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겪은, 들은 이야기

MidnightP2014.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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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글을 써보네요. 평소에 엽호판을 즐겨보았는데 제가 이걸 쓰게 될 줄이야..

 

지금 써내려갈 이야기들은 모두 제가 겪거나, 제 주변분들이 겪은 이야기 입니다. 재미로만 봐주세요 재미로만~

 

 

1. 누구였을까.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이였다. 날씨는 더운데 작은 내방에는 선풍기 한 대만 요란하게 돌고 있었다. 창문이라도 활짝 열어두면 좋으련만 아파트 복도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내 반으로 접힌 뱃살과 허벅지를 보이고 싶지않아 손 한뼘 정도만 겨우 열어두고 선풍기에 의지 한 채 한 낮을 보내고 있었다.

 

책상위에 다리를 걸쳐두고 여느때와 다름없이 쓸모없는 웹서핑을 즐기고 있었고 바닥에는 이미 반쯤 더위를 먹은 듯 한 동생이 나갈채비를 하고 있었다.

 

" 언니! 나 나간다? "

 

" 어 ~ 언제와? "

 

나간다던 동생을 쳐다보지도 않고 건성으로 대답했다.

 

" 모르지 "

 

" 올 때 콜라사와, 다이어트 콜라로 "

 

" 어 "

 

무뚝뚝한 형제마냥 우리 자매의 대화는 끝이났다. 동생이 나가는 소리가 들리고 나는 친구들과 게임에서 만나기로 했다. 한창 유행하던 섵은어택을 실행시켰다.

 

헤드셋을 끼고 게임너머 친구에게 " A 롱 스나 1 " 라며 고함을 질러대며 게임에 열중했다.

 

몇번이나  kill 을 당했을까 게임 캐릭터가 죽은 나는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보며 다른 유저들의 게임화면이나 정처없이 떠돌았다.

 

그 때..

 

" 언니 뭐해 ? "

 

방바닥 언저리에서 뒹굴거리던 동생이 내게 물었다.

무심코 대답을 했다.

 

" 게임하지 뭐해 "

대답을 한지 1초도 지나지 않아 나는 등골이 서늘해졌다.

 

동생은 아까 외출했고, 나는 헤드셋을 끼고 있었는데 조잡한 게임소리와 다르게 선명하게..내 옆에서 들렸던 목소리..

 

한 여름의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나는 오한을 느꼈다. 헤드셋 볼륨을 줄이고 잠시 멍..하니 있었다.

 

내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릴 수 는 없었다. 무서웠다.

 

그 뒤 기억이 흐릿하다 일부러 괜찮은척 게임을 몇 번 더 하고 나서야 나는 진정이 되었던 것 같다.

 

누구 였을까... 그 목소리는 ..

 

 

 

 

 

2. 내 어린시절과 나.

 

어린시절 우리 엄마는 내 손을 잡고 손톱으로 생명선을 주욱주욱 긁어댔다. 매일 내 손바닥 한켠은 빨갛게 살이 부었고 나는 아프다고 징징댔지만 엄마는 묵묵히 생명선을 주욱 주욱 긁었다.

 

나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어렸을적에 나는 몹시 허약했다고 했다. 밤새 울고도 낮에도 울고 멍하니 허공을 쳐다보는 시간이 많았으며 손바닥의 생명선은 짧았다.

 

  그래서 어렸을 적 이것저것 보약도 많이 먹었던것 같다. 시간이 흘러 내가 중학생쯔음 되었을 부터 건강은 매우 양호해졌고 허약했던 어린시절과 달리 육상선수로 활동했을 정도였다.

 

지금 내 손금은 어떻냐고?

길다 얇지만 길다.

 

손금 같은걸 믿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선뜻 대답하기 힘들다. 내 손금상 나는 8살즈음 죽을 운명이였다고 했다. 엄마가 주욱주욱 긁어주던 손금이 효력을 발휘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8살에 겪은 이야기를 듣고나면  당신도 모르게 손금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7살에서 8살로 넘어가는 설날 이였다. 난생처음 큰어머니댁에 가는 날이기도 했다. 연년생인 동생을 돌보느라 근 7년째 엄마와 아버지는 고향에 내려가보질 못했다고 했다. 설전전 날부터 잔뜩 기대에 부풀어 오른 나는 9시간을 달려 전주에 도착했다.

 

큰어머니댁에 가서 처음보는 사촌들과도 인사를 나누고 두어번 보긴봤지만 아리송한 작은엄마, 작은아빠와도 인사를 나눴다.  아침밥을 든든히먹고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를 가기 위해 대식구가 모였다.

 

전날 나는 우리 자매와 나이가 똑같던 친척 형제와 천방지축으로 논을 헤집어 놓고 다니다가 엄마에게 혼쭐이 나있었다. 그도그럴것이 엄마가 새로 사준 운동화를 수로에 빠뜨렸기 때문이다. 아마..뱃놀이 한답시고 수로에서 놀다가 흘러가 버린 듯하다.. 

 

산소는 가야하는데 신발이 없던 나는 그나마 밝이 작으시던 큰엄마의 고무털신을 신고 차에 올랐다. 할아버지 산소와 할머니 산소는 산을 두어개 넘어넘어엿는데 눈이 녹지 않아 길이 미끄러워 차는 느릿느릿 기어갔다 물론 신난 나와 내 친척들은 차안에서도 가만히 있지 못했지만.

 

산 중턱즈음 차가 멈추고 어른들이 성묘를 지낼 물건과 음식들을 부지런히 옮겼다.

