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세요?

소연2014.04.08
조회31,873

비가 온다..

봄비인가? 날씨탓인지 기분탓인지 기분이 울쩍하네..

뜬금없이 오늘따라 내가 하고싶은말 내맘속에 있던거 마음것 끄적이고 싶은날이야

오늘 집에 돌아오는 길에 현수막이 걸려 있더라. 천안함 4주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돌았어. 우리 오빠가 그안에 있었거든.

진짜 나 할말도 많고 따지고 싶은 것도 많고 정말 그런데.

아무말 못했다? 그냥 멍해져서 아무 생각이 안나

정작 가족들은 그래. 하늘이 무너진 것 같고 꿈인 것 같고 실감도 안나

그런데 사람들보면 누가 잘했네 못했네, 사실이네 아니네...

뭐가 중요해? 훈장? 명예? 진실? 다 필요없어.

정작 중요한건...우리 오빠가 이제 없다는 거야...

아까 현수막 보고 눈물이 핑 돌았다고 했지? 왜 그랬을 것 같아...?

그냥 옛날 생각나서? 하늘에 있는 우리 오빠 생각나서..?

그런거 아닌데..진짜 아닌데...

 

 

참...! 언니 오빠들!! 1년전 월드컵 예선 카타르 축구 경기 기억해??

우리나라 정말 축구 잘했어 그치? 왜 그날 경기 이기고

다들 좋아했잖아... 사람들도 엄청 엄청 많이 나와서 환호하고 응원하구..

게다가 우리나라가 이겨서...그날 하루종일 축제하는 분위기였는데..

이건 알까..? 그날이 천안함 3주기 였다는걸...

사람들이 웃고 떠들고 환호할 때...그날이 천안함 3주기 였다는거 말야..

하늘에서 비가 내리더라...사람들은 비오는것도 상관없다는 듯 그 분위기를 즐겼는데

나는 울었어 비가 막 하늘에서 내리는데...그 비가 마치 하늘에 있는 우리 오빠랑

군인오빠들 눈물 같아서 말야

벌써 자기들 잊어먹었냐고...우는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펑펑 울었어 밤새도록..

 

사람들은...

보고 싶은거만 보고

믿고 싶은것만 믿고

하고 싶은것만 하는것같아

설령 그게 진실이든 아니든, 상관없어, 자기 입맛에 자기입장에 유리한대로

해석하고 분석해서 마치 그게 정의인 듯. 진실인 듯 만들어간다? 웃기지도 않아

꼭 선거철이나 무슨 행사나 정치적으로 필요할 때 우리 오빠 들먹이는 것도 이젠 지겨워

 

 

 

사람들 만나는게 무섭다.

우리 가족도 많이 변했더라... 말수도 적어졌고 관심도 없어진것같고..

하루종일 답답해 미칠것같아. 예전의 엄마 아빠가 아닌것같구..

투정부리다보니 반성 해야겠다 변한건 나겠지...그치?

이런 일 저런 일 겪고 보니까..친구들도 못 믿겠고 사람들도 못 믿겠고

흔히 말하는 히코모리가 되어 가고 있어.

오늘도 맨날 눈팅만 하다가 여기다 글쓰네.

비 온다는 핑계로 감성에 젖어서

위로 받고 싶은 걸까? 누가 나 좀 어떡게 해줬으면...

 

 

4년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도 하나둘 잊혀져 가고 있어

조금씩 조금씩 현실보다 온라인상에서 알게된 사람들에게 애착을 가지고 중요시 하게 되네..

아이온 이라는 게임에도 빠져보고...쭉빵이나 여시같은 커뮤니티 활동도 하고

앤메이트 같은 채팅어플도 하면서...차라리 이런 곳 에서 만난 사람들이 더 좋아

적어도 가식은 없잖아....내가 힘들어하면 말이라도 위로해주고..기뻐하면 같이 기뻐하고..

보기 싫으면 로그아웃 해버리면 그만이고. 참...

나 남자친구도 생겼다? 5개월 동안 얼굴한번 본적 없고 채팅으로만 이야기 주고받는

사이긴 하지만..걱정 있거나 힘들 때 마다 신경써주고 그런 모습들이 너무 좋아.

아니...사실 그냥 나에게 관심 가져 준다는 게 좋은 거겠지만..

 

 

아..밖에 비 그친 것 같아.

창밖에 보니까 벚꽃이 만개해 있다. 다들 나처럼 방안에만 있지말구

사랑하는 사람들 한테 잘해주면서 밖에 나가서 바람좀 쐬고 그래...

오늘 같은날 묻히는 글 읽어줘서 너무 고맙구..

솔찍히 나에겐 너무 아픈 부분이라서 쓰다 보니 눈물 나구 그래서 못 쓰겠다

다른 사람들에겐 무미건조한 이야기겠지만..이거 하나만 알아줬으면 좋겠어

제발 남의 상처가지고 자기 입맛에 맞춰서 만들어내지 말라고...

제발 남의 아픈 기억 가지고 당신의 이득에 사용해주지 말라고....

 

 

 

 

 

                                                                             어느 봄날에 소연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