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제가 정말 잘못한건가요?

제발용2014.03.14
조회6,731

안녕하세요.

 

저는 결혼 4년차 30대 초반 신랑입니다. 몇 일을 고민하다 혼자서는 도저히 답이 안나와

많은 분들의 조언을 얻으려 아내의 노트북으로 글을 남깁니다.

 

아내는 지금 처가에 가 있고, 아직 본가에서는 그 날 있었던 일들을 아직 모르십니다.

 

지난주 주말, 처가댁에서 다 같이 저녁을 먹을 때 일어난 일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경황없고 창졸간에 벌어진 일들이라 제대로 전달이 될지 모르겠네요.

 

 

이야기에 앞서, 아내와 저의 다른 점 부터 설명을 드려야겠네요.

 

 

아내는 모 기업(장인어른 회사)의 사장 따님이십니다. 전 아내와 결혼하기 전까진

연봉 4000정도의 나름대로의 만족스런 직장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현재는 장인어른의

회사에서 일을 하며 연봉5천 정도를 버는데요. 주말에 그 일이 있은 이후로 앞으로

일을 계속 다닐수나 있을지 걱정이네요. 회사를 옮겨야 할지... 아내는 장인어른의

회사에서 지금까지 약 6년 정도를 다녔는데, 연봉이나 월급 등의 임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장인어른께서 주고 싶으신 만큼 주시니 딱히 정해진 연봉은 없습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각설하고, 장모님이 결혼 전부터 결혼 후 최근까지, 절 너무

탐탁치 않게 여기십니다. 아내와는 제가 장인어른의 회사에 입사하기 전까지

장인어른의 회사 하청업체(을)에서 일을 하다가, 사무실에서 자주 마주치다가

제가 연락처를 먼저 묻게 되었고, 1년 여 정도의 연애 기간 끝에 속도위반으로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에 관해서는... 전 처음에 아내와 교제하기 전에, 아내가 그 회사 경리 혹은 계약직

직원 등의 직책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너무 프리하게 일을 다녔거든요. 그런데 교제 후

6개월 정도가 지나서야 사장 따님인 걸 알았네요.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 없었습니다. 조금 부담스럽긴 해도 아내를 너무너무

사랑했거든요. 그러다 거의 1년쯤 되던 때, 갑작스럽게 아내가 임신을 했습니다.

 

그 때 처음으로 장인 장모님을 뵙게 되었네요. 그 때의 장모님 표정을 떠올리면 아직도

소름이 돋습니다. 거의 악에 받친 모습이셨거든요.

재벌 그룹에 누구도 아닌, 수억대 연봉의 잘나가는 인간도 아닌, 판검사 변호사 등의

사자 직업도 아닌... 등 등 별의 별 말을 다 들었습니다.

 

하지만, 장인장모 두 분 다 기독교 인이라 그러신지는 몰라도 낙태 등의 이야기는 아예

꺼내지도 않으시더군요. 아내와 저는 장인장모님 면전에서 온갖 욕을 듣고 처가댁에서

쫓겨났습니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셨는지, 일주일쯤 뒤에 저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장인어른께서 둘이서 조용히 보자구요. 장인어른께서 건네주는 술을 밤새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고, 얼마 후에 상견례를 하자고 하시더군요.

 

여기서 또 일이 터졌습니다. 어렸을 적, 아버님께서는 일을 하시다 사고로 돌아가셔서

중학교 시절부터 어머님 밑에서만 자랐거든요. 전 삼남매 중 막내입니다.

장모님께서는 그것도 너무 분하셨는지 저희 어머님 면전에서 편모슬하에서 자란 애들의

버릇이 어쩌구 저쩌구... 가정교육이 어쩌구 저쩌구... 정말 미치는 줄 알았지만 간신히 참고 

상견례를 마치고 얼마 후 결혼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결혼한 저희가 장모님의 눈에 얼마나 고까워 보였을까요?

물론,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꼭 면전에서 그렇게 온갖 모욕을 주셨어야 했을까요?

 

 

 

그날도 처가댁 식구들(장인어른, 장모님, 아내, 저, 처제, 처남)과 간단하게 외식을

하는데(장모님 생신이었거든요), 입버릇처럼 저를 빗대어 뭐라뭐라 하시더군요. 그날도 정말

꾹꾹 참고 장모님 생신인데 웃는 낯으로 대하고 가야겠다고, 늘 불편한 자리지만

자리는 지켜야 하니까요. 아내는 옆에서 안절부절하면서 제가 울컥할 것 같으면

화제도 돌려주며 이것저것 신경을 분산시키려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처제랑 처남은 당연히 저희가 관심 밖이었는지 신경도 써주질 않더군요. 그런 대접

결혼 후 숱하게 받아와 면역이 됐다고 착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에이, 술이나 한 잔 마시고 잊자 라고 꼴깍꼴깍 마시던 술이 화근이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해 기억도 잘 안납니다.

드문드문 기억나는 장면은, 장모님께서 저희 어머님을 욕되게 하는 말에 울컥해서

제가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느냐며 처음으로 화를 냈는데, 그 후로 잠깐

끊겼다가... 아직도 그 말만큼은 정확하게 기억이 납니다...

 

 

"가정교육을 못받고 자라니 저모양이지. 어떻게 애를 키웠길래 잘 사는 집 재산 노리고

한 몫 챙기려고 우리 딸을 임신시켜 결혼하라고 가르친거야?? 너한테는 우리 재산 단

한푼도 챙겨줄 생각도 없으니 비루먹은 낯짝 저리 치워." 라고 하시더군요...

 

 

 

그 순간... 뭔가가 툭 하고 끊기는 소리가 들리더니, 제 손이 장모님의 뺨을

휘갈겼습니다. 한참동안 정적이 흐르더니... 장모님께서 제일 먼저 정신을 차리시고

이놈 이놈 하면서 저한테 막 달려드시더군요.

 

모진 손길 하나도 안피하고 고스란히 다 맞으면서 정신이 하나도 없더군요.

장인어른의 표정은 황망하기 그지 없고, 아내는 처제 말리고, 처남은 장모님 말리고...

 

더 황당하게도 저는 그 순간 에잇 18하고 뒤돌아 나와버렸습니다.

 

그리고는 갈 데가 없어 어디로 가야 하나 한참을 고민하다 친구집으로 갔습니다.

친구가 그러더군요. "우리 저수지에 낚시나 하러 갈까?" 저랑 친구는 저수지에서 밤새

얘기를 나눴습니다. 친구도 정말 답이 없는 상황이라 뭐라 말을 못 잇더라구요.

 

 

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

 

회사 그냥 출근하지 말고 조용히 기다려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