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꼭 A와 교제한지 한달하고 일주일이 되는 날이다. 사내에서 친구로지낸지는 한달,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서로를 알아가는 기간이라 생각하고 천천히 알아가는 중이다. 아마 나와 A는 유학생이라서 서로 통하는게 많은 듯 싶다.
사내에서는 주변사람들이 나와 A가 만나는걸 모르는걸 모른다는 사실에 뭔가 더욱 의미가 있는? 느낌이다. 근데 왠지 이미 눈치를 챈 사람도 있는 듯 싶다.
내가 나를 지난 한달 남자친구로서 잘 하고 있는지 평가해본다.
아직 많이 부족한것같아 항상 더 잘해주려고 노력해야겠다.
그건 그렇고 내일은 A와 퇴근 후 데이트를 하는 저녁데이트를 하는 날! 뭘먹을지 물어봐도 시큰둥한 반응에 약간 피곤하긴 했지만 일단 뭐먹을지는 내일 생각해보기로했다.
2/11/2014 (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퇴근이다. (만나기 시작한 날부터 조금씩 무뚝뚝하게 변하긴했지만) 뭔가 오늘따라 A가 시큰둥한것 같다. 어디 아픈가 물어봐도 괜찮다고 하고 뭔가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다.
밥을 먹는다. OO역 9번출구쪽에 있는 초밥집을 갔다. 별다른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 뭔가 분위기를 못 이끌고 있다는 죄책감에 나는 더욱 위축되어간다.
뭔가 알코올의 기운이 필요한것같은 기분에 A를 이끌고 바에 간다. 난 친구들과 자주 가는 바였기에 자연스럽게 보드카 샷을 두잔 시키고 핫식스를 집어든다. A는 잠깐 고르더니 찾는게 없다고 물을 찾는다.
침묵을 깨고 내가 말했다. "너한테 뭔가 더 잘해주고싶은데 니가 너무 좋아서, 니 앞에만있으면 머리가 하야져서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안잡힌다"
A는 그냥 웃는다, 급 불안해진다.
A가 말한다. "OO아, 내가 많이 생각해봤는데...진짜 많이 생각해봤는데..."
하고 말을 잇지 못한다.
아닌척하고 있지만 나는 매우 불안해진다.
그렇게 1,2분이 흐르고 결국 A가 말을 한다.
"OO아, 우리 그만 만나는게 좋을 것 같아"
.
.
.
2/12/2014 (수)
지난밤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다. 가족 앞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힘든 표시를 안내려고 하는 나이기에 어제는 집에 들어가기 전에 감정을 최대한 추스리고 들어가자마자 잤다.
출근을 한다. A가 사무실 끝쪽에 보인다. 머리가 하얘진다. A가 3주 전에는 내 자리 바로 뒤였는데 거리가 멀어진게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퇴근하고나서 매일매일 대려다주던 OO역 10번출구 버스정류장. 무의식적으로 오늘도 퇴근하고 그쪽으로 간다. 물론 마주치면 안되기에 시간차를 두고 간다.
아뿔사, 지하상가에서 서로 스쳐지나간다. 눈만 안마주쳤을뿐 A도 스쳐지나간걸 안다. 이런 젠장.
이별을 통보받은 사람의 마음이 이런걸까..계속 무의식적으로 A와 함께 걷던 길을 무표정으로 걷는다. 바글바글한 사람, 시끄러운 거리, 모든게 그대로인데 아직은 내가 혼자라는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렇게 걷던 중 어느덧 매일 가던 그 정류장이다. 이런, A가 줄을 서 있다. 멀리서 A를 바라보며 전화를 걸어본다. 전화기를 든다. 쳐다보기만 할 뿐 받지 않는다. 예상대로다.
그녀가 떠나갈때까지 멀리서 바라본다.
2/13/2014 (목)
아침에 일어날 수가 없다. 너무 가슴이 답답하고 아프다. 해어지던 날 마지막으로 너를 붙잡고 어떻게 해보려던 순간이 생생하다. 바로 며칠 전 까지만해도 내 손길에 전해지던 너의 유난히 차갑던 손의 촉감이 아직도 내 손에는 그대로 남아있다. 그냥 아침에 대리님께 전화를 해서 오늘 몸살이 나서 못나간다고 했다.
