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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어디 속시원히 얘기할 데도 없어서 나중에라도 또 문제 되면
댓글로 받은 조언 토대로 얘기를 하려고 글을 썼는데 톡이 돼부렀네요~
사실 어머니만 조금 거리를 둬주시면 부부사이에 문제가 없어요
남편도 어머니가 밥해주시길 바라는 어린 스타일이 아니라
혼자서도 잘 챙겨 먹는데 어머니 오시는 걸 굳이 만류하지는 않는 그런 거죠
남편은 굉장히 이성적이고 본인한테조차 엄격하고 냉정한 스타일이에요
어머니의 감성적&감정적인 것과 아버님의 이성적&냉철함이 적절히 섞여 있기도 하고요
어머니가 유별나신 부분이 있는 것도 남편도 인정하고
무조건 전부다 받아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기도 해요
두 모자가 서로 너무 사랑하면서도 싸우기도 잘 싸웠어요
그리고 아들이랑 싸우시고 저도 어머니의 이해 못하겠는 부분을
저한테 위로를 받으시려고 해요
그럴 때는 맘과 다른 위로를 해드려야 해요
그런 것 다 적자니 어머니에 대한 편견이 생길까봐
본 주제에 관한 것만 최대한 있는 사실 그대로 적으려고 했어요
현실적인 많은 조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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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4개월 된 초보 주부 입니다.
저는 주 5일 직장에 다니고 있고 남편은 프리랜서입니다.
그렇다보니 출근하는 저를 위해 남편이 아침에 마실 것과 커피도 싸주고
출근해 있는 동안 집안 정리와 청소 및 빨래 등 많은 가사일을 함께 해주고 있습니다.
저는 퇴근 후 저녁을 차리고 주말에 되도록 제가 집안일을 하려고 하는 편이고요.
남편은 주로 오후나 저녁에 일이 있는 경우가 많아 오전 중에는 집에 있는 날이 많습니다.
장가오기 전부터 그런 생활을 해왔고 연애하지 않을 때는 주말에도 집에 있는 일이 많았답니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남편은 어머니와 함께해온 시간이 깁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남편 장가 보내고 초반에 많이 힘들어하셨습니다.
어머니의 외로움은 고스란히 장가간 아들의 몫이었어요
초반에는 외로움에 못이기셔서 남편에게 매일 감성 충만한 장문의 카톡을 보내시고
남편도 효자이다 보니 잘 위로해드리기도 하고 주중에 모시고 어디 가거나
집으로 가서 밥을 먹기도 하고 저랑 같이 가기도 하고 했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이니 너무 하다 싶으시면 어디까지 받아줘야 하냐는 식으로도 하고
나름대로 남편이 컨트롤을 한다고 느꼈어요
저는 신혼 초반부터 지금까지 온전히 우리 둘만의 느낌이 아니라
매일 어느 순간에건 어머니와 엮여 있는 느낌이 계속 쌓이다보니
조금씩 지치기도 하고 밉기도 하고 싫기도 하고 그러더라고요
결혼 4개월 접어들지만 일주일에 한 번은 거의 꼭 뵌 것 같아요
남편은 일주일에 적게는 한 번 많게는 서너 번도 봤을 거예요
보통의 일주일은 랜덤으로 아래 한 가지 혹은 두세 가지가 함께 이루어집니다
-남편이 본가로 가서 점심을 먹는다
-어머니가 우리집으로 오셔서 점심을 지어드시고 나 퇴근 전에 가신다
-우리 내외가 같이 본가로 가서 저녁을 먹는다
-주말에는 뭐 해놨으니 먹으러 오라고 하신다(이건 거의 이렇게 저렇게 거절했어요)
요새 가장 스트레스인 건 일주일에 한 번은 저 출근하고 나면 오셔서
아들 밥을 지어주시고 냉장고 정리를 해주시는 겁니다.
냉장고의 밑반찬 대부분 어머니가 해주신 음식들이지요..
