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키 172면 소개팅도 못하나요?!

키크고싶다니미..2008.09.02
조회253,680

흐음..저도 남들처럼 시작을 해보겠습니다..

저는 과천에 거주하는 26살 대학생입니다..

몇일전 있었던 일이 좀 황당하고 억울하고 해서 매일 눈팅만하다가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처음 쓰는 거니까 웬만하면 욕은 하지말고

기분좋게 감상해주시길....

 

때는 바야흐로 몇일전 밤 1시쯤..

자고 있던 저의 단잠을 깨우는 진동소리에 저는 덜 깬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죠..

친구 : 자냐?! 시간이 몇신데 벌써자..

나 : 뭐야..왜!! 용건이 뭐야..

친구 : 소개팅할래?!

나 : 뭐야..갑자기..누군데 그래..

친구 : 할거야 말거야 그것만 얘기해..

나 : 아 뭘 좀 알고 해야할거 아냐..암것도 모르고 그냥하냐

친구 : 이쁘고 키 훤칠하고 영어랑 중국어 잘하고..일하고 있대..

나 : 흐음..키가 크다고?! 그럼 좀 부담되는데..

친구 : 그래서 안할거냐?!

나 : 알았어 할게..

외로우니까 일단은 한다고 했지요..뭐 별 수 있습니까?! ㅎㅎ

암튼 이렇게 소개팅이 성사된 듯 했습니다..

그 다음날 그 친구에게 바로 여자분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문자로 왔습니다..

좀 당황스럽더군요..너무 갑작스레 일어난 일이라..

그 친구가 저에게 예전에도 소개팅을 두번 해주었고 성공률은 50%였습니다..

하지만 그 성공한 여자와도 오래가지 못했기 때문에 그 놈은 저에게 다시는

소개팅을 안해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던 놈이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저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가라앉히고 뭐라고 첫인사를 하나 하고

고민고민하며 문자를 보냈습니다..

나 : 안녕하세요 XXX입니다..뭐 어쩌고 저쩌고..(자세한 문자 내용은 기억이 잘..)

여자분 : 네..안녕하세요(뭐 대충 이런내용임..)

나 : 갑자기 연락이 돼서 좀 당황스럽지만 반갑네요 ㅎㅎ

여자분 : 네 저도 좀 당황스럽네요..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해요..

전 이 문자를 보고 살짝 당황을 했습니다..뭐랄까..좀 당돌하달까..당차다고 해야하나?!

암튼 느낌이 그랬습니다..

나 : 네ㅎ 저는 과천에 살고 XX대 XX과 4학년..부업으로 전산조교를 하고있죠ㅎㅎ.XX씨는요?!

여자분 : 저는 서울살고 영문학전공 중국어학연수1년 다녀오고 졸업후 자격증준비하여 간간이 알바중이에요..

나 : 그렇군요..너무 많이알면 나중에 재미없으니까 자기소개는 이정도로 하고 일단 만나야겠죠?! 언제가 괜찮으세요?!

여자분 : 평일 6시 이후에는 괜찮아요..

나 : 그럼 목요일 8시 어떠세요?!

여자분 : 네..아직 그때까진 스케쥴이 없네요..그때 보도록해요..저한테 뭐 궁금한건 없어요?!

나 : 흐음..좀 상투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꼭 물어봐야 하는거..취미가 뭐에요?!

여자분 : 음악감상,영화,미드,축구보는거 좋아해요..

나 : ㅎㅎ이런..저 일요일마다 축구해요(조기축구아님)..음악은 귀에달고 살고 가끔씩 책도 봐줍니다 ㅎㅎ;;

이제부터가 중요합니다..집중하세요!!

여자분 : ㅎㅎ 포지션은 미드필더?! 근데 키가몇이에요?!

저는 고민했습니다..키를 한 3센치 정도 속여서 175라고 할까?! 아니야..어차피 알게될텐데..

저 평소에 키높이 이런것도 안깔고 다닙니다..남자가 갑빠가 있지 이러면서 말이죠..

근데 좀 고민이 되더군요..친구왈 여자분은 키가 165정도라고 했습니다..

나 : 주로 라이트윙이나 백을 보죠 ㅎㅎ키는 172에요..XX씨는 키가 크다고 하던데..

이 문자를 보내고 나서 답문이 한 십분을 넘게 안오더군요.. 저는 아..끝났구나..했는데..

오긴 오더군요..

여자분 : 그렇구나..네 뭐 작은키는 아니죠..

문자가 4~5줄로 계속 오다가 갑자기 두줄로 확 줄어버리고..

왠지 느낌이...말 안해도 어떤 느낌인지 아시겠죠?!

암튼..그래서 부담을 느끼며 답문을 했죠..

나 : 이거 갑자기 좀 부담되는데요?! ㅎㅎ 어떤 남자스타일 좋아해요?!

그런데..이 문자에는 답문이 없는겁니다..그래서 아 정말 끝났구나 하고 문자도 다 지우고

저장한 번호도 다 지웠습니다..그리고 잘라고 누웠는데 한시간쯤 지났나?! 문자가 오는겁니다..

여자분 : 석호필이요..아실란가?! 님은요?!

석호필이요..아실란가?! 님은요?!석호필이요..아실란가?! 님은요?!석호필이요..아실란가?! 님은요?!석호필이요..아실란가?! 님은요?! 석호필이요..아실란가?! 님은요?!

저 여기서 고민 많이했습니다..답문을 보낼까 말까 보낼까 말까..그러다 결국 보냈습니다..

나 : 저는 뭐 딱히 그런건 없고..그냥..오묘한 스타일을 좋아해요 ㅎㅎ

제가 좀 독특한 스타일을 좋아하거든요..그래서 오묘한이라고 할까 독특한 이라고 할까하다가

그냥 저렇게 보냈습니다..그리고는 영영 답문은 오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친구한테 얘기했더니 그건 좀 아니라고 하면서..뭐 예의가 없다고 그랬습니다..

그 놈도 직접 해주는게 아니라 아는 여자애가 부탁해서 저한테 소개를 해준겁니다..

그놈은 키도 크고 한데 차라리 그놈이 했으면 이렇게는 안됐을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근데 뭐 저는 어느정도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남자들이 못생긴 여자 싫어하는 것처럼

여자들도 키작은 남자를 싫어할 수 있는거니까요..인생 다 그런거죠 뭐..

암튼 그래서 그 친구는 저에게 또다른 소개팅을 주선해 주었습니다..정말 멋진 놈이죠..

주말에 만나기로 했는데 설마 목요일에 갑자기 그 여자한테 연락와서 왜 안오냐고 하는건

아니겠죠?! 암튼 이번 소개팅하는 분은 키를 안물어보셨으니 잘해보겠습니다..

응원해주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