일어나서 잊으려고 게임을 해본다. 세상에나, 게임을 하면서 눈물이 흐르는적은 태어나서 처음인것 같다.
업무용 메신저를 켜고 역시나 A가 접속되있는게 보인다. 시크한척 메시지를 보낸다.
"우체국좀 부탁해" (우체국 업무는 나와 A의 업무이기 때문에 주로 같이 간다.)
몇분이나 흘렀을까, 답장이 왔다는 알림음이 나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든다.
"알았어"
왜 알았어라는 말에도 눈물이 흐를까.
뭔가 말을 하고 싶다. 계속 채팅창에 글을 썻다 지웠다 하기를 수십번, 결국은 보낸다.
"이러면 안되는거 아는데 지금은 내가 널 보내기가 너무 힘들다. 보고싶어"
답장이 온다. 솔직히 안올줄 알았다.
"미안해 끝까지 니맘 못받아주고 못되게 굴어서"
하루 종일 눈물을 흘린 것 같다.
월차도 없겠다, 이제 내일부터 회사를 가서 A를 봐야한다는 것 자체가 잔인하다는 생각이 든다.
2/14/2014 (금)
출근을 한다.
길거리에는 밸런타인데이 분위기다.
며칠전만 해도 그날에 어떻게 뭘 해줘야 할지 계획을 하던 나인데, 생각하면 할수록 A 생각에 가슴이 아려온다.
회사에서는 서로 피하느라 바쁘다. 하지만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조차 이별을 통보받은 입장인 나는 너무 고통스럽고 하루하루가 피가 마른다.
2/21/2014 (금)
약해지지 말자고 다짐을 한 탓일까, 적어도 회사에서는 약간 의연해진 느낌이다. 하지만 집에 가는 길이 힘든건 그대로다. 전철입구로 가는 길에 내가 고백했던 장소가 있다. 내가 다니는 길거리 하나하나가 A와의 기억을 되세기고 있어서 생각이 안날수가 없다. OO역 (OO역은 내가 집으로 가는 역과 반대방향임)쪽으로 안 가고 집쪽 전철을 타기위해 노력한다. 수십번 OO역 쪽으로 갈까 고민했지만 이내 마음을 굳히고 집쪽을 탄다.
2/24/2014 (월)
현재 일하고 있는 직장은 3월말에 지방으로 이전을 하기때문에 A는 2월까지 일한다는 것을 알고있다. 나도 그렇게 할 생각이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금방 잊혀지는 느낌이다. 비교적 만났던 기간이 짧아서일까...?
2/25/2014 (화)
퇴근길 엘리베이터 앞에서 A를 마주쳤다. 용기를 내어 시크한척 물어본다.
"언제 그만둬?"
"나? 목요일"
"ㅇㅇ 그날 끝나고 함 보자"
왜 그랬을까...그냥 말없이 해어질수도 있는걸 내가 아직 A를 많이 좋아하고 하나도 못 잊었다는게 실감나는 순간이다.
그냥 안보고 해어지면 되는데..어차피 남보다 못한 사이, 마지막 인사따위해서 뭐하겠나...
A의 얼굴을 본게 헤어지고 난 후 처음이라 가슴이 철렁하고 마음을 굳게 먹자는 다짐은 온데간데없다.
2/27/2014 (목)
회사 직원분들과 인사 후 회사에 나와 기다린다. A도 인사를 마치고 바깥으로 나온다.
내가 먼저 갔을줄 알았는지 나를 보고 내심 놀란다. 내가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같이 가도 되지?"
"응 괜찮아"
그냥 쿨한척 쓸데없는 이야기를 꺼내고 순식간에 지하철 입구에 도착한다.
A가 버스정류장까지 내가 같이 갈줄 알았던지 내가 인사를 하려고 하자 이렇게 말한다.
"정류장까지 안가?"
"괜찮아,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아"
그리고 나서 서로에게 공부열심히 하라니 뭐니 하고 해어진다.
