엔 아빠를 만나서 좋다가도 살짝이라도 깨면 아빠가 없는게 현실이라는걸

느끼는 순간 저는 펑펑 울어버립니다.

혼자사는집.......멍하니 있다가도 눈물이 납니다.

너무 슬프면 눈물도 안난다구요? 너무 슬프면 매일 아주 사소한것에도 눈물이 납니다.

아빠사진을봐도, 아빠와 함께 했던일을 떠올리기만해도, 아빠라는 말만 들어도............

23살이 어린건 아니지만, 아빠에게는 한없이 어리기만하고 애같기만 했을텐데......

이런딸을 놓고 돌아가신 아빠는 얼마나 가슴이 아프고 원통할까요.......

시간을 되돌릴수만 있다면 예전으로 돌아가고만 싶습니다.

아빠가 너무너무 그리워, 가슴치며 울어도 기적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너무 힘들땐, 제가 저를 달랩니다.

세상에 저보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도 많으니깐....너도 이겨낼수 있다고.

하지만, 문득문득 떠오르는 혼자라는 서러움과......정말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다는 아픔은

죽을만큼 힘들기만 합니다.

친구들이나 후배들을 만나면, 부모님한테 짜증내지말고 말한마디라도 잘하고 항상 얘기합니다.

저는 부모님께 못해드린게 너무 많아 한이 됩니다.

날씨가 점점 쌀쌀해지는 가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다음주면 아빠의 기일.......그리고 명절인 추석도 다가오죠.

다른 사람들은 가족들과 행복한날을 보낼텐데....저는 눈물로 보내겠죠.

이글을 쓰면서도 저는 또 울고 있습니다.

사실 아빠의 첫기일이지만, 제사를 지낼곳이 없습니다.

제사를 진짜 지내드리고 싶은데, 아무것도 없고 이 좁은 자취방에서 지낼수도 없고.....

걱정만 태산입니다.

세상에 혼자 남겨졌지만, 정말 열심히 잘 살아서 나중에 아빠를 만나면

아빠딸 이렇게 열심히 잘 살다가 왔다고 하고 싶은데.......

그래서 이악물고 열심히 살고 있지만.....세상은 참 외롭고 힘들기만 한것같습니다.

아빠가 너무 그리워서.....너무 슬퍼서 누가 내 얘기좀 들어줬으면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