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힘들어 했던 문제들..
난 그걸 우리가 헤어져야 할 이유가 아니라
함께 넘어야할 산으로 생각했어
그리고 우리가 연락하지 않고 지낸 그 시간을 난 우리가 우리에 대한 생각을 더 확고하게 하는 기간이라 생각했고
우리가 느꼈던 소소한 행복들
자전거로 지칠 때까지 한강 달렸던거
네 뒤 졸졸 따라서 강아지처럼
돗자리펴고 누워서 밤하늘 바라보면서 우리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던게 아직도 생각이 많이나
네가 비 맞고 돌아다니고 싶다고 말했을 때도
관악산에서 거짓말처럼 비가 쏟아졌지
우리 비 맞으면서 바위에 앉아있을 때
그 때 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어
마트에 네 물건 사러 갔을 때도
장바구니 들고 네 뒤 따라다니면서
내 미래의 모습을 그리며 너무 행복했었어
많이 고마워
비싼 음식 못 사줘도 이해해주고
소소한 음식들 먹으며 행복해 해주고
싸구려 옷 사줘도 뛸 듯이 좋아해줘서
우리 셀바..
연구실 회식으로 가서 먹고 왔어
너랑 항상 앉아서 먹던 화장실 옆 구석자리
나도 모르게 그 곳만 바라보고 있게 되더라..
우리가 초창기에 발견했던 돈까스 뷔페..
이제는 방송을 탔는지
사람들이 밖에 줄 서서 기다려서 들어가더라
우리가 갈 때만 해도 사람 거의 없었는데
요즘 운동 다시 시작했어
다시 몸 만들고 있는 중인데
네가 나 처음으로 살 빼고 몸 만들 때
너무 좋아해주고 북돋아줬던게 많이 생각난다
사실 다시 운동에 매진한 이유 중 하나가
예전같이 몸을 만들어서 네게 가면
그런 모습 보고 예전처럼 날 생각해줄 것만 같았거든
이제 네가 싫어했었던
나의 흔들리는 모습이나 우유부단함은 없어졌어
확신과 결단력으로 바뀌었어
마지막으로 그걸 바꾸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
지금 이런 나의 확고함과 열정을
다른 사람이 아닌 네게 주고 싶어서
네게 마지막까지 말을 하고 싶은거야
그리고 그 전까지의 인생에
가장 중요했던 사람이 어머니였다면
앞으로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사람이 네가 되는거
그렇게 바뀌는 시간이 필요했었고
이제 그런 확신을 가졌어
너도 알겠지만
난 자식 낳는거 싫어했다고 했잖아
하지만 너 만나면서 아기를 갖고 싶어했고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의 자식은 지금도 생각도 하고 싶지가 않아
오로지 너 닮은 아기 낳아서 키우고 싶어..
너 닮은 딸..
곰인형 안고 해맑게 웃는 딸..
정말 내 모든걸 바쳐서 키우고 싶어
그게 아니라면
난 자식을 낳고 싶은 생각이 없어
너도 알지?
내가 직업이나 돈에 욕심 없는거
근데 내가 왜 직장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지 그 이유가 생겼어
너와 너 닮은 자식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돈을 벌고 싶어졌어
네 말대로
그 전까지 내가 책임감이라는게 부족했나봐
이제 알겠더라고
그 책임감이라는거
내가 건강해야하는 이유고
내가 직장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였어
책임감
이제 내게 그 책임감이 생겼어
너의 행복을 수동적으로 바라보는 것 보다
내가 널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싶어
이 전 까지 네가 움직였다면
이제 내가 할게
그저 가만히만 있어주면 모든 것 내가 할게
사랑했고 사랑하고 사랑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