그렇게 그녀를 본게 마지막이다.
남자새끼가 되서 어떻게 보면 찌질하지만 집에 가는 내내 눈에서 눈물이 멈춘 것 같지가 않다.
2/28/2014 (금)
헤어진지는 3주쯤 되었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오늘이 이별의 시작인것 같다.
회사에서는 나름 의연하고 어느정도 잊었다고 생각한게 나의 착각이다.
이제는 멀리서도 못본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다.
마치 어제 해어진것처럼 너무너무 아프고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다.
마지막날 대화에서 가족끼리 일본여행을 간다고 했는데, 잘 갔는지, 잘 놀고 있는지, 온갖 쓸데없는 상상이 나를 사로잡는다.
참 사람은 사랑앞에서 너무 약한 것 같다. 아무리 이렇게 감정을 소비해도 변하는게 없는게 앎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눈물을 흘리고 감정앞에서 무너진다.
3/14/2014 (금)
아직도 구직활동 중이다.
최근 2년동안 이렇게 알바찾는 시간이 길었던 적은 처음이다.
물론 내가 찾는 알바는 서비스업 쪽이 아니라 사무직쪽이니까 시간을 두고 찾는게 맞긴 하다.
집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백수모드로 구직활동하고 놀기만 하니 A생각이 더 난다.
노는 동안 A가 사는 동네로 가서 기다릴까, 별의 별 생각이 다 든다.
하루종일 내가 몇번 대려다주던 정류장 앞에서 기다리면 분명 만날수 있긴 하다.
충동적으로 가서 멀리서라도 보고싶은 마음에 몇번 가려고 했지만, 이내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별한 사람들의 보고싶지만 보고싶지 않은 심리...랄까.
3/20/2014 (목)
긴 구직생활 끝에 드디어 새로운 직장(현재직장)을 찾았다. 그런데 이럴수가. 이 회사의 위치는 바로 OO역 10번출구. 아침에 사무실로 출근을 하면 내가 A를 대려다 주던 그 거리를 100% 거쳐가야 하는 위치이다. 이럴수가, 아침부터 A 생각으로 시작을 한다. 하고싶지 않지만 그 정류장을 지나치면 안날수가없다.
물론 돌아가면 된다. 하지만 사람 심리라는게 '혹시나 A도 이 거리에 있을까....' 라는 생각에 사람들을 뚫어지게 스캔하면서 출근을 한다...마주치면 인사도 못할거라는걸 알면서.
3/25/2014 (화)
지금 직장에서의 내 업무는 지방교육장 관리, 운영이다. 그 지방 중 하나가 용인이고, 나는 오늘 내 사무실로 갔다가 나의 교육 차원에서 이곳 대리님과 함께 용인으로 간다. 불안감이 엄습한다.
A가 사는 동네는 바로 용인. 용인교육장의 위치는 내가 A를 대려다주던 역과 불과 1정거장 차이.
집에 갈때는 그 역을 지나친다.
낮은 확률이지만 A를 혹시라도 마주칠수있다는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에 나는 기대감과 짜증이 올라온다. 언제까지 A와의 기억에 내가 휘둘려야 하는지.
오늘 교육이 정시퇴근시간보다 2시간이나 일찍 끝났다.
무의식적으로 발길이 이끄는 곳으로 갔더니 어느새 A가 사는 동네다.
A의 동네에서 거닐기를 1시간 30분째. 집으로 향한다.
후회한다.
3/28/2014 (금)
OO에서 퇴근했다.
금요일이라 사람이 엄청 많다. A가 OO에서 친구와 약속을 자주 잡는다는것을 알기에,
또 퇴근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스케닝을 한다. 정말 내가 다녀야하는 길이 A와의 기억이 녹아있는 동네만 아니면 이렇게 힘들진 않았을텐데...벌써 만낫던 시간보다 잊어가는 시간이 길어진지 오래다.
3/31/2014 (월)
이번주는 5일 내내 용인으로 출근이다. 아침에 마음가짐을 한다. A생각을 최대한 안하기로.
