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족의 이야기

검객201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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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편의 입장

 

나는 한 가정의 가장이다.

그 말의 뜻은 돈 버는 기계라는 뜻이다.




직장 생활은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상사에게 치이고, 아래 놈들에게 치이고, 동기들에게 치이고......

답답함이 끝이 보이지 않는 삶이다.

   

 

나는 일요일이면 늘 피곤하다.

가족과 대화하거나 외출하는 것보다 잠을 자고 쉬는 편이 낫다.

  

 

솔직히 말하자면 사는 게 재미가 없다.

조금의 설렘도 느껴지지 않는 아내,

머리가 커졌다고 말을 듣지 않는 자식들,

집에 들어오더라도 전혀 편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내 삶의 유일한 위로와 휴식처는 바로 퇴근 후의 한 잔 술이다.

가끔 아가씨들이 나오는 술집을 가기도 한다.

뭔가 아내나 자식들과 대화할 때보다 이야기가 잘 통하는 것을 느낀다.

 

 

2. 아내의 입장

 

남편과 한 침대에서 한 이불을 덮고 자지만

우리는 각방을 쓰는 거나 마찬가지로 살아가고 있다. 

  

 

우리 부부 사이에는 아무런 스킨십이 없다.

남편은 내 몸에 손끝 하나 대지 않는다.

나도 남편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잔다.

이혼을 마음 먹은 적도 많았지만

자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고 산다.

  

 

나는 드라마를 자주 본다.

현실이 답답하고 우울하니까

자꾸 드라마를 보면서 위로를 얻으려고 하게 된다.

멋진 남자 주인공을 보면서는 마치 내 남자인 것처럼 감정이입을 하고,

막장 집안을 보면서는 쌓였던 욕을 대신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3. 딸의 입장

 

우리 집은 하루 걸러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곳이다. 

아버지는 일주일에 한 두 번은 꼭 술을 마시고 들어온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아버지의 목소리,

같이 소리를 지르는 엄마의 목소리,

나는 우리 집이 너무 창피하다.

 

  

 

집에 들어오면 엄마는 늘 공부를 하라고 잔소리를 한다.

공부를 하는 건 지겹다.

뭐가 되고 싶은 것도 없다.

왜 대학을 가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가끔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실제로 자살의 방법을 생각해 보기도 했다.

수면제를 먹고 죽을까?

아님 내 왼 손목을 그을까?

그도 아님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 내릴까?

죽으면 이 지겹고 고통스러운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런 우리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순간이 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는 여지 없이......

  

전체내용 보기:

http://novel.naver.com/challenge/detail.nhn?novelId=175742&volumeNo=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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