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출판사)의 저작물 도용

박중호201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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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샘터(출판사)의 저작물 도용   ▲ 이젤디자인 측이 지난 4일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샘터가 홈페이지 디자인을 도용했다며 글을 올렸다.

[파이낸셜투데이=이혜현 기자] 국내 최장수 월간 교양지를 출판하고 있는 굴지의 출판사 ‘샘터’가 웹 디자인 업체의 디자인 저작물을 도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샘터는 저작권 보호 등에 앞장서야 할 출판업체라는 점에서 비난 여론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샘터는 저작권을 침해 당한 업체 측의 사실관계 확인 등 강한 항의에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서는 촌극을 벌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8일 웹 에이전시 이젤디자인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지난해 12월 초 샘터와 ‘홈페이지 표준화’ 작업을 골자로 한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양측은 계약 체결 이후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당초 370만원에 제작하기로 했으나 샘터 측의 무리한 요구가 계속되면서 제작비용(인건비 등)이 1000만원을 훌쩍 넘었다.

또 제작 기한 역시 12월말에서 1월말까지 연기되는 등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게 됐다.

양측은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결국 2월초 계약을 파기했다. 계약 파기의 원인 제공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김정원 샘터 경영지원실 대리는 “당초 제작기한보다 한 달을 더 연기해줬지만 이젤디자인은 홈페이지 제작을 완성하지 못했다”면서 “그동안 작업한 부분에 대해 웹표준코딩 테스트를 요구했지만 이젤디자인이 이를 거절하고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젤디자인은 샘터의 주장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이승훈 이젤디자인 관리실장은 “보통 1000만원이 넘는 계약이라면 홈페이지 완성 후 웹표준코딩 테스트를 디자인업체가 하는 것이 관례”라면서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제작 의뢰자 측이 자체 점검 후 오류 부분에 대해서만 디자인 업체 쪽에 시정요구 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샘터는 웹표준코딩 테스트 전부를 이젤디자인이 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우리는 더 이상의 손해를 막기 위해 이를 거부하고 먼저 계약을 파기했다”면서 “샘터 측이 업계의 관행을 모르고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고 반박했다.

저작물 도용 후 “몰랐다” 발뺌

샘터는 이젤디자인과 계약을 파기한 후 또 다른 외주업체에 홈페이지 제작을 의뢰했다.

정작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불거졌다. 샘터와 새로 계약한 제작사가 이젤디자인이 기존에 만든 저작물을 도용한 것이다.

업체 책임 주장하다 뒤늦게 사태수습
출판사가 저작권 소중함 몰랐나 ‘비난’

이젤디자인은 계약 파기와 동시에 계약금을 샘터에 돌려주고 기존에 작업한 홈페이지 URL 경로를 차단했다. 하지만 외주업체가 이젤디자인이 작업한 홈페이지 코딩소스 중 디자인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도용했다.

이젤디자인은 지난달 28일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샘터에 항의했다. 하지만 샘터 측은 홈페이지 제작 담당자가 휴가 중이라는 이유로 이젤디자인의 항의에 대해 일절 대응하지 않았고 저작물 무단 사용은 계속됐다.

  샘터(출판사)의 저작물 도용   ▲ 논란 후 바뀐 샘터 홈페이지.

공론화 후 슬그머니 수습

이젤디자인의 항의가 계속되자 샘터는 “우리는 모르는 일이다. 외주업체 책임”이라고 발뺌했다. 외주업체는 이젤디자인 저작물 도용을 시인하고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이젤디자인은 샘터가 외주업체의 저작물 도용을 몰랐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샘터에 진정성 있는 사과와 무단 도용에 따른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젤디자인의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샘터는 해당 업체가 수십만명의 접속자 수를 자랑하는 ‘오늘의 유머’라는 사이트에 관련 사실을 올리며 공론화되자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 서는 촌극을 벌였다.

특히 저작물 도용과 관련, 취재에 나서자 샘터 측은 “양측이 합의했으니 끝난 일”이라는 상식 밖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박은숙 샘터 경영지원실 이사는 “외주업체의 실수로 이젤디자인이 제작 한 CSS 소스를 사용했다”면서 “문제가 된 소스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있다. 게시물을 내리는 조건으로 양측이 합의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게시물에 대해 명예훼손 및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하려고 했으나 법적 대응을 철회키로 했다”며 끝까지 저작물 도용이 아니라는 주장을 폈다.

이승훈 이젤디자인 관리실장은 이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 해도 피해 보상액이 적다. 또 샘터 측이 명예훼손으로 맞대응하겠다고 해서 샘터는 도용행위를 멈추고, 이젤디자인은 게시글을 삭제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외주업체는 도용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샘터는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씁쓸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