도로에서 가파른 언덕을 내려가 작은 냇가를 건너 다시 돌무더기 언덕을 지나야 비로소 산소였는데 어른들은 길이 위험하다며 애들은 차에 두고 길을 만드는데 한시간은 족히 걸린 것 같다.

 

길이 완성되고 나는 아버지 품에 안겨 산소가 있는 둔덕에 살포시 땅을 밟았다.

 

눈은 녹지 않았지만 햇볕은 따뜻해서 성묘를 하고 잡다한 풀과 주변에 우후죽순으로 자라던 나물들을 큰어머니와 우리 엄마 작은엄마가 채취하고 있었다.

 

어른들이 잠시 방심한 틈을 타 우리는 작은 둔덕에서 미끄럼틀 놀이를 하기도 하고 온 갖 풀들을 이리저리 뽑았다 합쳤다를 반복하며 놀고있었다.

 

그러던중 나는 뭐에 홀린듯 돌무더기로 되어있는 냇가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따스한 햇볕에 눈이 녹았고 녹은 눈으로 인해 땅은 진흙마냥 질철질척 해져 있었다.

 

가파른 돌무더기언덕 아래로 얼음사이를 뚫고 지나가는 냇물을 바라보다 그만 나는 질척해진 땅에 발이 밀렸다. 글쎄..그보다는 내발에 맞지 않은 신발에 밀렸고 땅이 질척해서 중심을 잃은것이라 생각이된다.

 

( 이해를 돕고자 그리는 이모티콘그림)

 

                                 나

                               --------------------

                              돌흙돌

                              돌돌흑

                            돌흙돌 돌

                         돌돌흙돌돌

                          돌흙돌흙돌돌

                        돌 돌 돌 돌 돌

 ~~돌~~돌~~돌~~~~~

작은냇가 ? 돌무더기가 많이 있는.

 

위의 보이는 간략한 모양 처럼 가파르고 돌과 흙이 뒤엉킨 저곳에서 나는 중심을 읽고 냇가쪽으로 머리가 기우뚱 해졌다.

 

공중에 몸이 붕 떳을 때쯤 누군가 내 팔뚝을 거칠게 잡았다.

 

고개는 이미 반쯤 뒤로 꺽여 바닥을 보고 있던 터라 그 모습이 제대로 보이진 않았지만

하얀 백발에 쪽을 진 할머니의 모습이였다. 거칠고 쭈글쭈글한  손으로 내 팔뚝을 잡았다 이내 사라졌다.

 

그래도 브레이크가 걸려서 인지 나는 저 돌무더기 사이를 가볍게 굴러 냇가로 처박혔다.

 

내 비명소리를 듣고 엄마와 어른들이 돌무더기를 미끄러지듯 내려왔다. 흙이 젖어있던터라 돌을 밟으면 미끄덩미끄덩 움직여대서 어른들도 내려오기 힘들어 했다.

 

나는 아버지 품에 안겨 차로 옮겨졌고 어른들이 정리할 동안 차 안에서 몸을 녹이고 있었다.

 

큰아버지 댁으로 이동중에 내가 발목이 아프다고 징징댄 턱에 축축히 젖은 양말과 바지를 벗겨보니 발목이 어른 주먹만큼 부어있었다.

 

설날이고 시골이라 병원 문 연곳이 없어 마을 사람들에게 묻고 물어 접골을 할 수 있다던 스님을 찾아갔다.

 

절간 문을 두드리기도 전에 스님한분이 나와 우리를 맞이했다.

 

이렇다 저렇다 설명도 없이 스님은 우리를 방으로 안내했고 스님은 아무말없이 내 발목을 이리 꺽어보고 저리 꺽어보셨다.

 

엄마는 그제서야

" 얘가 굴러서 다리가 저모양이 됬어요..부러진걸까요? "

 

스님은 말없이 발목을 굴려보시더니

 

" 아이 팔잡으세요 "

라고 점잖이 대답했다.

 

엄마는 팔을 잡아보는 시늉을 했지만 스님은 고개를 저으며 단호한 표정을 지으셨고

엄마가 거칠게 내 팔을 단단히 잡고 나서야 스님은 내 발목을 좌우로 이리저리 움직여보시다가

 

' 뚝 ' ! 이라는 단말마가 들리며 내 발목은 자리를 잡았다.

 

 물론 나는 자지러질듯 울어댔지만

 

아버지 품에 안겨 아버지가 주시는 사탕한알 입에 물고 울다 먹다 울다 먹다 하다가 큰어머니 댁으로 갔다.

 

큰어머니댁에서 이 말썽쟁이가 기어코 설날까지 사고를 친다며 어른들께 핀잔 아닌 핀잔을 듣다가 나는 누가 나를 잡아줬노라고 이야기를 했다.

 

어른들은 삼삼오오 모여 어린꼬마애가 한 얘기를 흘려듣다가 내가

 

" 이 분이 날 잡아줬어 " 라는 말에 일제히 주목했다.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던 것은 수납장 중간쯤 놓여진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사진이였다.

어른들이야 물론 수근수근 할머니가 살렸내 어쩟내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어지만 그것은 내 관심 밖이였다.

 

우리 엄마야 뭐... 8살에 죽을 운명이였다던 나를 할머니가 살리셨다며 그 후론 매년 제사지내러는 못가도 집에서 감사기도를 드렸으니....어쩌면 정말 나는 할머니가 살린걸지도 모르겠다.

 

 

 

 

일하고있는데 눈치보이네요 ㅋㅋ 재미는 없지만..뭐..그냥 읽을만 한가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