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바지사장' '마마보이' 사장 밑에서 두 달간 아르바이트를 하였다. 사장이 운영하는 매장은 다름 아니라, 요새 뜨고 있는 브랜드, '널리 이롭게 함'이라는 정신을 구현하겠단 요식업 프랜차이즈다(이쯤 말했음 다들 알겠지). 앞서 내가 사장을 두고 '바지사장' '마마보이'라 표현한 것은 간단하다. 매장의 실세가 사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1. 뭐만 하면 엄마를 찾는 사장
매장에는 사장의 엄마도 그와 함께 상시 근무한다. 그리고 이 사장 엄마가 매장의 실세다. ‘수렴청정’이란 말이 있다. 조선시대 때 나이 어린 자식이 왕이 되면 엄마가 그를 대신하여 나라를 통치하는 일을 일컫는 말인데. 매장 돌아가는 꼴을 친구들에게 설명할 적엔, 이것 말고는 정말 알맞은 단어를 찾을 수가 없었다. 본사에서 직원이 와도 “엄마가....”, 점심메뉴 정할 적에도 “엄마가....”, 하다못해 직원들 임금 관리/지급할 적에도 “엄마가....”
2. 회식이 원래 본인 사비 털어 하는 건가요
직원관리 엉망이다. 남들 다 해봤다는 회식 한 번 나는 해본 적 없다. 사장은 그리 돈이 아까웠나 보다. 나는 4만원씩 회비걷어 우리끼리 대신 한 것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매장이 삐걱댈 수밖에 없었던 일은 이뿐만이 아녔다.
3. 근로계약서 미작성에, 부당해고, 이런 게 갑의 횡포
근로계약서 미작성(500만원 이하의 벌금)은 물론이거와, 요리경력 굵직굵직한 베테랑 형은 부당해고까지 당하였다(이 얘기는 뒤에서 다루기로 한다). 주방에서 일하는 다른 형은 사장의 친구되는 사람이다. 헌데 사장은 자기 친구인 그를 두고, 그저 친구란 이유로 근로계약서도, 출퇴근 기록카드도 부러 작성 안했다. 친구 되는 형에게는 대충 이 정도면 되겠지, 라는 선에서 돈을 주었다. 그래서 그게 얼마만큼 적은 돈인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나는 당최 이해할 수가 없다. 10년지기 친구 관계에서, 앞으로 돈이 오가는 사이가 되면 더욱 각별히 주의 기울이지 않나? 행여나 의가 상할 일이 다분할 지 모르니 말이다.
4. 왜 '부당해고'냐면
부당해고 얘기를 다뤄보자. 일단 편의상 사장의 엄마를 '엄마사장', 아빠를 '아빠사장'이라 이름하겠다. 사장과 엄마사장은 매장에서 상시 근무를 하지만. 아빠사장은 다른 직업을 갖고 있어서 정말 어쩌다 한 번 슥 매장에 들르곤 한다. 글쎄 아빠사장이 판단할 적에도 우리 매장이 그렇게 별로였나 보다. 아빠사장 표현에 따르면 매출도 시덥잖고, "오합지졸"이라나 뭐라나.. 여하튼 본인도 충분히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는지. 하루는 베테랑 형을 호출하여 술자리를 가졌다.
술자리의 성격은 뻔했다. 정치적이었다. 아빠사장은 자신이 마련한 술자리서 베테랑 형과 술을 마셨다. 베테랑 형에게서 가게 매출에 크게 도움이 될 노하우를, 조언 삼아 전수받기 위함이었다. 사실 베테랑 형은 같은 매장의 다른 지점에서 무려 실장으로 일을 하다 넘어 온 사람이었던 탓이다. 근데 여기서 잘 생각해야한다. 조언이라는 게 말이야 쉽지. 본인이 직접 개고생해서 하나하나 몸과 머리에 새긴 노하우를 남에게 덜컥 전해주는 게 과연 온당할까. 그래도 베테랑 형은 아빠사장의 성의를 보아 얼추 조언을 해주었다. 왜냐하면 그것을 대가로 평소 직원들에게 불합리했던 몇몇 사장과 엄마사장의 태도 개선을 약속받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날 술자리는 평화롭게 파해졌다.
