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고양이의 이야기

검객201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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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처음 만나던 때,

나는 콧물을 흘리면서 초등학교에 다니던 어린 아이였어.

  

 

우리 집은 시골의 마당이 있는 집이었고,

가끔씩 쥐가 나왔던 것 같아.

쥐를 쫓기 위해 고양이가 필요했었지.

그래서 엄마는 나와 오빠를 데리고 시장으로 가서

너를 사 왔었어.

   

 

자전거를 탄 전(前) 주인의 손에 들려서 온 너.

너는 이제 겨우 젖을 뗀 아가였어.

한 손에 들어올 정도로 작고 귀여운 모습이었지.

  

 

네 털 색깔은 마치 검은 색 양복을 쫙 빼 입은 것처럼

검은 색과 흰 색이 맵시 있게 뒤섞여 있었어.

 

 

 

그렇게 우리 집으로 온 너.

처음에는 모든 게 어리둥절한 눈빛이었지.

생전 처음 보는 공간, 낯선 사람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하악질 하나 없이

우리의 요란스러움을 받아들여 주었어.

  

 

우리가 살던 그 시골집, 마당이 넓은 그곳에

우리는 너를 목줄도 없이 자유롭게 놔 두었지.

너는 자유스럽게 집 주변을 쏘다녔지만

저녁때가 되면 꼭 집으로 돌아왔어.

마치 밖에서 한참 놀다가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가는 어린 아이처럼.

 

 

 

하지만 우리가 사는 시골 마을은 겨울에 혹독하게 추웠어.

나는 안쓰러운 마음에 너를 내 방으로 들였어.

혼낼 줄 알았던 엄마와 아버지는 아무 말씀 안 하셨었지.

오히려 너에게 덮어주라며 두꺼운 헌 옷가지를 내주셨어.

그만큼이나 너는 우리에게 가족 같은 존재였어.

 

 

 

이런 기억도 있어. 학교를 마치고 내가 신이 나서 집으로 가면,

집 근처에서 어김없이 네가 나왔지.

정말 신기할 정도로

너는 내가 집에 도착할 바로 그 타이밍에 걸어 나왔어.

  

 

네가 나올  때마다 나는 편안함과 안전함을 느꼈어.

나를 항상 기다려주고 지켜주는 존재가 있구나 하는 생각에.

  

 

그러나 달이 차면 기울고,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는 것처럼,

우리의 관계에도 이별의 순간이 다가왔지.

 

 

 

전체 내용 보기:

http://novel.naver.com/challenge/detail.nhn?novelId=175742&volumeNo=19



*이 내용은 실화도 아니고, 

고양이를 일방적으로 버리는 내용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한 번쯤 반려동물의 의미와 

그걸 키우는 책임감에 관해 생각하고자 만들어 본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