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이렇게 힘드신가요?

도키아201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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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친구놈들에겐 이런 이미지가 아니라 그냥 안힘든척. 농담도 해가며 아무렇지 않은듯이 하고는 있지만 역시나 힘드네요. 이런곳에라면 뭐든 다 털어놓을 수 있을꺼 같아 끄적여봅니다. 조금 길어질 수도 있고 지루한 이야기 일 수 있으니.. 시간 많고 따분한 이야기 끝까지 읽을 정도로 심심한 분들이 많으면 좋겠네요.

고등학교때 까진 그냥 평범하게 여자친구 만들고 친구들이랑 놀고. 지극 평범한 일상을 살았더랬죠. 그러다 학교 졸업 후 6년 정도 흑역사의 시간을 지냈습니다. 어느날 정신차리고 살도 빼고 사람처럼 하고다니니 한 여성이 저에게 다가오더라구요.
그 뒤론 굉장히 행복했습니다. 물론, 때론 그냥 혼자서 쉬고싶을때도 있었고 여자친구가 부탁을 해오면 귀찮아서 안들어 준적도 많고. 그리고 말다툼도 굉장히 많이 했지요.
20대 후반인 여성분들이라면.. 아마 다들 같으시리라 생각은 하는데, 결혼 적령기 아니겠습니까. 당연 제 여자친구도 결혼 이야기를.. 사실 첫만남부터 꺼내긴 했었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현실화가 되어갔습니다. 3년 반이라는 시간동안.
전 20대 후반이 직장도 없고, 가방끈도 짧고. 상대 부모입장에선 저같은놈이 달가울리가 없었겠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반대가 매우 심했던 모양입니다. 여자친구도 너무 힘들었겠지요. 미래가 투명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준 적도 없고.. 결국엔 못참겠는지 제가 지방으로 잠시 출장나온 때에 전화로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여기까지가 간략한 줄거리네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제가 정말 때려죽일놈이더라구요.

사실 전 처음에 결혼이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당시엔 아직 팔팔한 20대 중반이었고, 여자친구는 이미 20대 후반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겐 모아둔 돈도 유학으로 다 써버렸고 직장을 당장 구할 방법도 없었지요. 그래서 적당히 넘기다가.. 2년째 사귀던 때. 이미 여자친구는 30대를 훌쩍 넘겼고 저는 "이 사람이라면 내 인생 전체를 맡겨도 좋겠다" 라는 결심을 내렸습니다. 부랴부랴 직장도 구하구요.
이걸로 여자친구 부모님에게 그래도 어느정도는 말을 할 수 있겠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다이어트만 좀 해서 말끔한 모습으로 찾아뵈는것만 생각하고 있었죠.

전 약간의 인간불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엔 그닥 여자친구를 믿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내 어디가 좋아서..? 3년반이라는 시간동안 점점 여자친구를 믿게 되었고 직장을 구한 그날부터는 여자친구와 결혼 한 이후를 생각할 정도로 완벽히 신뢰하고있었더라구요. 원래 성격이 인간 불신인만큼 이별한 이후의 배신감은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자살하는 사람에겐 동정의 눈길조차 안보내던 제가 자살을 결심할 정도로..

전 미래에 대해 참 막연한 계획을 짜는 사람입니다.
계획이란건 한번 틀어지면 소용이없다는 생각때문이지요. 그래서 항상 현실에 맞춰 아주 가까운 미래의 계획만 또렷한게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여자친구는 자신이 미래에 행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원했고, 또한 부모님을 설득할 자료가 필요했었습니다. 사실 여자친구를 위해서라면 밤새 야근을 하더라도 굶기지 않게 할 생각이었고 또한 사고싶은것은 다 살 수 있게 하고싶었지요. 나중에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말은 한번도 안했었다는걸..

여자친구는 참 인기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만난지 며칠 안되었을 무렵, 서프라이즈랍시고 지방여행갔다 하루 일찍 돌아와 그녀가 있다던 영화관으로 돌진하니 왠 남자와 있더라구요. 그리고 외국인 친구를 우연히 만나 페이스북으로 대화를 하는데.. 여자친구 핸드폰을 보던중 이런 대화가 있더라구요.외국인(영어로) "지금 만나는 사람 있어요?" 여자친구"아뇨 그런거 없어요" 그 외국인친구를 저도 아직 못가본 부모님집에 데려가기까지 했구요. 정말 화가 많이났지만 용서했습니다. 비록 잊혀지진 않아 화가 날때면 간혹 얘기는 꺼냈지만요.

여자친구는 때때로 너무 힘이 들어 저에게 데리고 나가달라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그당시 전 경제적으로 아무것도 없었기때문에.. 그리고 회사를 구한 이후로도 이 적은 월급으론 여자친구를 행복하게 해줄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들어줄 수 없었죠. 나중에 이별통보 후의 대화에서 단순히 가정문제가 아닌.. 저때문에 가족들과 사이가 안좋아져서 했던 말이라는 사실을 들었을때엔 그냥 죽고싶었습니다. 이런놈이 나라니.. 라는 생각으로요.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정말 여자친구에게 못된짓을 많이 했습니다.
연상이라는 이유로 내가 기대기만 하고.. 여행 좋아하는 여자친구지만 귀찮다는 이유로 근처에서 놀기만을 강요했고.. 영화와 노래방을 좋아하던 여자친구지만 전 그냥 둘이 조용히 쉴 수 있는곳을 원했기에 잘 가지 않았고.. 커플티 커플링을 원했던 여자친구지만 돈도 별로없고 그런거 안해도 사랑만 있음 되는거라며 무시했고.. 우유부단한 성격의 여자친구라 제가 이끌어 주길 바랬지만 저또한 우유부단한 성격이고 여자친구를 위한다는 명목하에 모든걸 여자친구에게 정하게 하고..
이 외에도 하여간 눈치없고 여자친구에게 신경써 줄줄 모르는 실수는 전부 다 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별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눈물이 멈추질 않습니다. 불면증까지 겹쳐 잠도 제대로 못자다가 오늘 겨우 제시간에 잠들었는데..
오늘 꿈에 여자친구가 새로운 남자와 찰싹 붙어있는 모습이 보여 강제로 끌어안고 나한테 오라고 나한테 오라고 소리치며 울었습니다. 하지만 여자친구는 냉담하게 놔라. 이러지말라. 이미 끝났다 고 반응하더군요.. 뭐 더이상 참지못해 잠에서 또 깨고..

제가 매달리면 다시 여자친구 돌아올 0.1%의 가능성도 없어진다는걸 알고있었습니다. 알면서도 이별 후 3일간 울며 매달렸습니다. 제 인생에 그녀가 없는건 상상할 수 없었기에.. 지금에와선 진정 많이 되었고 이제 그녀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했습니다. 속죄의 뜻으로 친한 누나 동생관계로 지내며 잘 대해주고싶어 다시 연락을 했지만.. 이젠 답장조차 주지않네요.

긴 글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오늘 새벽에 꾼 꿈으로 인해 너무 마음이 뒤숭숭해서 누구에게라도 다 내뱉고 싶었습니다. 제가 애정 결핍을 심하게 겪고있어 누군가가 옆에서 얘기를 들어주었으면 해서 기나긴 글 적어봤습니다.

뭔가 두서가없네요.. 아직 제정신 못차린모양이에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