결과적으로 형은 잘렸다. 왜냐? 엄마사장 눈 밖에 났기 때문. 거칠게 말하자면 띠꺼워서 잘린 거다(이 사실을 증명 가능한 녹취도 있다). 정황을 살피어보니, 아빠사장이 전한 말이 아예 와전됐다. 엄마사장이 베테랑 형을 부당하게 자르면서 했던 말이 아주 가관이다. "야, 너가 남편한테 이간질 해갖고는 나 설거지나 하라고 시켰다며? 아주 웃긴다 너" 매출증가를 꾀하며 베테랑 형에게 아빠사장이 먼저 접근을 했다. 그리고 형은 직원들 근무환경 개선을 담보로 원하는 답을 내주었다. 근데 아빠사장은 말을 어떻게 했길래, 앞뒤 맥락 다 자르고 사람을 아주 (피고용인 주제에 감히 고용주에게 덤비는?)싹수 없는 놈으로 만들어놨다. 사람이 참 무섭다. 결국 형만 바보됐다. 왜냐면 형은 그딴 말 지껄인 적이 전혀, 절대 없었기 때문이다.
5.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나요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냔 말은 공허하다. 왜냐면 사람보다 돈이 먼저인 모순은 우리에겐 일상적으로 되풀이 됐기 때문이다.
하루는 이런 일이 있었다. 식기세척기를 거쳐 나온 수저, 포크, 돈가스 자르는 나이프 등이 한 바가지다. 그럼 홀 서빙 알바생 셋은 짬을 내어 마른 헝겊으로써 그것들의 남은 물기를 닦아내야 한다. 일을 빠르게 하기 위해서 바구니에 손을 너어 휘휘 저었다. 뭐, 숟가락은 숟가락대로, 포크는 포크대로 솎아내기 위함이었다. 순간 나는 억, 하고 소리를 냈다. 가시가 불쑥 솟아오르듯, 바구니 속에서 웬 과도(과일 깎는 칼) 하나가 시퍼렇게 날이 서갖곤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하마터면 자칫 검지손가락만한 길이로 손바닥을 깊게 베일 뻔 하였다.
다들 눈이 휘둥그레. 알바생들은 연신 내게 '괜찮아?' 물었다. 입으론 괜찮다 말했지만. 괜찮긴 개뿔. ㅈ될 뻔했다. 얼마나 가슴을 쓸어내렸는지 모른다. 근데 나는 그 때 엄마사장의 표정 아직도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 별일 아닌 척. 어쩜 그리도 태평할 수 있는지. 나는 너무 당혹스럽고 황당해갖곤 불특정 다수에게 물었다. 대체 이게 왜 여깄는 거냐고. 이 바구니 속에는 수저, 포크, 돈가스 자르는 나이프, 끽해야 깍두기 담는 반찬 그릇 정도만 담겨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엄마사장이 가만있다가 이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그거 저기 있던 거야. 엉뚱한 대답이었다.
실수로 그릇을 깬 적 있었다. 이 곳의 노동강도는 상당하다. 일의 능률을 높이겠답시고 쟁반을 양손에 쌓고 또 쌓아 나르는 일 역시 허다하다. 당연히 위험도 따른다. 한 번은 앞서 말했듯, 파스타 그릇을 떨구었는데. 깨지는 동시에 이리저리 그릇의 파편이 튀었다. 같이 일하는 알바생들 입에서는 괜찮냔 말이 바로 나왔다. 감사했다. 근데 사장은, 그런 거 없었다. 쌩을 깠다. 내가 그릇 한 장 값보다 못 한가 싶은 굴욕감이 들었다.
6. 책임? 그게 뭐지, 먹는 건가?
갑질도 제대로 된 사람이 하는 거다. 이를테면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 갑질도 잘 하는 법이라 생각한다.
관료제는 외려 관료제를 꼼꼼하게 지킬 적에 크게 망해버리는 때가 있다. 잘못된 리더를 만났을 때다. 리더가 잘못 판단했을 적엔 명령을 잘 지켜도 망하는 거다. 그것 말고도 명령체계가 엉망일 때도 망하는 데 크게 한 몫한다.
나는 가끔 헷갈린다. 사장이 정말 사장인지. 아님 엄마사장이 정말 사장인지 말이다. 입 아프니 더는 말 안 하겠다. 하루는 홀 서빙 알바생도 잘라내지 못한, 손님의 항의가 있었다.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와, 손님이 여기 사장 나오란, 그런 상황. 근데 사장도, 엄마사장도, 나몰라라 잠수를 탔다. 이게 일상적인지라 무덤덤하게 느껴지는 내가 다 싫을 정도다.
