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이별의 이유란 건 없는걸까요

덩그러니2014.05.05
조회1,481

 

회사 다니면서 잠깐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만난 사람이었습니다.

서로 처음 본 순간 반했었어요.

2주동안 썸타고 전화로 고백을 들었었죠.

 

일을 성실하게 하고 섬세한 남자였어요.

분위기 좋은 까페를 알아본다거나..먹고싶은 게 있으면 맛집을 찾아보고..

만날 때에는 고데기로 머리도 말아보고 잘라도보고..

변화를 주면서 제게 잘보이려하던..조금..서툴렀지만..귀여웠던..

 

저는 인천에 살면서 압구정으로 회사를 다녔고

그는 구로디지털단지에 살면서 합정으로 회사를 다녔어요.

 

알고보니 그는 한 학년이 남아있는 상태였어요.

실습이라는 명목으로 바로 취업하자...라는 계획이었는데..

마지막 졸작이 하고싶어 학교로 돌아가기고 했다면서..

본가인 천안으로 이사갔죠.

3월부터 새학기가 시작했고, 과대표가 되면서..

엄청나게 바빴어요..(과대표, 영화동아리장, 스터디그룹 등..)

 

100일에는 그 흔한 축하한다는 말 없이..과제하다 잠들었죠.

다음날 미안했는지 사랑한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그래도 매주 저를 보러오려 노력했고..그때마다 차려입고 왔었어요.

힘든 집안사정을 말해주었어서..사정이 있을 땐 못볼 때도 있었지만..

선배가 불러..무주에 갔다가 저를 보러오려다..차가 매진되어 제가 다시 천안으로 가라며..

싸우기도 했었지만..

연락이 잘 안되어..그걸로도 다투었던 적이 있지만..

한 번도 큰소리 내며 싸운 적은 없었어요.

저는 늘..존댓말로..이러해서 이런 기분이었다..오빠가 이렇게 해주면 좋을 것 같다.

혹시 내가 예민한 것 같냐..아니면 오빠도 내게 뭔가 바라는 게 있느냐..

내가 부탁을 하건..강요를 하건..오빠의 의견없는 솔루션은 솔루션이 아니니..

오빠도 무언가 원하는 게 있다면 말해라..

이런식이었죠.

그치만 오빠는 항상..그냥 너의 그대로가 좋다고..바라는 거 없다고..

 

조금씩 변하는 그가..고마웠는데..

벗꽃놀이 가기로 한 날에..잠수를 탔어요..

전날까지도 걱정해주던 사람이..

 

헤어지고..한동안 카톡프사도 안바꾸더니..

이제는 반나절에 한번씩 바꿔요.

남자후배들이랑 찍은 사진으로..

여자는 없는 것 같은데..

(저랑 사귈 땐...온 세상에 다 자랑하고 다녔거든요..;;)

 

 

쓰면서도...알아요.

연인사이의 많은 일들을..여기에 다 적을 수 없으니..

여러분들이 들려주시는 답이 정답일리가 없다는 것을..

그런데..

잡아봤자..다시 잡힌다한들..잘 될리가 없다는 걸 아는데..

왜 자꾸..

왜그럴까요 저는..

잠수타고 한동안...밥도 잘먹던 제가..왜그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