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교환학생 간 남친의 이별통보.

날울리지마2008.09.03
조회3,382

 

좀전에 4년사귄 남친과 헤어지신 분.. 버스에서 쪽지받은 글 보구서.....

왠지, 속이 허~한 기분에, 하소연이나 할까 하는 기분에, 처음으로 네이트톡에 글 써봅니다.

 

작년 6월 말쯤....

저보다 두살 많은 남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사람은 키도 크고, 빼어나게 잘생긴 외모는 아니지만, 어느 연예인을 살짝 닮았으며,

약간은 무뚝뚝하고,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였습니다....

처음 만난 날, 통하는 부분이 많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얘기를 나누고....

그렇게 우리는 사귀게 되었습니다.. 소개팅 한 그날....

 

1년을 넘는 시간동안, 만나면서-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많이 싸운만큼, 예쁘고 좋은 추억도 너무너무 많습니다....

전, 싸우는 것도,  싸우고 화해하고 그러면서,

오빠랑 나랑 정들어가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했습니다.-

친구가 그러더군요-

커플들이,,, 사귀다보면,

대부분이,,, 싸울수록 남자는 그런 싸움에, 여자의 반응에 지쳐가고...

여자는, 그러면서도 내 남자에 대해 알아가는 그런 과정에 좋고, 정도 더 들고 그런다고 하더라고..

 

오빠랑 저랑 커플룩으로 맞춰서 산거만 해도....

커플링, 시계, 운동화, 바지.... 티셔츠만 5장은 됩니다......

 

1년하고도 2달을 조금 넘긴 시기에,

남친이 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미국을 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미국가는게 결정되고 나서는,

그저.... 몇달 이나마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사실이 섭섭하고 서운하고 허전해서-

남친에게 징징대고 보채고 했습니다.

그래도, 4개월만 있음 다시 만난다는 생각으로 나 자신을 달래가면서-

사실, 여기에 이유를 적을 수는 없지만, 어떠한 문제로 좀 싸우기는 했지만,

그래도... 평소와 다를바 없이 데이트도 하면서 지냈습니다.

멀리 미국까지 공부하러 가서- 늦잠자지 말라고 탁상시계도 사주고-

콘텍트렌즈를 가끔 끼는 남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공눈물도 사서 쥐어주고-

우리 사귀면서 처음으로 스티커사진도 찍어봤습니다.

내마음이 담긴 편지도 구구절절 써서 줬습니다.

 

미국비자 받으러 가던날은,

제가 오빠 미국가 있는 동안 혹시나, 오빠 바람날까...

다른여자가 오빠한테 대쉬할까.. 걱정된다고 얘기를 하고 했더니....

교환학생으로 미국가는 학생들 단체로 비자신청하러 서울가는날- 차비만 들여서 저보고 같이 가자고 하더라구요- 처음엔 그저, 오빠랑 멀리까지 나가본 적이 없어서- 그저 신나서 따라 나섰습니다.

버스타고 가면서 어깨에 기대서 잠도 자고- 음악도 듣고- 휴게소에 들르면 맛있는것도 사먹고..

그렇게 갔다오고 나서....... 저한테, 왜 같이 가쟈고 했는줄 아냐고 하더군요-

니가 하도 그런거에 불안해 하고 해서-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나, 누구라도 나한테 관심을 가질려고 한다면, 난 여자친구 있다고.... 그렇게 사람들한테 보여주고.. 너도 안심시키고.. 그러고 싶었다고 하던 사람입니다....

 

출국전날, 마지막으로 얼굴보려고-만나자고 했더니,

저보고 짐 싸는거땜에 너무 정신이 없는데...자기네 동네로 올수 없냐고 하더라구요-

도무지 남친 얼굴 보고서- 집에 돌아오는 버스를 탈수 없을것만 같다고 했더니,

그럼 자기가 우리동네로 오겠다고 하더군요-

버스정류장에서 만나서- 미리 사놨던 음료수도 한모금씩 하고-

벤치에 앉아서 얘기도 좀 나누고-

집에 데려다 주겠다며 걷기 시작했습니다.

손을 잡고 집까지 오는길에 어찌나 눈물이 나는지......

그리고 집이 어찌나 이리도 빨리 가까워져 오는지.....

동네 골목길을 빙빙돌고 또 돌고....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어보려고 동네 골목골목을 빙빙 돌았습니다....

남친도 그걸 아는지, 자기 죽으러 가는거 아니라고 달래면서- 머리도 슥슥- 쓰다듬어줬구요-

알면서도 같이 걸어줬습니다.....