7. 나라면 다른 음식점을 가겠어
튀김 새우가 들어가는 메뉴가 있다. 손님이 그걸 주문하였다. 그리고 이내 항의가 들어왔다. 새우가 초록색이란다. 상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알바생이 그것을 엄마사장에게 알렸다. 음식과 관련된 셋팅, 조리, 이런 것들은 홀 서빙 알바생들의 소관이 아니니, 묻고 알리는 게 당연하다. 여하튼, 엄마사장은 절대 상하지 않았다며 박박 우기었다. 바꿔달라 항의 부탁 들어온 그 메뉴가 다시 나갈 판이 분명했다.
보다 못한 베테랑 형이 다른 새우로 바꿔줘서 얼추 상황은 무마됐다. 미심쩍었던 알바생은 스마트폰 검색을 하곤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거기서 단언코 말했다. 새우가 초록색이나 검정색으로 변색됐을 경우, 상한 거라며 절대 먹지 말 것을 거듭 강조했다나 뭐라나..
가끔 일손이 부족하면 엄마사장의 친구분이 일하러 오신다. 엄마사장을 도와, 주방에서 조리된 음식의 세팅을 거드는 일을 하는데.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심히 위생에 어긋남에도 불구, 모자를 착용하지 않은 적 자주 있었다. 그리고 그날 여러 차례, 주문된 음식에서 긴 머리카락이 나왔었다. 예사로운 일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한숨을 쉬었다. 모자쓰라 해도 안 썼으니까.
그리고 덧붙이자면, 여기 위생 별로다. 개 별로다. 큰 깍두기 봉지 꺼내려(반찬으로 나가는 깍두기가 다 떨어지면, 통 안의 것을 다른 것으로 새로 옮기어 담아야) 주방의 큰 냉장고 문을 열었다. 그러곤 습관처럼 깍두기 봉지를 꺼내는데 심히 놀랬다. 그 옆 구석에 웬 바지락? 조개살로 추정되는 해물 대여섯 개가 삐쩍 말라갖곤 냉장고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기 때문.
8. 결국 우리는
나는 이 일을 더이상 할 수가 없었다. 농담 반 진담 반 여기 더 있다가는 암 걸릴 것만 같다 주변에 말한 적도 많았다. 여하간. 때문에 '합의해지', 말그대로 사장과 합의하여 일을 관두게 되었다. 나를 포함하여 5명의 사람이 같은 날 일을 관두게 되었다. 이야말로 직원관리 엉망으로 했단 사실을 방증하는 셈 아니겠는가.
그러고 월급날인 오늘 5월 5일(4월 한 달의 임금이 입금되는 날). 여느 때면 3시엔 돈이 들어와 있어야 했는데 밤 11시 돼서야 돈이 들어왔다. 그것도 닦달하지 않았음 내일로 넘어갔을 게 분명했다. 사장은 마지막까지 치졸했다. CD기를 확인했는데. 글쎄 4월 30일 날 관둘 적에 꼭 지급 하겠다 내게 약속했던 주휴수당은 쏙 빠져있었다. 그리고 사장은 연락두절이다. 몹시 화가 난다. 심지어 주방 (사장 친구라 했던)형은, 은행 이체 한도 핑계를 대는 사장으로부터 4월 월급 한 푼도 아직 못 받았다. 참 가관이다.
9. 받는 돈 액수는 하나도 변함없다
(하루는 일기에 이런 글도 쓴 적 있었다. 그 때의 빡침이 지금도 생생히 전해질 정도다)
셋이서 빨빨 뛰댕겨도 벅차 뒈질 일을, 둘이서 꾸역꾸역 기어코 해치우고야만 이 신발x100스러움이여. 1/3몫을 하다가 1/2몫으로. 보다 높아진 노동강도를 꿋꿋히 견디어냈음에도, 받는 돈 액수는 하나도 변함없다. 그래서 잔뜩 벼르고 있다.
....
장황한 내 글을 읽어준 당신께 심심한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 제목에 이미 충분히 드러나 있는 것 아닐까.
어느 것 하나 왜곡한 사실 없다. 심지어는 관련 녹취도, 증거자료도 마련해뒀다.
나는 주휴수당 명목으로 15만원 넘는 임금이 체불됐다. 한 푼도 받지 못하였다. 주휴수당을 미지급하는 건 엄연한 범법행위다. 주휴수당 미지급 역시 임금체불로 간주되어 사업주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사실, 다들 마땅히 알고있었음 한다.
