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멋진인생입니다 아버지

사랑해요2014.02.28
조회66
새벽 2시가 넘은 이 시간 내일 학교 예비소집일이라 일찍일어나야함에도 죄책감이 물든 아빠의 알굴에 잠이 안와 편지를 씁니다

멀쩡한 손 놔두고 편지지대신에 미리 여기 몇 자 적어보고싶어요 아빠의 인생은 남부럽지않게 멋진삶이라고 말해드리고 싶어요
 매년 여름마다 악귀가 씌이는지 안좋은일들만 터졌죠? 다가오고있는 여름이 두렵네요 아무도 몰랐던 천단위의 빛더미와 자잘하게 주위에 빌린돈에 못견뎌 집을 나가신 그 여름실종신고밖에 할수있는것이 없고 눈물만 흘려가며 찾아해맸던 한달. 여름이였죠 

워낙 마르신 엄마는 말라만 갔었고 방학이였는데 친구들에게 바쁘다는 거짓말로 집에서 나오지 못했어요 엄마가 나쁜맘을 먹을까봐. 아빠가 새벽에 걸었돈 공중전화 속의 목소리는 정말 가진게 없어보이셨어요 삶의 의욕도.

첫차를 타고 엄마와 아빠를 찾으러갔었죠 같이 바다도 보고 사진도 찍고 그날따라 먹었던 삼겹살은 아직도 잊혀지지않는 맛이에요ㅎ 
집으로돌아와 새로운 사업을 열고 열심히,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가던 아빠였지만 다음 해 여름이왔었어요날아든 고소장에 구치소로 가버린 아빠. 

돈을 못갚은건 우리지만 매정하게 외면하고 고소를 해버린 그 부부가 너무 미웠어요

날마다 인터넷으로 편지를 썼고 아빠에게 편지만쓰길 23통째되던날 제가 쓴 편지를 뽑아서 파일로 만들어 집으로 돌아오신아빠를 보고 전 울지도 사랑한다고도 말못했어요 

구치소안에서 매일 편지받는건 아빠밖에 없었다는 부질없는 아빠의 말장난에 괜히 울컥했어도 무뚝뚝하게 자란 딸은 잘살아보자는 말도, 원망어린말도 못했어요

그 순간마다 아빠가 너무 미웠어요 잘다니던 회사 왜 관둬서 어느새 엄마는 그 부부에게 죄송하다 빌고있고 왜소한 몸으로 일하러다니던 엄마를 보면서 참 많이 원망했어요

 이제 저는 누구보다 독해져서 울지도않고 감정이란걸 잘 느끼지 못해요 하지만 연기를 잘하는 편인가본지 다들 저를 귀티나게 자라왔고 사랑받고 밝은 아이로 알죠

사랑받으면서 자라오긴 했지만 이렇게 무뚝뚝한 딸이 되어버려 죄송합니다 오늘도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이는 아빠께 괜찮다고 조심해서 다녀오라고도 말못하는 저는 나중에 엄청 후회하겠죠? 

오늘 고개숙인 아빠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어요아빠는 정말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살고있다고요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도했고 한달 500씩받는 꽤 좋은 직장에도 다녀봤고 하고싶던 사업도 해봤고 아직까지도 제주도, 영덕, 강릉 등등 각지에서 보내오는 아빠친구분들의 선물도받고 아들하나 딸하나 멀쩡히 키워서 나름 제 미래를 찾아가고 인생에 지쳐 피해도보고 당당히 맞서도 보았죠 쓰러질법하나 지금 다시 일어서서 저를 마저 키워주시기위해 또다시 일하십니다

 정말 멋진인생이에요 단맛 쓴맛 다 느껴가며 단단해진 아버지는 지금 그 누구보다 좋은 선생님이거든요 

사랑해요 사랑합니다 감사해요 
앞에서 못했던말들 오늘부터 차근히 해가고 싶어요

경상도 남자여도 딸에게 한없이 바보같은 아빠어린나이에 남들 못겪던거 이른나이에 다 겪어버렸지만 그래도 다시 태어나면 아빠 딸 하고싶어요 어느세상에  아빠만큼 챙겨줄 사람이 없네요 저도 아빠에개 물어보고싶어요


다시태어나도 나같은딸 낳고싶냐고 


차마 대답은 못듣겠어요.. 다음생엔 아빠앞에서 노래도부르고 애교도 부리는 딸을 가지게 해드리고싶지만 아빠곁에 제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욕심일지몰라도 우겨서라도 저는 아빠곁에 태어날래요ㅎ


 감사합니다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