그렇게.. 집앞에 도착하고- 집에 도착하면 전화하겠다고 입맞춤도 해줬던 그사람입니다...

그날 저녁에 잠자기 전에는,

오빠 없이도 씩씩하게 잘 지내라고.... 사랑한다고 문자까지 보냈던... 그 사람입니다...

 

미국에 도착하고- 이틀만에 전화가 와서 전화 한통화 했습니다...

그 뒤로는 전화도 없고-

네이트온에서 2번 정도 만났는데-

분명- 우리끼리 대화는 하고 있는데-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싸이에 커플다이어리도 저만 쓰고-

방명록에 글도 저만 남겼습니다.....

분명- 싸이에 들어가보면- 조금씩 변화가 있는거 같은데...

인터넷을 한다는 얘기인데, 왜 나한테 연락을 하지 않을까.......... 소식을 전하지 않을까......

이상하다..  뭐지.. 불안한데.. 하면서도. 에이~ 설마.. 아니다.. 그럴리 없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2주쯤 지났을까요......

저희 커플스킨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빠만 스킨이 다른걸로 바뀌어 있는겁니다....

그래서- 스킨 바꿨네 ㅠ 커플스킨인데.. 말도 없이....나혼자서 커플스킨 해놓으면 어째~ㅠ

하면서 글을 남겼더니,,,,

오빠는 더이상 우리 ○○이한테 남친으로 있을 수 없을것 같다는 이별통보를 받았습니다...

더 나은 ○○이가 되었으면 좋겠답니다.....

○○이한테 어울리는 사람 만나랍니다.....

그래서 행복했으면 좋겠답니다.....

오빠를 실컷 욕해도 좋다고 합니다.....

 

네.... 실컷 욕이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라도 하고 나면...속이라도 시원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러고 나면.........

우리가 만난 시간이, 추억들이 다 거짓이 될것만 같아서 그럴수가 없습니다.....

이상하게도 그사람한테 만큼은 그러면 안될것 같아서 그럴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2주만에 우리는 헤어졌습니다.. 일방적인 통보로....

 

오늘... 그사람 생일인데........

축하메세지... 남길까 말까.. 백번, 천번 만번 고민했는데......

도무지 남길 수가 없습니다.....

 

휴대폰 사진첩에, 디카에, 싸이에,

우리가 함께 한 추억, 우리가 함께한 사진, 정말 너무너무 많습니다.....

 

그사람 여름이면 땀도 많이 흘리고 더위를 많이 타서-

데이트 하는 날이면- 전날 제가 미리 작은 패트병에 얼음물 얼려서 가방에 가지고 다녔습니다.

손수건으로 싸놨다가- 손수건 좀 시원해지면- 목에 걸쳐주기도 하고-

덥다고 하면- 얼음물 마시라고 꺼내주기도 하고-

 

저.... 아직 그 사람.. 못 놓겠습니다......

이렇게 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아.................

이사람...... 내가 정말.. 사랑.. 이라는 감정으로 만났구나...

좋아하는게 아니라..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만났구나...........

좋아하는 감정을 사랑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죠-

저도 사실, 약간 그런게 있었습니다.

그저, 내안에서 내가 제일로 많이 좋아하는 사람..

내 자신이 내 자신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고보니, 알것 같습니다......

전.. 그사람을 사랑했습니다......

아니요,  아직도 사랑하고 있습니다......

 

자존심 접고- 그사람한테 우리 섣불리 이렇게 헤어질게 아니라-

오빠가 정말 나를 한순간이라도 사랑하긴 했다면,

다른 커플들.. 권태기 올때면, 잠시 떨어져서 지내듯이,

우리도 여기서 잠시... 헤어짐도 진전도 없는... 일시정지 해두는건 어떻냐고....

일시정지 해두고 그렇게 이상태로 지내는건 어떻냐고..... 했습니다.

내 왼쪽 네번째손가락에 커플링도 그대로이고- 함께 찍은 스티커사진도 지갑속에 그대로라고.....

돌아오는 그사람 반응은..... 그저 행복하랍니다.. 좋은 사람 만나서......

 

냉정하게 돌아서는 그사람 너무 밉지만,

아직 제 마음은 정리가 안되었고......

혹시라도, 그곳에서 힘들면- 이렇게 나랑 헤어진거 후회하게 된다면-

전화해도 된다고.... 전화해서 실컷 울어도 된다고.....돌아와도 된다고......

손 내밀면.... 잡아주겠다고 했습니다......

 

만약, 그사람이나,,, 주위사람들이 이 글을 보면-

저한테 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저......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한, 한 여자의 하소연이었다 생각해주세요~

 

두서 없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