마마보이 사장, 생에 처음 이 가게 망했음 좋겠단 생각을 했다
소위 '바지사장' '마마보이' 사장 밑에서 두 달간 아르바이트를 하였다. 사장이 운영하는 매장은 다름 아니라, 요새 뜨고 있는 브랜드, '널리 이롭게 함'이라는 정신을 구현하겠단 요식업 프랜차이즈다(이쯤 말했음 다들 알겠지). 앞서 내가 사장을 두고 '바지사장' '마마보이'라 표현한 것은 간단하다. 매장의 실세가 사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1. 뭐만 하면 엄마를 찾는 사장
매장에는 사장의 엄마도 그와 함께 상시 근무한다. 그리고 이 사장 엄마가 매장의 실세다. ‘수렴청정’이란 말이 있다. 조선시대 때 나이 어린 자식이 왕이 되면 엄마가 그를 대신하여 나라를 통치하는 일을 일컫는 말인데. 매장 돌아가는 꼴을 친구들에게 설명할 적엔, 이것 말고는 정말 알맞은 단어를 찾을 수가 없었다. 본사에서 직원이 와도 “엄마가....”, 점심메뉴 정할 적에도 “엄마가....”, 하다못해 직원들 임금 관리/지급할 적에도 “엄마가....”
2. 회식이 원래 본인 사비 털어 하는 건가요
직원관리 엉망이다. 남들 다 해봤다는 회식 한 번 나는 해본 적 없다. 사장은 그리 돈이 아까웠나 보다. 나는 4만원씩 회비걷어 우리끼리 대신 한 것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매장이 삐걱댈 수밖에 없었던 일은 이뿐만이 아녔다.
3. 근로계약서 미작성에, 부당해고, 이런 게 갑의 횡포
근로계약서 미작성(500만원 이하의 벌금)은 물론이거와, 요리경력 굵직굵직한 베테랑 형은 부당해고까지 당하였다(이 얘기는 뒤에서 다루기로 한다). 주방에서 일하는 다른 형은 사장의 친구되는 사람이다. 헌데 사장은 자기 친구인 그를 두고, 그저 친구란 이유로 근로계약서도, 출퇴근 기록카드도 부러 작성 안했다. 친구 되는 형에게는 대충 이 정도면 되겠지, 라는 선에서 돈을 주었다. 그래서 그게 얼마만큼 적은 돈인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나는 당최 이해할 수가 없다. 10년지기 친구 관계에서, 앞으로 돈이 오가는 사이가 되면 더욱 각별히 주의 기울이지 않나? 행여나 의가 상할 일이 다분할 지 모르니 말이다.
4. 왜 '부당해고'냐면
부당해고 얘기를 다뤄보자. 일단 편의상 사장의 엄마를 '엄마사장', 아빠를 '아빠사장'이라 이름하겠다. 사장과 엄마사장은 매장에서 상시 근무를 하지만. 아빠사장은 다른 직업을 갖고 있어서 정말 어쩌다 한 번 슥 매장에 들르곤 한다. 글쎄 아빠사장이 판단할 적에도 우리 매장이 그렇게 별로였나 보다. 아빠사장 표현에 따르면 매출도 시덥잖고, "오합지졸"이라나 뭐라나.. 여하튼 본인도 충분히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는지. 하루는 베테랑 형을 호출하여 술자리를 가졌다.
술자리의 성격은 뻔했다. 정치적이었다. 아빠사장은 자신이 마련한 술자리서 베테랑 형과 술을 마셨다. 베테랑 형에게서 가게 매출에 크게 도움이 될 노하우를, 조언 삼아 전수받기 위함이었다. 사실 베테랑 형은 같은 매장의 다른 지점에서 무려 실장으로 일을 하다 넘어 온 사람이었던 탓이다. 근데 여기서 잘 생각해야한다. 조언이라는 게 말이야 쉽지. 본인이 직접 개고생해서 하나하나 몸과 머리에 새긴 노하우를 남에게 덜컥 전해주는 게 과연 온당할까. 그래도 베테랑 형은 아빠사장의 성의를 보아 얼추 조언을 해주었다. 왜냐하면 그것을 대가로 평소 직원들에게 불합리했던 몇몇 사장과 엄마사장의 태도 개선을 약속받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날 술자리는 평화롭게 파해졌다.
