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라도 읽어줄래

어색이2014.04.18
조회17,197


우리가 힘들어 했던 문제들..

난 그걸 우리가 헤어져야 할 이유가 아니라 

함께 넘어야할 산으로 생각했어

그리고 우리가 연락하지 않고 지낸 그 시간을 난 우리가 우리에 대한 생각을 더 확고하게 하는 기간이라 생각했고


우리가 느꼈던 소소한 행복들

자전거로 지칠 때까지 한강 달렸던거

네 뒤 졸졸 따라서 강아지처럼

돗자리펴고 누워서 밤하늘 바라보면서 우리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던게 아직도 생각이 많이나


네가 비 맞고 돌아다니고 싶다고 말했을 때도

관악산에서 거짓말처럼 비가 쏟아졌지

우리 비 맞으면서 바위에 앉아있을 때

그 때 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어


마트에 네 물건 사러 갔을 때도

장바구니 들고 네 뒤 따라다니면서

내 미래의 모습을 그리며 너무 행복했었어


많이 고마워

비싼 음식 못 사줘도 이해해주고

소소한 음식들 먹으며 행복해 해주고

싸구려 옷 사줘도 뛸 듯이 좋아해줘서


우리 셀바..

연구실 회식으로 가서 먹고 왔어

너랑 항상 앉아서 먹던 화장실 옆 구석자리

나도 모르게 그 곳만 바라보고 있게 되더라..


우리가 초창기에 발견했던 돈까스 뷔페..

이제는 방송을 탔는지

사람들이 밖에 줄 서서 기다려서 들어가더라

우리가 갈 때만 해도 사람 거의 없었는데


요즘 운동 다시 시작했어

다시 몸 만들고 있는 중인데

네가 나 처음으로 살 빼고 몸 만들 때

너무 좋아해주고 북돋아줬던게 많이 생각난다

사실 다시 운동에 매진한 이유 중 하나가

예전같이 몸을 만들어서 네게 가면

그런 모습 보고 예전처럼 날 생각해줄 것만 같았거든


이제 네가 싫어했었던

나의 흔들리는 모습이나 우유부단함은 없어졌어

확신과 결단력으로 바뀌었어

마지막으로 그걸 바꾸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


지금 이런 나의 확고함과 열정을

다른 사람이 아닌 네게 주고 싶어서

네게 마지막까지 말을 하고 싶은거야


그리고 그 전까지의 인생에

가장 중요했던 사람이 어머니였다면

앞으로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사람이 네가 되는거

그렇게 바뀌는 시간이 필요했었고

이제 그런 확신을 가졌어


너도 알겠지만

난 자식 낳는거 싫어했다고 했잖아

하지만 너 만나면서 아기를 갖고 싶어했고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의 자식은 지금도 생각도 하고 싶지가 않아

오로지 너 닮은 아기 낳아서 키우고 싶어..

너 닮은 딸..

곰인형 안고 해맑게 웃는 딸..

정말 내 모든걸 바쳐서 키우고 싶어

그게 아니라면

난 자식을 낳고 싶은 생각이 없어


너도 알지?

내가 직업이나 돈에 욕심 없는거

근데 내가 왜 직장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지 그 이유가 생겼어

너와 너 닮은 자식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돈을 벌고 싶어졌어

네 말대로

그 전까지 내가 책임감이라는게 부족했나봐

이제 알겠더라고

그 책임감이라는거

내가 건강해야하는 이유고

내가 직장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였어

책임감


이제 내게 그 책임감이 생겼어


너의 행복을 수동적으로 바라보는 것 보다

내가 널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싶어


이 전 까지 네가 움직였다면

이제 내가 할게

그저 가만히만 있어주면 모든 것 내가 할게


사랑했고 사랑하고 사랑할게..

댓글 12

못난놈오래 전

멋진분이시군요..

제이제이오래 전

마지막에 적은 표현 사랑했고 사랑하고 사랑할께 그분께서 이글 보면 마음이 동요 되실겁니다 두분 꼭 다시 만나 행복하길요

와니오래 전

음.. 멋지군요!

오래 전

그래 이런남자지.. 이런남자 놓치면 안댐 헤어지고 찌질이마냥 내욕하고 다니고 원나잇하던 그새끼랑 비교되네ㅡㅡ

오래 전

1년동안 저 마음 유지하면 인정

ㅊㅈ오래 전

전 여자지만, 이 글보며 너무 공감되고 슬퍼서 눈물이 고이네요. 힘내세요. 그 분의 마음이 아직 남아있었으면 좋겠네요.. 기도할게요

ㅇㅇ

삭제된 댓글입니다.

멋져오래 전

나랑 헤어진남자친구가 이런마음이엿으면 진짜 좋겟다 진심을 담아서 문자보내봐요 혹시몰라요 여자친구 마음이 바뀔수도 진짜 멋잇네요..

ㅇㅇ

삭제된 댓글입니다.

qna오래 전

와 난 헤어진남친이 저렇게 써서보내면 한번쯤은 다시생각해볼듯.. 글 너무잘쓰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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