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제 글에 써주신 댓글들을 보고,
제가 너무 과민반응을 했었나보다, 우리 신랑 역시 멋지네. 생각했습니다,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기 싫어서 전 여자친구 문자 온 걸 본 것도 얘기 안했어요.
근데 그런 기분 아시죠?
평소와 다름없는데, 말투도 행동도 똑같은데, 뭔가 평소와는 다른느낌?
쎄하다고 해야하나,, 낯설다고 해야하나..
암튼 그런 느낌을 지울 수가 없더라구요,
저도, 알면서 모른척 하려니, 뭔가 우리 사이에 벽이 있는 것 같고,,
그냥 말 해버릴까 하다가, 지레 겁이 나서 말도 못하고..
똑같이 사랑한다,. 출근 잘해, 점심 맛있게 먹었나, 이제 퇴근한다 보고싶다.는 말에도...
모르겠어요. 첨엔 제가 신경과민인가 보다 했지요..
처음 연애할 때랑 결혼초에는 같은 직장이었는데, 지금은 제가 이직을 해서
다른 회사 다녀요. 그래서 수시로 까톡주고 받고 점심땐 가끔 통화도 하고 그래요.
근데 지금 돌아보니 여자의 직감이었던 같네요..
결혼 후 남편은 왠만한 술자리는 자제하는 편이었고, 회식같이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술자리를 가졌구요, 친구랑은 만나도 저녁만 먹고 간단히 맥주한잔정도?
그 다음날 출근지장주기 싫다고 못해도 11시까지는(그것도 한달에 두어번정도.) 들어오는데..
엊그제께 친구랑 저녁식사하고 온다던 사람이 새박 1시가 넘어서야 겨우 술이 떡이되어
들어왔더라구요...말그대로 인사불성.. 울었는지 싸웠는지 눈두덩이가 퉁퉁붙고 눈이 빨게서 들어와서는 픽 쓰러지길래, 옷 갈아입히고 침대에 눕혀놓고는 그이를 바라보는데..
불현듯 핸드폰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설마하는 마음으로 봤어요.
남편이 뜬금없이 지난주에 핸폰을 새걸로 바꿔서..번호도 바꿨거든요.
에이 설마. 번호가 바꼈으니 전 여친은 연락이 왔을리 없겠지. 하면서요.
근데 왠걸,,남편이 그 전여친한테 전화를 했더라구요..
11시 조금 넘어서..
그 여자가 안 받았는지 통화시간이 00초. 거기다 남편이 보낸 문자.
남편 - ㅇㅇ아 나 나야. 전화 좀 받아봐..
전 여자친구- 누구야?
통화를 했더라구요. 38분..오래도 했더라구요ㅠㅠ 통화가 끝나고 그 전여친이 장문의 문자를 보냈더라구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진을 찍어놨어요.
전 여자친구-오빠 많이 취했네. 평소에 안하던 말들도 다 하고,
그거 어떻게 다 맘 속에 담고 살았니. 내가 그렇게도 듣고싶었던 말들은데,.
왜 기쁘지가 않니. 왜 지금 말하는 건데,
오빠 알잖아, 나도 여전히 오빠생각 많이 하고 그리워하는거..
근데 이건 아니다. 오빠 이러는 거 나한테도 오빠 와이프한테도 오빠한테도 잘못하는 일이야.오빠 내일 술깨고 나면 후회할거야. 오빠 와이프한테 잘해줘.
사랑하는 내 ㅇㅇ님! 흔들리지 말고 살아. 훌훌털고 오빠답게! 다 잊고 살아. 잘자구.
남편- 미안하다. 근데 니 생각이 맘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나 어쩌면 좋지.
이제껏 잘 참아왔는데....보고싶어서 진짜 미칠 것 같다.
남편이 다시 전여친한테 전화했어요. 3분정도.. 그리고 다시 문자.
전 여자친구-오빠 왜 울고그래. 마음 아프게.
너무 멀리 왔잖아. 울지말고 얼른 집에 들어가요. 밖에 아직 쌀쌀해.
문자보고는 다리가 후들거려서 그 자리에 주저 앉아버렸어요. 손도 떨리고 심장도 떨리고.,
어떻게 할까 이 남자를 깨워서 욕을 퍼부어야 하나, 사네 죽네 해야하나 싶다가도,
내 마음의 진정ㅇ ㅣ먼저인거 같아 그 날 잠도 못자고 밤을 새웠어요.
남편은 늦어서 미안하다고 오랜만에 친구랑 한잔 하다보니 시간가는 줄 몰랐다고 하네요.
그 외 다른 건 없어요. 평소랑 똑같아요. 출근전에도 회사에서도 퇴근 후에도,..정말 똑같아요.어제 밤에 몰래 폰 확인해 보니 더 이상 연락한 흔적은 없구요.
이 남자랑 결혼은 내가했는데, 왜 내가 그 둘 사이에 끼어있는 느낌을 받아야 하는건지..
하루에도 열두번씩 다 봤다고 말하고 싶다가도, 무섭습니다.
지나가는 마음인데,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것 아닌가 싶고,
한편으론 저만 제 남편을 사랑하는 것 같아 제 자신이 애처럽기도 하구요.
이렇게 나를 아프게 하는 남편하고 헤어지게 될까봐 무서워서 얘기도 못하는 제가 바보같죠..
그냥 요즘은 정말 사는 것이 힘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