결과적으로 형은 잘렸다. 왜냐? 엄마사장 눈 밖에 났기 때문. 거칠게 말하자면 띠꺼워서 잘린 거다(이 사실을 증명 가능한 녹취도 있다). 정황을 살피어보니, 아빠사장이 전한 말이 아예 와전됐다. 엄마사장이 베테랑 형을 부당하게 자르면서 했던 말이 아주 가관이다. "야, 너가 남편한테 이간질 해갖고는 나 설거지나 하라고 시켰다며? 아주 웃긴다 너" 매출증가를 꾀하며 베테랑 형에게 아빠사장이 먼저 접근을 했다. 그리고 형은 직원들 근무환경 개선을 담보로 원하는 답을 내주었다. 근데 아빠사장은 말을 어떻게 했길래, 앞뒤 맥락 다 자르고 사람을 아주 (피고용인 주제에 감히 고용주에게 덤비는?)싹수 없는 놈으로 만들어놨다. 사람이 참 무섭다. 결국 형만 바보됐다. 왜냐면 형은 그딴 말 지껄인 적이 전혀, 절대 없었기 때문이다.
5.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나요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냔 말은 공허하다. 왜냐면 사람보다 돈이 먼저인 모순은 우리에겐 일상적으로 되풀이 됐기 때문이다.
하루는 이런 일이 있었다. 식기세척기를 거쳐 나온 수저, 포크, 돈가스 자르는 나이프 등이 한 바가지다. 그럼 홀 서빙 알바생 셋은 짬을 내어 마른 헝겊으로써 그것들의 남은 물기를 닦아내야 한다. 일을 빠르게 하기 위해서 바구니에 손을 너어 휘휘 저었다. 뭐, 숟가락은 숟가락대로, 포크는 포크대로 솎아내기 위함이었다. 순간 나는 억, 하고 소리를 냈다. 가시가 불쑥 솟아오르듯, 바구니 속에서 웬 과도(과일 깎는 칼) 하나가 시퍼렇게 날이 서갖곤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하마터면 자칫 검지손가락만한 길이로 손바닥을 깊게 베일 뻔 하였다.
다들 눈이 휘둥그레. 알바생들은 연신 내게 '괜찮아?' 물었다. 입으론 괜찮다 말했지만. 괜찮긴 개뿔. ㅈ될 뻔했다. 얼마나 가슴을 쓸어내렸는지 모른다. 근데 나는 그 때 엄마사장의 표정 아직도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 별일 아닌 척. 어쩜 그리도 태평할 수 있는지. 나는 너무 당혹스럽고 황당해갖곤 불특정 다수에게 물었다. 대체 이게 왜 여깄는 거냐고. 이 바구니 속에는 수저, 포크, 돈가스 자르는 나이프, 끽해야 깍두기 담는 반찬 그릇 정도만 담겨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엄마사장이 가만있다가 이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그거 저기 있던 거야. 엉뚱한 대답이었다.
실수로 그릇을 깬 적 있었다. 이 곳의 노동강도는 상당하다. 일의 능률을 높이겠답시고 쟁반을 양손에 쌓고 또 쌓아 나르는 일 역시 허다하다. 당연히 위험도 따른다. 한 번은 앞서 말했듯, 파스타 그릇을 떨구었는데. 깨지는 동시에 이리저리 그릇의 파편이 튀었다. 같이 일하는 알바생들 입에서는 괜찮냔 말이 바로 나왔다. 감사했다. 근데 사장은, 그런 거 없었다. 쌩을 깠다. 내가 그릇 한 장 값보다 못 한가 싶은 굴욕감이 들었다.
6. 책임? 그게 뭐지, 먹는 건가?
갑질도 제대로 된 사람이 하는 거다. 이를테면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 갑질도 잘 하는 법이라 생각한다.
관료제는 외려 관료제를 꼼꼼하게 지킬 적에 크게 망해버리는 때가 있다. 잘못된 리더를 만났을 때다. 리더가 잘못 판단했을 적엔 명령을 잘 지켜도 망하는 거다. 그것 말고도 명령체계가 엉망일 때도 망하는 데 크게 한 몫한다.
나는 가끔 헷갈린다. 사장이 정말 사장인지. 아님 엄마사장이 정말 사장인지 말이다. 입 아프니 더는 말 안 하겠다. 하루는 홀 서빙 알바생도 잘라내지 못한, 손님의 항의가 있었다.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와, 손님이 여기 사장 나오란, 그런 상황. 근데 사장도, 엄마사장도, 나몰라라 잠수를 탔다. 이게 일상적인지라 무덤덤하게 느껴지는 내가 다 싫을 정도다.
