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없는 시집살이 서럽습니다..

힘들어2014.03.08
조회6,175
오랫동안 병원생활을 하시던 친정엄마는 저번달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외동딸이고 아버지는 저 어릴적 두분 이혼하신 뒤로 가끔 아주 가끔 연락 하지만 툭하면 사업자금 얘기를 꺼내시는 통에 그마저도 거의 끊겼습니다..

엄마 장례식장 와서도 부주함에만 관심갖던 아빠입니다.

유독각별했던 모녀입니다.

아픈몸으로 저 대학까지 보내주셨고

누가 저에게 상처를 주거나 할라치면

발벗고 나서 방패가 되어주시던 분입니다.

그렇다고 과잉보호하진 않으셨어요.

객지생활을하던 자취생활을 하던

제가 하고싶은일을 위해서면 언제든 믿고 응원해주셨습니다.

시집가면 평생 할일이라며 집안일도 못하게 하셨던 우리엄마.. 학교에서 상장하나 타올때마다 액자에 담아 소중히 걸어놓으시고 제 학생증 사진 심지어 어릴적 친구들과 주고받은 편지나 저와 관련된건 하나도 버리지 못하던 우리엄마입니다.

가끔 저에게 이런말씀을 하시곤 했습니다.

엄마라는건 옆에 있기만 해도 좋은거라고..

지금은 딸이 모르겠지만 이다음에 가슴에 사무치게 엄마가 그리울거라고

그때는 볼수도 없는 엄마때문에 어떻게 해볼수도 없이 찢어지는 아픔과 그리움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면서

우리딸은 그래도 아직 엄마가 있어 좋겠다
엄마도 우리엄마가 너무 보고싶을땐
어찌할바를 모르겠어서
목놓아 울어버린다고 그러셨는데..

제가 지금 그 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장례식때도 염한후 엄마를 봤을때도 홀로 임종을 지켰을때도 눈물은 하염없이 흐르지만 실감이 안났던 모양입니다...


지금 저는 아무것도 하고싶지가 않고
하루만 엄마를 볼 수 있다면 뭐든 할것같습니다.

너무보고싶고 너무안아주고싶은 우리엄마

돌아가시지전 보름동안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잃고 기도삽관한상태로 계셨는데

어느날 중환자실에서 연락이왔습니다.

보호자대기실에 계시면 빨리 중환자실로 와달라고
어머님을 진정시켜달라고.

영문도모른체 중환자실로 올라갔고
그곳에서 엄마는 간호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침대에서 내려오려고 발버둥을 치고 계셨습니다.

조금전까지 의식없이 누워만계시던 엄마가
잠깐 손목묶어놓은게 풀린사이
의식이 돌아와서
스스로기도삽관한 호스를 빼버리고
여기서 나가겠다면서 간호사들을 발로차고
침대에서 내려간다고 소리를 질렀다고했습니다.

얼떨떨했지만 눈앞에 멀쩡히 움직이고 스스로 숨쉬고계신 엄마를보니 이제 살수있는건가 싶었습니다.

엄마는저를보자마자 오라고 팔을벌렸고
저를 안자마자 제 귀에대고 귓속말이지만 엄청 다급하게 나를 빨리 여기서 꺼내달라며 우셨습니다.

여기사람들이 다 엄마를 죽이려한다며
소금물과 락스물을 먹였다고 했습니다.
유골함도있다그러고
옆에환자는 영혼결혼식을 시켰다면서 우셨습니다..

한시간정도를 엄마를 설득하면서 이해를시키니
곧 정신이 돌아오시고 다 이해한다고..
그런데 너무 배고프다고 지하식당 내려가서
밥좀먹자고..

저는 답답한소리하지말라고
지금 엄마 밖에 못나간다고
오늘 내가 밤새 옆에 있겠다 의사선생님도 허락하셨다고했지만 한참을 배고프다고 하시다가 점점 졸리다고 주무시겠다고 누우시더니 그모습을 끝으로 이틀 뒤 돌아가셨습니다..

어차피 돌아가실거면
일주일이 넘게 굶은 엄마 맛있는거라도 드시게할껄...
가슴이 찢어집니다.

그런 엄마의 모습 오로지 저 혼자 다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엄마를 지켜보는것 만큼이나 힘든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직장인데요.. 시어머님 소개로 입사한 회사입니다..
당시에는 교육생신분이었고 몇번씩 엄마가 돌아가실것 같다는 병원연락을받고 5일교육중 2틀밖에 참석을 못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어머님은 연락이오셔서 회사걱정을 하셨습니다. 진짜 아까운 직장이라며...

마지막 병원에서 연락을 받았을때도 어머님은
만약갔다가 안돌아가시면 회사는어떡하냐고 그러셨습니다. 원래 돌아가시기전에 몇번씩그런다면서
갔는데 또 안돌아가셨으면 회사에 뭐라고 할꺼냐고..

대리님은 후회할짓 말고 당장 병원 가보라고 하셨습니다.
회사 걱정말고 빨리 가보라고..

그래서 바로 올라갔는데 병원도착하자마자 중환자실에서 그런 연락을받고 의식이잠깐 돌아온 엄마를 볼 수 있던겁니다.. 저는아직도너무힘듭니다.

그런데 엄마장례치르고 하루쉬고 바로 출근했습니다.

교육도다 못받았으니 일도 잘 모르겠고
어제는 어찌나 그리운지 저도모르게 자꾸 눈물이나서
화장실에서 숨죽여 한참을 울다가 나왔습니다.

너무그리운 엄마..

그러다가 친구가 예전에 제가올린 글에 댓글을 달았다고 알림이 울리기에 아무생각없이 그친구에게 나너무힘들다고엄마보고싶다고 그랬더니

너 그렇게 바로 일 시작할수밖에 없었냐고
마음좀 추스릴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나고
무리라고 그럽니다..
다른친구는 어제 갑자기 일터로 찾아와 작은 초코케이크를 주고 갔습니다.
가는길에 들렀다면서
단거먹으면 기분이 좀 나아질수도 있다고..

저 정말 너무 힘들고
월요일날 또 낯선 사람들 무리에서
괜찮은척 웃으며 고객을 맞아야 한다는게
너무끔찍합니다..

어떻게 이겨내야할까요
신랑은 출근하지말라지만 어머님말씀 무시할순없고
신랑이 어떤문제던 대신가서 어머님께 말씀드리면
아들에겐 알겠다 하시곤 저에게 따로 연락이와서는
그래도 니가 이렇게 해야지... 하시는분이라

이번에도 마찬가지일수밖에 없습니다.
그냥 아무도 없는곳으로 떠나고싶어요.
신랑도싫고 다싫습니다..

엄마만 볼수있으면 다 괜찮겠어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