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인 남자친구와 연애중, 정말 이게 제 잘못일까요??

목하윤2014.04.11
조회2,197

 

이거 어떻게 시작하는거지;

저는 판 눈팅만 하다 처음 글을 써보는 23살 흔녀입니다.

호주서 유학중 만난 30살 남자친구와 연애중이고, 지금은 방학을 틈타 한국에 들어와 있구요.

 

며칠전에 남자친구와 사소한 문제로 타투었는데, 이게 정말 제 잘못인지, 생각하면 할 수록 화가나서 언니 오빠들 조언좀 들어보려구 해요ㅠㅠ..

 

외국인 남자친구 만나면 연락문제에선 좀 자유로워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연애라는 건 국적불문 다 똑같더군요...

 

문제가 된 날은 3일전 수요일. 수요일 아침에 남자친구가 카톡을 남겨놓은 것을 봤지만, 저는 한국에서도 호주의 어마어마한 학비를 대기 위해 알바를 해야하는 입장이기때문에.... 9시에 부랴부랴 출근해서 오후 6시 퇴근할때까지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답장을 못했구요.

 

문제는 집에 와서인데, 저는 6시 퇴근이지만 남자친구는 6시 출근입니다(호주시간으로).

다시 말해 한국시간 오후 5시면 남자친구는 출근을 한다는 거죠..

그니까 제가 퇴근했을 시간에는 이미 남자친구는 일을 하고 있을 시간입니다.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저는, 일하는 중에 카톡해봐야 답장도 못할 거고, 이따 퇴근하면  통화하면 되겠거니 해서 카톡을 안했습니다.

 

그런데 감기기운이 으슬으슬 오는 거 같길래 약을 먹은게 어마무시하게 잠이 쏟아지더라구요.

그래서 퇴근시간이 못되어 잠이 들었습니다. (잠든시간 11시 남자친구 퇴근시간 한국 시간으로 12시)

아침에 일어나보니 부재중전화가 두통 찍혀있더라구요.

문자는 화가 난듯한 말투로 "짧은문자나 전화도 못해줄 만큼  네가 정말 바쁜거냐"라고 와 있더라구요.

이건 누가봐도 전화를 안받는 이유에 대해 의심하는 거였죠.

 

그런데 아침엔 제가 정말 말을 할 수도 없을 정도로 감기에 이미 지독히 걸려버린 상태였습니다.

밤새 열이 끓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고,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어요.

목이 많이 부어서 밥 넘기는 것, 물 삼키는 것, 침 삼키는 것도 힘겨운 상태였구요.

당장 출근할 일이 걱정이 되어 사무실에 전화해 병원에 들려 출근하겠다고 전하고, 병원에 들러 주사를 맞고 약을 받았습니다.

 

병원에서 나와 출근하는 버스 안에서 남자친구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잔뜩 심통이 났더군요.

아팠다, 그래서 병원에 갔다왔다고 하니, 어디가 어떻게 아프냐 묻길래, 어떤 종류의 플루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어제는 도대체 뭘했냐기에, 아침에 출근했다가 저녁에 퇴근하구, 자기 퇴근 기다리다가 감기약 먹고 일찍 잠이 들어버렸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퇴근하는 길에 문자라도 남겨줄 수 없었던 거냐며, 걱정하는 거 생각 안하냐구 굳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더라구요.

우선은 당황해 미안하다, 걱정했느냐고 했습니다.

그러구도 남자친구는 마음을 풀지 않았고, 저도 머뭇머뭇하다 목적지에 다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면서 통화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날 일하면서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목소리는 안나오지, 나 아프다고 인상 찌푸리면서 일 할수도 없으니 힘들어도 동료들에게 짐 되지 않으려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 와중에 생각을 곱씹고 곱씹어봐도 남자친구가 저한테 그렇게까지 화가 날 일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정말 이게 그렇게 화가 날 일인가요..???

당시에는 당황에 덥석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생각할수록..

아파서 하루 밤 일찍 약 먹고 잠들 수도 있는 일아닌가요?

다음 날 아침부터 (오전 10시) 병원 다녀오자마자 전화까지 했는데..

내가 이렇게 아픈걸 두 눈으로 봤다면 그렇게는 말 못했을 거란 생각도 들고, 상습적으로 연락이 안된 것도 아니고, 딱 하루밤 연락을 못했던 것 뿐인데... 아파서 연락을 못한게 죄인이 된 것마냥...

무지 속상하더라구요.. 내가 아프고 싶어 아픈 것도 아닌데요..ㅠㅠ 아플 줄 알았던 것도 아니고..

 

그 이후에 남자친구로부터 장문의 문자가 더 왔습니다. 내용인 즉슨,

지난 번 자기가(남자친구) 친구들이랑 영화보느라구 연락이 안됐을 때,

니가 얼마나 걱정하고 화가났는지 기억하느냐. 그건 단 몇시간이었다.

라는 겁니다.

 

 

네 맞아요.

작년에 호주에서 우리가 주로 만나는 시간은 제 퇴근 시간 직후인 10시 경이었습니다.

간단하게 차 마시고 헤어지는 수준이었어요. 주로 남자친구는 제 근무지 앞으로 데리러 왔었구요.

퇴근을 했는데 연락이 없길래, 전화를 한통 했습니다.

좀처럼 전화를 안받는 일이 없는 친구라,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날 유난히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습니다.

그래서 집에 가는 길에, 남자친구 집앞에 들러 차고를 보니 차는 그대로 있더라구요.

그래서 이렇게 비가 오는데,

차도 없이 멀리 간 것은 아닐텐데 연락이 안되니 단순히 너무 걱정이 됐던거에요.ㅠㅠ

걱정도 팔자라더니... 그래서 동네를 비맞으면서 찾으러 다녔습니다.

어디 다쳐서 넘어져있는건 아닐까하구요...ㅠㅠ

(저 있던 동네엔 동네를 뒤져봐야 나무랑 개인 주택밖에 없어용... 가로등도 별루 없구,,ㅠㅠ)

그래서 집앞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기다렸는데 두시간 후쯤 되어 연락이 오더라구요.

친구랑 영화봤다구. 지금 간다구. 그날 제가 화를 낸 거 기억합니다. 어이가 없었어요.

두시간을 걱정하고 찾았는데 영화보고 집에 가는 길이라니....

그 시간에 내가 기다릴 거 뻔히 알면서 연락 한통 미리 넣어주지도 않구요.

그래서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데, 평소 만날 시간인거 애인도 빤히 알면서 연락이 안되니 걱정이 너무 됐다.

영화관 들어가기 전에 문자하나 해줄수 없었냐. 그러면 걱정안했을 텐데. 하구요.

그러니 알았다고 미안하다고 사과하더라구요.

 

 

이게..... 엊그제 제가 아팠던 일과 비교할 수 있는 일인가요???ㅠㅠㅠ....

그때의 일은 연락을 알면서 안한 문제구, 저는 어쩌다 보니 연락을 못한 거잖아요...??ㅠㅠ

여러분이 보기엔 어떠세요? 제가 이기적이구 제가 정말 잘 못 했나요? ㅠㅠㅠ

답답하구 화가 나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