7. 나라면 다른 음식점을 가겠어
튀김 새우가 들어가는 메뉴가 있다. 손님이 그걸 주문하였다. 그리고 이내 항의가 들어왔다. 새우가 초록색이란다. 상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알바생이 그것을 엄마사장에게 알렸다. 음식과 관련된 셋팅, 조리, 이런 것들은 홀 서빙 알바생들의 소관이 아니니, 묻고 알리는 게 당연하다. 여하튼, 엄마사장은 절대 상하지 않았다며 박박 우기었다. 바꿔달라 항의 부탁 들어온 그 메뉴가 다시 나갈 판이 분명했다.
보다 못한 베테랑 형이 다른 새우로 바꿔줘서 얼추 상황은 무마됐다. 미심쩍었던 알바생은 스마트폰 검색을 하곤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거기서 단언코 말했다. 새우가 초록색이나 검정색으로 변색됐을 경우, 상한 거라며 절대 먹지 말 것을 거듭 강조했다나 뭐라나..
가끔 일손이 부족하면 엄마사장의 친구분이 일하러 오신다. 엄마사장을 도와, 주방에서 조리된 음식의 세팅을 거드는 일을 하는데.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심히 위생에 어긋남에도 불구, 모자를 착용하지 않은 적 자주 있었다. 그리고 그날 여러 차례, 주문된 음식에서 긴 머리카락이 나왔었다. 예사로운 일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한숨을 쉬었다. 모자쓰라 해도 안 썼으니까.
그리고 덧붙이자면, 여기 위생 별로다. 개 별로다. 큰 깍두기 봉지 꺼내려(반찬으로 나가는 깍두기가 다 떨어지면, 통 안의 것을 다른 것으로 새로 옮기어 담아야) 주방의 큰 냉장고 문을 열었다. 그러곤 습관처럼 깍두기 봉지를 꺼내는데 심히 놀랬다. 그 옆 구석에 웬 바지락? 조개살로 추정되는 해물 대여섯 개가 삐쩍 말라갖곤 냉장고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기 때문.
8. 결국 우리는
나는 이 일을 더이상 할 수가 없었다. 농담 반 진담 반 여기 더 있다가는 암 걸릴 것만 같다 주변에 말한 적도 많았다. 여하간. 때문에 '합의해지', 말그대로 사장과 합의하여 일을 관두게 되었다. 나를 포함하여 5명의 사람이 같은 날 일을 관두게 되었다. 이야말로 직원관리 엉망으로 했단 사실을 방증하는 셈 아니겠는가.
그러고 월급날인 오늘 5월 5일(4월 한 달의 임금이 입금되는 날). 여느 때면 3시엔 돈이 들어와 있어야 했는데 밤 11시 돼서야 돈이 들어왔다. 그것도 닦달하지 않았음 내일로 넘어갔을 게 분명했다. 사장은 마지막까지 치졸했다. CD기를 확인했는데. 글쎄 4월 30일 날 관둘 적에 꼭 지급 하겠다 내게 약속했던 주휴수당은 쏙 빠져있었다. 그리고 사장은 연락두절이다. 몹시 화가 난다. 심지어 주방 (사장 친구라 했던)형은, 은행 이체 한도 핑계를 대는 사장으로부터 4월 월급 한 푼도 아직 못 받았다. 참 가관이다.
9. 받는 돈 액수는 하나도 변함없다
(하루는 일기에 이런 글도 쓴 적 있었다. 그 때의 빡침이 지금도 생생히 전해질 정도다)
셋이서 빨빨 뛰댕겨도 벅차 뒈질 일을, 둘이서 꾸역꾸역 기어코 해치우고야만 이 신발x100스러움이여. 1/3몫을 하다가 1/2몫으로. 보다 높아진 노동강도를 꿋꿋히 견디어냈음에도, 받는 돈 액수는 하나도 변함없다. 그래서 잔뜩 벼르고 있다.
....
장황한 내 글을 읽어준 당신께 심심한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 제목에 이미 충분히 드러나 있는 것 아닐까.
어느 것 하나 왜곡한 사실 없다. 심지어는 관련 녹취도, 증거자료도 마련해뒀다.
나는 주휴수당 명목으로 15만원 넘는 임금이 체불됐다. 한 푼도 받지 못하였다. 주휴수당을 미지급하는 건 엄연한 범법행위다. 주휴수당 미지급 역시 임금체불로 간주되어 사업주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사실, 다들 마땅히 알고있었음 한다.
부당해고 당한 형은 부단히 다른 일자리를 찾곤 있으나,
지금도 부당해고 그 분을 쉬이 삭이지 못하고 연거푸 한숨을 쉬고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