하지만 퇴근 후 지하철에서 그 역을 지나칠때면 눈에 들어오는 사람 하나하나를 스켄한다.
하지만 퇴근 후 A의 동네로 가고싶은 마음은 더이상 들지 않는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내가 보인다.
이제 일도 하고 사람도 만나고 하니 적어도 일하는 동안은 A 생각이 거의 나지 않는다.
4/14/2014 (월)
저번주도 용인출근, 이번주도 용인이다. 왜이리 출장이 많은지 OO으로 출근하는 일보다 용인에 내가 사무실이 있는 기분이다.
계속 일을 하고 이쪽 사람들하고도 어울리니 점점 A생각하는 횟수와 시간이 줄어든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
만난 시간은 짧았지만 잊어가는데 이렇게 오래 걸린걸 보면, 내가 A를 진심으로 사랑했엇다는 확신이 든다.
오히려 금방 잊었으면 또 다른사람을 쉽게 만나고 쉽게 해어질 것이다. 나는 그런 가벼운 관계를 추구하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엇다는 생각이 드니 내 스스로가 자랑스러워진다.
그녀와 해어진 후 든 생각중 하나는, 내가 얼마나 못난 놈인지 깨달았다는 것이다.
A 덕분에 나는 나를 좀더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좀더 자신감을 가지고 지금보다 더 내 자신을 가꾸기 위해 그녀와 해어진 후 노력했다. 다시는 A와 같은 매력적인 인연을 만나면 놓치지 않기 위해.
이렇게 하루하루 그녀를 잊어가고 그녀와의 기억은 소중한 추억으로 내 머릿속에 저장되어 간다.
짧지만 기억이 많이남는 사내연애, 그리고...
안녕하세요^^
현재 잠시 휴학을 하고 일을 하고있는 23남 입니다~
맨날 눈팅만 하다가 저도 한번 판에 글을 써봅니다ㅎㅎ
세상에 흔하디 흔한 이별이야기인데요, 어떻게 보면 엄청 찌질하지만 그냥 웃으면서 재미로 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바로 몇달전 만났던, 지금은 해어진 연인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이걸 시간순서로 정리를 해봤습니다.
제 글솜씨가 좋은편은 아니니 두서가 없더라도 너그럽게 봐주시면 고맙겠습나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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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상 여자친구를 A로 하겠습니다ㅜ
2/10/2014 (월)
오늘로 꼭 A와 교제한지 한달하고 일주일이 되는 날이다. 사내에서 친구로지낸지는 한달,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서로를 알아가는 기간이라 생각하고 천천히 알아가는 중이다. 아마 나와 A는 유학생이라서 서로 통하는게 많은 듯 싶다.
사내에서는 주변사람들이 나와 A가 만나는걸 모르는걸 모른다는 사실에 뭔가 더욱 의미가 있는? 느낌이다. 근데 왠지 이미 눈치를 챈 사람도 있는 듯 싶다.
내가 나를 지난 한달 남자친구로서 잘 하고 있는지 평가해본다.
아직 많이 부족한것같아 항상 더 잘해주려고 노력해야겠다.
그건 그렇고 내일은 A와 퇴근 후 데이트를 하는 저녁데이트를 하는 날! 뭘먹을지 물어봐도 시큰둥한 반응에 약간 피곤하긴 했지만 일단 뭐먹을지는 내일 생각해보기로했다.
2/11/2014 (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퇴근이다. (만나기 시작한 날부터 조금씩 무뚝뚝하게 변하긴했지만) 뭔가 오늘따라 A가 시큰둥한것 같다. 어디 아픈가 물어봐도 괜찮다고 하고 뭔가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다.
밥을 먹는다. OO역 9번출구쪽에 있는 초밥집을 갔다. 별다른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 뭔가 분위기를 못 이끌고 있다는 죄책감에 나는 더욱 위축되어간다.
뭔가 알코올의 기운이 필요한것같은 기분에 A를 이끌고 바에 간다. 난 친구들과 자주 가는 바였기에 자연스럽게 보드카 샷을 두잔 시키고 핫식스를 집어든다. A는 잠깐 고르더니 찾는게 없다고 물을 찾는다.
