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보는 눈은 어떻게 키우는 건가요?

눈사람2014.05.04
조회16,784


안녕하세요
가정 환경이 안 좋았던 24살 여자 대학생입니다.
가정 환경을 간단하게 쓰자면 아홉 살 때 부모님 이혼하신 후에 교회에서 살다가, 열다섯 살 때 목사에게 성추행당하고 가출해서 청소년 쉼터 살다가, 열여덟 살 때 가정이 회복되어서 집으로 돌아갔다가, 지금은 학교때문에 혼자 살고 있어요.

최근에 그 목사를 고소하려고 예전 일을 자세히 떠올리다 보니 우울증이 심해져서 여성가족부에서 해주는 심리상담을 받기 시작했거든요. 참 도움 많이 받고 살죠..

그 고소의 바람은 지나갔고 제 상태도 많이 괜찮아져서 요즘은 일상 상담을 하고 있는데요.




본론은

전 상담 선생님이 답답해하실 정도로 남자를 잘 못 봐요..
가정에서 화목한 모습을 못 보고 자라다 보니
남자가 좀 이상해도 이상하다는 점을 못 알아채는 것 같아요

지금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환경이 나쁘지는 않아요.
좋은 분들이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공부에만 전념해서 꽤 좋은 대학교도 다니고 있거든요. 주변 친구들도 이전에 쉼터에서 만난 친구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가정환경은 좋은 편이고 (경제적으로가 아니라 정서적으로)

제가 정서적으로 겁이 많아서 사람을 곁에 두고 보다가 친한 친구에서 서서히 연인으로 발전하는 편인데도
어쩜 그렇게 그런 사람들만 골라서 사귀는지
제가 못 알아챈 건지, 썸 탈 때는 나쁜 사람인 걸 티를 안 내는 건지, 아니면 내가 그렇게 만드는 건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사귀는 도중에도, 헤어질 때도 정말 상처를 많이 받아요.
상담선생님이 연애 과정을 자세하게 말해달라고 하셔서 다 얘기했더니 선생님의 그런 모습은 처음 봤을 정도로 어이없어하시며 한숨을 푹푹 쉬시고 걱정해주셨어요.
환경이 달라지면 삶이 바뀔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저 자신이 달라지지 못한 걸까요?




제가 나쁜 남자를 좋아한다던가 그런 건 절대 아니에요.
애초부터 그런 삶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어서 공부했던 거고 남자답고 박력있고 사나이같은 남성상 전 정말 혐오하는데요

욱하는 성질, 무책임한 면 등의 특징을 이런 글에서 단어로 보면 당연히 저도
(뭐 욱한다고? 무책임? 저런 남자는 절대 안 돼!) 하고 생각하지만 눈으로 보고 겪을 때는 저게 욱하는 건지, 저런 행동이 무책임한 행동인지 전혀 판단이 안 서요. 다들 아주 착하고 천사같은 사람들로 보여요. 어릴 때 봤던 폭력적인 어른들에 비해서는 천사같아서 그런 걸까요?ㅋㅋ 매체에서도 제가 겪은 일과 비슷한 일이 나오고 많은 사람들이 분기탱천해서 저런 쓰레기같은 놈이 다 있냐고, 최악의 케이스라고 얘기할 때 저는 (아 그렇게까지 심한 일이었구나) 하고 생각하며 얼떨떨해해요.

지금 어울리는 친구들과는 연애중일 때 서로에게 연애상대에 대한 얘기를 거의 안 하는 편인데
상황이 파국으로 치닫고 나서 헤어졌다고 얘기하면
(그래 걔 평소에도 한 번씩 욱하더라)
(그런 행동은 좀 무책임하네)
라고 말하거든요. 그런데 전 정말 이게 안 보여요........

어떻게 해야 저도 볼 수 있을까요




저에 대해 말하자면
제가 애착이론상 회피형이라
예전에는 다른 사람의 애정을 전혀 받아들이지 못하고 상대가 조금만 식는 것 같아도 떠날까봐 안절부절 못하면서 먼저 도망가는 아주 피곤한 스타일이었는데요
이때는 강렬한 자극, 소유욕, 집착 등을 사랑이라고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제 어린시절에 익숙했던 공포, 폭력 등과 비슷한 강렬한 자극이니까요.

이런 저를 바꿔보려고 했는데 방법이 잘못된 건지
여전히 회피형이지만, 상대에게 마음을 많이 안 주고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그러려무나 받아들이는 아주 프리한 스타일이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상대가 어떻게 상처를 줘도 딱히 상처로 받아들이지 않고 좋게 넘겨요. 그러다가 정말 큰 상처 하나 받으면 그때서야 헤어지는 거에요....

강렬한 자극에 중독된 삶에서 벗어나려고 일부러 더 잔잔한 사람을 만나고, 갈등이 있어도 내가 참거나 좋게좋게 말로 해결하고 절대 헤어지지는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나 스스로 사람 보는 눈도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 이 노력이 잘못이었던 걸까요?




제가 생각해 본 해결책은

1. 아주 마음이 잘 맞고 편안하지 않으면, 즉 조금이라도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으면 파국으로 치닫기 전에 (우린 소울메이트까지는 아닌 것 같다) 잘 말하고 좋게 끝내는 것. 어쨌든 많은 사람을 진심으로 만나보는 것

2. 영화나 책으로라도 대리 경험을 하는 것ㅠㅠ

이렇게 두 가지가 있거든요
하지만 이것도 확실한 방법은 아닌 것 같아서
여기 글을 올려서 다른 분들 얘기도 들어보자 하고 글 쓰게 된 거예요.


좋은 연애의 모습, 자기만의 사람 보는 기준, 경험담 등 어떤 말이라도 제게 도움이 될 거예요. 도와주세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