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을 넘어 퇴사..

길잃은오리2014.03.04
조회166
안녕하세요
저는 스물일곱살,
인생 한 가운데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이 늦은 시간까지 뜬 눈으로 밤을 지새다
답답함을 좀 털어놓고자 난생 처음 판에 글을 써봅니다

얼마 전 저는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나와
고향집으로 내려왔습니다
모든걸 스톱한거죠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상황은 딱 정반대였습니다
그 때 저는
꿈이라 굳게 믿고 있던 전공으로 가고 싶어서
고향도 버리고
다니던 대학도 떠나
서울로 편입까지 해서
나름 강남에 있는 회사에서 근 2년을 다녔어요

그런데 다니다보니
정말 이건 아닌거에요

사람들 퇴근할 시간에 회의 시작하는건 기본이고
주말에도 나와 새벽 여섯시까지 밤샘 회의에
회의 내내 밀폐된 공간에서 담배피우는 상사동료들까지..
저 혼자만 비흡연자라 말도 못하고
앉은 자리에서 열두시간 내내 간접흡연 하고나면
다음날까지도 머리가 띵하고
담배냄새도 안빠지더라구요..

그렇게 하루하루 힘겹게 출근하다
끝내 스트레스성 위염이 도져서 토하는 지경까지 왔어요..
그 때는 병원끝물이라 의사 선생님한테 사정사정해서
링거 처방 받고 잠깐 눈 붙이던 그 시간이
얼마나 꿈같고 감사하던지 말도 못해요..

주변에 같은 업종에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
더 한 경우도 많아서
딱히 이 회사만 탓할수도 없더라구요

이 업계가 워낙에 힘들기로 소문나긴 했어도
몸 버리고
시간 버리고
정말 이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모든 걸 스톱했습니다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은 후에도 계속할 수 있는
제 2의 직장을 찾아보려구요

그런데 사실 겁이 나는게 사실이에요
지금 당장은 퇴직금으로 버티겠지만
또 다시 취업을 하든 창업을 하든
먹고 살 방법을 찾아야 하잖아요

그런데 아무 대책이 없다는 겁니다..
꿈이라고 믿던 길은 너무나도 잔혹했고
새로운 길을 찾자니
까마득한 막연함에 두려움만 앞서니까요

곰곰히 생각해 봤을 때
제가 제일 하고싶은 일은 글 쓰는 작가 같은 쪽인데
너무 뜬구름 잡는듯한 생각도 들어서요

에휴..
밤이 깊어져 갈수록
생각도 더욱 더 깊어져만 가네요..

저 길 잃은 거 맞죠?
너무 무모한 일탈,
아니 퇴사를 해버린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