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2년이 채 안 된, 11개월짜리 아기를 키우는 여자 입니다.
며칠 전, 시부모님이 저희 부모님께 "얘들이 이혼 한다는데 만나서 이야기 좀 합니다" 라며 전화를 하셨다더군요.
저희가 그 전 날 사소한 부부싸움을 했거든요. 그 길로 남편은 제 전화 모두 수신거부 했고 말 없이 외박해서 본가에서 잤습니다. 그래놓고 저보러 더이상 애정 없으니 이혼하자고 통보 하더군요. 싸울때마다 이혼타령하는 남편 버릇 고쳐놓으려고 그러자 했던 것이 발단이였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시부모님 전화 받았을 때만해도 '애들이 싸우다 욱해서 이혼소리 했나본데 부모인 우리가 잘 타일러서 다시 화해하게 만들자'는 자리인 줄 알고 나가셨답니다.
근데 시부모님 자리 잡자마자 따지듯 물으시더랍니다. 애를 왜 그렇게 키워서 시집 보냈느냐고, 당신 딸 때문에 우리 아들 인생 망치게 생겼다고... 완전 어른이 아이 다그치듯이 이성 잃은 모습으로 저희 부모님께 따졌다 하더군요.
시어머니가 그러더랍니다.
1. 앞동 사는 시작은엄마 좀 오지 말라고 해라.
:라고 제가 말했데요. 애 낳은지 한 달도 안 됐을 때, 앞동 사시는 시작은엄마가 반찬 갖다준다고 두 번 정도 들르셨었어요. 근데 전화도 없이 딱 집 앞에 오셔서 벨 누르는 바람에.. 저 한참 잠 못 자고 예민할 때라 남편에게 "작은엄마가 전화는 좀 하고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은 있습니다. 근데 그걸 오지 말라고 그랬다더라, 하시더군요.
2. 기저귀가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길래 왜그러냐 물으니 남편 왈, 쟤 원래 게으르잖아요.
:이렇게 남편이 대꾸했다는 것 까지 친절하게 이야기 하더래요;; 신생아 때 기저귀가 많이 나와서 그때그때 못 버린 건 잘못 맞습니다. 근데 그걸 말한 남편이나, 그렇게 말하더라고 말을 전하는 시어머니나.. 그당시 기저귀 챙기지 못 한 건 인정하나, 저.. 남편이 그만 좀 치우라고 할 정도로 집안정리 완벽하게 하는 사람 입니다. 신생아 때 그런 것 가지고 일러바친 남편과 그걸 말하는 시어머니..
3. 큰댁 아주머니 싸이코라고 했다고 거짓말.
:결혼하고 첫 명절 때, 큰댁 아주머니가 저보러 점심 먹고 가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친정 가려고 한다니까 계속 점심도 안 먹고 가게? 라며 하시길래 좀 황당했습니다. 왜냐면 그 집 시집 간 딸은 친정 온다고 명절 당일 새벽에 올라오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본인 딸도 새벽에 친정 올라오면서 왜 나보러는 점심 먹고 가라는 거냐"고 투덜댄 적이 있는데 제가 그랬다는 이야기를 전하면서 큰댁 아주머니 싸이코라고 했데요;; 어이가 없었습니다.
4. 싸우면서 카톡 이야기 주고 받은 거 캡쳐해서 시어머니에게 보여드림.
:남편이 싸우면 상대방을 약올려놓고 제 말은 안 듣는 타입이라 저도 열받아서 육두문자 써가며 남편에게 악의에 찬 카톡 보낸 건 사실입니다. 근데 그걸 고대로 캡쳐해서 시어머니에게 보낸 남편..
5. 지깟년이 뭔데 내 아들 죽었으면 좋겠다고 했냐며 화 내는 시아버지.
:저희 부모님께 그러더랍니다. 지깟년이 뭔데.. 이번에 싸우다 제가 말 끝에 "당신이 전화 안 받아서 처음엔 무지 걱정하다가 나중엔 차라리 어떻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더라! 당신이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라고 하니 1초도 안 돼서 "야, 난 니가 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매일 하고 살아"라고 했는데, 자기가 한 말은 쏙 빼놓고 저 혼자만 남편 죽길 바라는 말 한 미친 며느리가 됐더군요. 아무리 그렇다 한들 저희 부모님께 절 지깟년이라고 표현하다니..
이거 말고도 정말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많은 일들을 가서 일러바쳤더군요. 그것도 자기한테 유리한 부분은 부풀려서, 불리한 부분은 쏙 빼고... 남편이 시어머니랑 자주 통화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뒤로 제 험담하고 다니는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제가 "어떻게 35살 먹은 사람이, 그것도 남자가 미주알 고주알 엄마한테 가서 이르냐" 했더니 "나 없는 말 한 거 아니잖아" 하는 사람 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아들한테 그런 말을 들었다 한들 진위여부도 따져보지 않고 다짜고짜 저희 부모님 찾아와서 도대체 애를 어떻게 키웠기에 저모양이냐며 저런 애를 왜 시집 보냈느냐 하는 시부모님..
저를 가르치며 살겠다며 합가를 주장하시더니, 저도 모르는 새에 부동산에 집까지 내놓으셨더군요. 이혼 아니면 합가, 둘 중 하나 고르라네요. 정말 이 집안사람들의 바닥을 보는 나날 입니다.
남자들, 원래 이런가요?
있었던 일도 대충 이야기 해서 곤란한 일 만드는 건 봤어도, 남자가 시시콜콜 이간질까지 해가며 엄마한테 이르는 경우는 처음 봤습니다. 그리고 그걸 그대로 전하는 시모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제가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게 현명한 방법일지 궁금합니다.
당신 아들 말만 좀 들어보지 말고 내 얘기도 좀 들어보라 하기엔, 귀 막고 내 아들말만 듣는 분들입니다.
정말 답답해 미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