침묵을 깨고 내가 말했다. "너한테 뭔가 더 잘해주고싶은데 니가 너무 좋아서, 니 앞에만있으면 머리가 하야져서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안잡힌다"
A는 그냥 웃는다, 급 불안해진다.
A가 말한다. "OO아, 내가 많이 생각해봤는데...진짜 많이 생각해봤는데..."
하고 말을 잇지 못한다.
아닌척하고 있지만 나는 매우 불안해진다.
그렇게 1,2분이 흐르고 결국 A가 말을 한다.
"OO아, 우리 그만 만나는게 좋을 것 같아"
.
.
.
2/12/2014 (수)
지난밤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다. 가족 앞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힘든 표시를 안내려고 하는 나이기에 어제는 집에 들어가기 전에 감정을 최대한 추스리고 들어가자마자 잤다.
출근을 한다. A가 사무실 끝쪽에 보인다. 머리가 하얘진다. A가 3주 전에는 내 자리 바로 뒤였는데 거리가 멀어진게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퇴근하고나서 매일매일 대려다주던 OO역 10번출구 버스정류장. 무의식적으로 오늘도 퇴근하고 그쪽으로 간다. 물론 마주치면 안되기에 시간차를 두고 간다.
아뿔사, 지하상가에서 서로 스쳐지나간다. 눈만 안마주쳤을뿐 A도 스쳐지나간걸 안다. 이런 젠장.
이별을 통보받은 사람의 마음이 이런걸까..계속 무의식적으로 A와 함께 걷던 길을 무표정으로 걷는다. 바글바글한 사람, 시끄러운 거리, 모든게 그대로인데 아직은 내가 혼자라는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렇게 걷던 중 어느덧 매일 가던 그 정류장이다. 이런, A가 줄을 서 있다. 멀리서 A를 바라보며 전화를 걸어본다. 전화기를 든다. 쳐다보기만 할 뿐 받지 않는다. 예상대로다.
그녀가 떠나갈때까지 멀리서 바라본다.
2/13/2014 (목)
아침에 일어날 수가 없다. 너무 가슴이 답답하고 아프다. 해어지던 날 마지막으로 너를 붙잡고 어떻게 해보려던 순간이 생생하다. 바로 며칠 전 까지만해도 내 손길에 전해지던 너의 유난히 차갑던 손의 촉감이 아직도 내 손에는 그대로 남아있다. 그냥 아침에 대리님께 전화를 해서 오늘 몸살이 나서 못나간다고 했다.
일어나서 잊으려고 게임을 해본다. 세상에나, 게임을 하면서 눈물이 흐르는적은 태어나서 처음인것 같다.
업무용 메신저를 켜고 역시나 A가 접속되있는게 보인다. 시크한척 메시지를 보낸다.
"우체국좀 부탁해" (우체국 업무는 나와 A의 업무이기 때문에 주로 같이 간다.)
몇분이나 흘렀을까, 답장이 왔다는 알림음이 나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든다.
"알았어"
왜 알았어라는 말에도 눈물이 흐를까.
뭔가 말을 하고 싶다. 계속 채팅창에 글을 썻다 지웠다 하기를 수십번, 결국은 보낸다.
"이러면 안되는거 아는데 지금은 내가 널 보내기가 너무 힘들다. 보고싶어"
답장이 온다. 솔직히 안올줄 알았다.
"미안해 끝까지 니맘 못받아주고 못되게 굴어서"
하루 종일 눈물을 흘린 것 같다.
월차도 없겠다, 이제 내일부터 회사를 가서 A를 봐야한다는 것 자체가 잔인하다는 생각이 든다.
2/14/2014 (금)
출근을 한다.
길거리에는 밸런타인데이 분위기다.
며칠전만 해도 그날에 어떻게 뭘 해줘야 할지 계획을 하던 나인데, 생각하면 할수록 A 생각에 가슴이 아려온다.
회사에서는 서로 피하느라 바쁘다. 하지만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조차 이별을 통보받은 입장인 나는 너무 고통스럽고 하루하루가 피가 마른다.
