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사다가 싸움 날 뻔 ㅡㅡ

이건2014.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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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살고 평범한 40대 회사원입니다.

 

집 사람은 전업주부고 딸네미 둘 키우고 있네요.(별로 중요한건 아니지만)

 

구매한지 11년차 넘어가는 10KG 용량의 통돌이가 슬슬 세상 하직할 준비를 하길래 지지난 주말에 동네 LG 베스트 샵에 집사람과 함께 들렀습니다.

 

이번 기회에 드럼 세탁기를 살까 어쩔까 하다가 이것 저것 따져보고 그냥 통돌이로 구매하기로 결정.

 

17KG 짜리가 적당해 보여서 사이즈를 봤더니 가로폭이 70cm 네요.

 

저희 집 욕실에 세탁기 들어가는 공간이 있습니다.

 

근데 대충봐도 10kg 과 17kg 짜리는 덩치가 확연히 차이가 나더라구요.

 

이불빨래도 하고 어쩌고 하려면 기왕이면 17kg가 좋을거 같다...그런데 이게 그 공간에 들어갈지 어쩔지 모르겠다..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세탁기 들어가는 공간을 재어보니 64cm...

 

저 : '여보 17kg 짜리는 여기 안들어가겠는데? 아까 70cm 였는데 여긴 64cm 밖에 안되네?'

 

집사람 : '그래?'

 

이러고 대화가 끝났습니다.

 

그 뒤 여차저차해서 삼성 16kg 짜리로 구매 결정.

 

저는 출근을 했고, 집에 설치 기사가 와서 설치하고 갔습니다.

 

그 뒤 집 사람의 전화

 

 

 

집사람 : '여보, 이거 세탁기가 안들어가'

 

저 : '저번에 LG 갔다 와서 줄자로 재봤을 때  안들어 갈꺼라고 했잖아'

 

집사람 : '그렇다고 이렇게 욕실에 내놓고 써야 된다는 이야기는 안했잖아'

 

저 : '그 공간에 세탁기가 안들어가면 내놓고 쓰는 수 밖에 없는게 당연한거지'

 

집사람 : '이렇게 내놓고 써야 된다고 이야기 했으면 작은걸 사라고 했겠지, 난 안들어 간다는 이야기가 이렇게 써야 된다는 이야긴줄 몰랐지'

 

저 : 'LG 갔다왔을 때, 이불빨래도 해야 하고 이러저러해서 17kg짜리를 사자고 결정을 했잖아. 그러고 나서 그 공간에 들어가지 않을꺼라고 이야기 했고..그러면 이런식으로 써야 된다고 당연히 생각할꺼라고 생각했지'

 

집사람 : '아무튼 나한테 이렇게 써야 된다는 이야기는 안했잖아'

 

점점 언성이 올라갔죠.

 

이렇게 써야 한다고 이야기 안했다..니 잘못이다 라는 집사람과 이정도면 난 충분히 이야기했다, 어떻게 이게 내 잘못이냐 라는 저

 

 

 

이하 무한반복 되려는 조짐이 보여서 일단 통화를 끊은 후,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차분히 가라 앉힌 후 다시 전화 통화를 하고, 퇴근하여 집에 가서 세탁기를 이리저리 해본 결과..삼성 16kg 짜리로 바꾼게 그나마 다행이더군요.. 이 녀석은 가로가 63.7cm라 간신히 밀어 넣기는 했습니다.

 

다만, 세탁호스를 뺄 공간이 없어서 그냥 세탁기 뒤로 넘겨 놓고 쓰기로 결정

 

물 빠질 때 욕실 바닥이 홍수가 나긴 하는데, 이전 세탁기도 세탁호수 꽂는 배수구가 거의 막혀 있다 시피 해서 어차피 홍수 상태로 사용을 하던 차라 그 정도 선에서 사용하기로 결정.

 

 

이거 제가 잘못한거 맞나요?

 

전 아무리 봐도 잘못한거 없는거 같은데?

 

앞으로는 예상 가능한 모든 상황을 전부 브리핑 한 후 결제를 받기로 합의하고 좋게 마무리를 지었습니다만..아무리 생각해도 저 상황이 내가 잘못한거 같지는 않은데

 

 

 

가끔 말 안통하는 때쟁이 3살 배기 어린애랑 사는 기분이에요 ㅋㅋㅋ

 

결혼하지 않은 많은 분들... 이런게 결혼 생활에서 너무나 중요하다는거 반드시 생각하고 결혼에 임하시길 바랍니다.

 

별별 사소한 문제들도 하나하나 설명하고 이해하고 맞춰가지 않으면 큰 스트레스가 되어 나에게 돌아옵니다.

 

얼마나 상대에게 상처주지 않고 나의 이야기를 하고, 내가 상처받지 않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지가 새삼 얼마나 중요한지 또 느꼈습니다.

 

14년을 살았지만, 아직도 더 노력하고 살아야 (아마도 평생이겠지만) 하는게 결혼생활이다  라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