오빠 셔츠를 보고 색이 변했다며 일주일에 한 번씩 오셔서 빨래를 해주시겠다고 하시질 않나
오빠 셔츠 안 다려 입냐며 일주일에 한 번씩 오셔서 다림질을 하신다고 하시질 않나
이런 얘기들을 들었으니 제가 신경이 안 쓰일 리가요..
물론 이런 얘기들에는 남편이 말이 되는 소리를 하시라고 쉴드를 쳐주었지만요..
남편이 그래도 컷트할 때 하고 컨트롤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머니가 오시겠다고 하신 것도 그렇지만 남편이 오시라고 한 것도 그렇고
그래서 불과 월요일에 다녀가시고 목요일에 또 와서 밥해주려고 하신 것에
제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저는 '신경쓰이고 불편하니 당신이 되도록 나가서 먹거나 본가 가서 먹었으면 좋겠다
아들집처럼만 생각하시는데 여기는 내 살림이기도 하고 우리집이다
어머니가 자꾸 내가 할일을 해주시면 내 존재감이 약해지는 것 같다
그리고 가끔이면, 한 달에 한 번 정도면 몰라도 너무 잦다'
남편이 '당신은 어머니가 오시는 게 싫은 거다' 해서 '그래 싫다' 라고 했는데
남편은 제가 '우리집' 이라고 하는 개념이 너무 화가 난다고 하네요
어차피 제가 없을 때 아들집에 오셔서 밥 해드시고 당신 퇴근 전에 가시는데
뭐가 그리 큰 문제가 되느냐고 정 그러면 자기가 저에게 어머니 오셨다 가신 것을
말 안 하면 그만이라고 한 달에 한 번 아들집 오시는 게 맞는 거냐고 하네요..
남편이 자기는 어머니가 변하시는 게 느껴진다고 3개월 밖에 안 됐는데
제가 벌써 이러는 게 어이가 없다는데 저는 3개월이나 됐는데 더 심해지시는 것 같다고
서로 입장에서 마찬가지라고..
저는 솔직히 남편이 '한순간 어떻게 할 수는 없겠지만 나아지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
하며 위로해줄 줄 알았는데 막 화내는 게 속상하고 서운하고 어떻게 할 줄을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당신이 나한테 이렇게 화내는 게 잘 하는 건지 잘 생각해보라고
당신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데 세 사람을 위해 가장 좋은 선택을 해야지 이럴 줄은 몰랐어'
라고 했지요..
이 일에 대한 언급 없이 화해하긴 했는데 언급이 없는 것 자체가 찜찜해서
남편한테 '나도 감정적으로 그런 부분 미안하다 싫은 게 아니라 신경쓰이고 불편한 거다
나도 생각을 바꿔보려고 노력하겠다' 라고 하면서 정리하려고 했는데
남편은 아무말 없이 안아주기만 했어요..
프리랜서 남편 밥 챙겨주시러 오시는 어머니.. 제가 감사해야 하는 건데 너무 과민반응일까요?
회사에서도 어머니만 오셨다 하면 신경쓰이고 가슴이 두근두근 합니다
아마 아버님이나 아가씨가 어머니 이렇게 자주 오시는 거 알면 말씀 하실 텐데
아가씨는 지방 출장 가 있는데다
아버님 출근하시면 오시고 퇴근 전에 가시니 두 분 다 모르실 거예요
아가씨가 시집 가면 좀 더 이해하시게 될까요?
저희 엄마 아빠는 지방 사셔서 잘 오시지도 않고 결혼하고 몇 번 못 뵀거든요..
니들도 신혼이고 스케줄 있을 텐데 보고 싶고 맛있는 거 먹이고 싶지만 참는 거라고..
관심과 사랑인 것도 물론 알겠는데 저는 제발 저희를 멀찍이서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제가 주동적으로 더 잘하게 될 것 같아요
차라리 남편이 주변에 객관적으로 어떤 건지 물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제가 너무 민감한가 싶어 이곳에 글까지 쓰게 됐습니다
객관적이든 주관적이든 조언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