2/21/2014 (금)
약해지지 말자고 다짐을 한 탓일까, 적어도 회사에서는 약간 의연해진 느낌이다. 하지만 집에 가는 길이 힘든건 그대로다. 전철입구로 가는 길에 내가 고백했던 장소가 있다. 내가 다니는 길거리 하나하나가 A와의 기억을 되세기고 있어서 생각이 안날수가 없다. OO역 (OO역은 내가 집으로 가는 역과 반대방향임)쪽으로 안 가고 집쪽 전철을 타기위해 노력한다. 수십번 OO역 쪽으로 갈까 고민했지만 이내 마음을 굳히고 집쪽을 탄다.
2/24/2014 (월)
현재 일하고 있는 직장은 3월말에 지방으로 이전을 하기때문에 A는 2월까지 일한다는 것을 알고있다. 나도 그렇게 할 생각이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금방 잊혀지는 느낌이다. 비교적 만났던 기간이 짧아서일까...?
2/25/2014 (화)
퇴근길 엘리베이터 앞에서 A를 마주쳤다. 용기를 내어 시크한척 물어본다.
"언제 그만둬?"
"나? 목요일"
"ㅇㅇ 그날 끝나고 함 보자"
왜 그랬을까...그냥 말없이 해어질수도 있는걸 내가 아직 A를 많이 좋아하고 하나도 못 잊었다는게 실감나는 순간이다.
그냥 안보고 해어지면 되는데..어차피 남보다 못한 사이, 마지막 인사따위해서 뭐하겠나...
A의 얼굴을 본게 헤어지고 난 후 처음이라 가슴이 철렁하고 마음을 굳게 먹자는 다짐은 온데간데없다.
2/27/2014 (목)
회사 직원분들과 인사 후 회사에 나와 기다린다. A도 인사를 마치고 바깥으로 나온다.
내가 먼저 갔을줄 알았는지 나를 보고 내심 놀란다. 내가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같이 가도 되지?"
"응 괜찮아"
그냥 쿨한척 쓸데없는 이야기를 꺼내고 순식간에 지하철 입구에 도착한다.
A가 버스정류장까지 내가 같이 갈줄 알았던지 내가 인사를 하려고 하자 이렇게 말한다.
"정류장까지 안가?"
"괜찮아,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아"
그리고 나서 서로에게 공부열심히 하라니 뭐니 하고 해어진다.
그렇게 그녀를 본게 마지막이다.
남자새끼가 되서 어떻게 보면 찌질하지만 집에 가는 내내 눈에서 눈물이 멈춘 것 같지가 않다.
2/28/2014 (금)
헤어진지는 3주쯤 되었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오늘이 이별의 시작인것 같다.
회사에서는 나름 의연하고 어느정도 잊었다고 생각한게 나의 착각이다.
이제는 멀리서도 못본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다.
마치 어제 해어진것처럼 너무너무 아프고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다.
마지막날 대화에서 가족끼리 일본여행을 간다고 했는데, 잘 갔는지, 잘 놀고 있는지, 온갖 쓸데없는 상상이 나를 사로잡는다.
참 사람은 사랑앞에서 너무 약한 것 같다. 아무리 이렇게 감정을 소비해도 변하는게 없는게 앎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눈물을 흘리고 감정앞에서 무너진다.
3/14/2014 (금)
아직도 구직활동 중이다.
최근 2년동안 이렇게 알바찾는 시간이 길었던 적은 처음이다.
물론 내가 찾는 알바는 서비스업 쪽이 아니라 사무직쪽이니까 시간을 두고 찾는게 맞긴 하다.
집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백수모드로 구직활동하고 놀기만 하니 A생각이 더 난다.
노는 동안 A가 사는 동네로 가서 기다릴까, 별의 별 생각이 다 든다.
하루종일 내가 몇번 대려다주던 정류장 앞에서 기다리면 분명 만날수 있긴 하다.
충동적으로 가서 멀리서라도 보고싶은 마음에 몇번 가려고 했지만, 이내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별한 사람들의 보고싶지만 보고싶지 않은 심리...랄까.
3/20/2014 (목)
긴 구직생활 끝에 드디어 새로운 직장(현재직장)을 찾았다. 그런데 이럴수가. 이 회사의 위치는 바로 OO역 10번출구. 아침에 사무실로 출근을 하면 내가 A를 대려다 주던 그 거리를 100% 거쳐가야 하는 위치이다. 이럴수가, 아침부터 A 생각으로 시작을 한다. 하고싶지 않지만 그 정류장을 지나치면 안날수가없다.
물론 돌아가면 된다. 하지만 사람 심리라는게 '혹시나 A도 이 거리에 있을까....' 라는 생각에 사람들을 뚫어지게 스캔하면서 출근을 한다...마주치면 인사도 못할거라는걸 알면서.
3/25/2014 (화)
지금 직장에서의 내 업무는 지방교육장 관리, 운영이다. 그 지방 중 하나가 용인이고, 나는 오늘 내 사무실로 갔다가 나의 교육 차원에서 이곳 대리님과 함께 용인으로 간다. 불안감이 엄습한다.
A가 사는 동네는 바로 용인. 용인교육장의 위치는 내가 A를 대려다주던 역과 불과 1정거장 차이.
집에 갈때는 그 역을 지나친다.
낮은 확률이지만 A를 혹시라도 마주칠수있다는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에 나는 기대감과 짜증이 올라온다. 언제까지 A와의 기억에 내가 휘둘려야 하는지.
오늘 교육이 정시퇴근시간보다 2시간이나 일찍 끝났다.
무의식적으로 발길이 이끄는 곳으로 갔더니 어느새 A가 사는 동네다.
A의 동네에서 거닐기를 1시간 30분째. 집으로 향한다.
후회한다.
3/28/2014 (금)
OO에서 퇴근했다.
금요일이라 사람이 엄청 많다. A가 OO에서 친구와 약속을 자주 잡는다는것을 알기에,
또 퇴근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스케닝을 한다. 정말 내가 다녀야하는 길이 A와의 기억이 녹아있는 동네만 아니면 이렇게 힘들진 않았을텐데...벌써 만낫던 시간보다 잊어가는 시간이 길어진지 오래다.
3/31/2014 (월)
이번주는 5일 내내 용인으로 출근이다. 아침에 마음가짐을 한다. A생각을 최대한 안하기로.
하지만 퇴근 후 지하철에서 그 역을 지나칠때면 눈에 들어오는 사람 하나하나를 스켄한다.
하지만 퇴근 후 A의 동네로 가고싶은 마음은 더이상 들지 않는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내가 보인다.
이제 일도 하고 사람도 만나고 하니 적어도 일하는 동안은 A 생각이 거의 나지 않는다.
4/14/2014 (월)
저번주도 용인출근, 이번주도 용인이다. 왜이리 출장이 많은지 OO으로 출근하는 일보다 용인에 내가 사무실이 있는 기분이다.
계속 일을 하고 이쪽 사람들하고도 어울리니 점점 A생각하는 횟수와 시간이 줄어든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
만난 시간은 짧았지만 잊어가는데 이렇게 오래 걸린걸 보면, 내가 A를 진심으로 사랑했엇다는 확신이 든다.
오히려 금방 잊었으면 또 다른사람을 쉽게 만나고 쉽게 해어질 것이다. 나는 그런 가벼운 관계를 추구하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엇다는 생각이 드니 내 스스로가 자랑스러워진다.
그녀와 해어진 후 든 생각중 하나는, 내가 얼마나 못난 놈인지 깨달았다는 것이다.
A 덕분에 나는 나를 좀더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좀더 자신감을 가지고 지금보다 더 내 자신을 가꾸기 위해 그녀와 해어진 후 노력했다. 다시는 A와 같은 매력적인 인연을 만나면 놓치지 않기 위해.
이렇게 하루하루 그녀를 잊어가고 그녀와의 기억은 소중한 추억으로 내 머릿속에 저장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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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서없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ㅎㅎ 이제 곧 퇴근시간이네요!
모두들 수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