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 나의 결혼식.

도와주세요2014.05.24
조회1,614

안녕하세요

이제 결혼7개월차 들어가는 신혼아닌 신혼입니다.

그냥 이런저런 글을 보다가

제 넋두리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ㅎㅎ

저의 결혼식......

작년10월에 결혼했구요.

신랑과는 고등학교때 친구.

엄연히 따지면 친구의 남자친구였던 그 친구가

지금의 제 신랑.

8년만에 우연하게 서울에서 만나게 되고 연락하며 1년만 연애하고

결혼하자는 약속을 하고.

그렇게 했던 약속이 현실이 되어 결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나를 보자마자 연애는 조금만 하고 얼른 결혼하라던 시어머니.

아직 결혼은 이르다며 첫번째 상견례에 나오지않았던 아빠를

극구 설득설득시켜 2번째 상견례에 날잡고, 그렇게 진행된 결혼이었죠.

이제부터 시작됩니다.

저의 파란만장 결혼식이....

 

1. 신랑 회사내의 예식장에서 다른행사가 있어 결혼을 진행할수 없다하여

경쟁회사의 예식장에 계약금을 걸고 예약까지 해놓았는데

어찌 경쟁회사에서 결혼식을 할 수가 있냐며

회사에서 으름장을 놓는바람에 일단 취소...

그러더니 워터파크 야외에서 결혼식을 할 수 있게해주겠다고함.

그 순간에는 뭔가 신선하기도 하고 야외결혼식이라는 임팩트가 있다며

아무것도 걱정하지 말라며 나를 안심하게 만들었었죠.

근데 그냥 야외결혼식도 아니고, 아니 야외결혼식장이 원래 있었던것도 아니고

워터파크의 야외결혼식에

제대로 된거 있었어야죠. 신부대기실도 없구요, 메이크업실도 없구요

폐백할 수있는곳도 없어요.

야외결혼식인데 식은 야외에서 밥은 실내에서 먹으랍니다. 이 무슨.....

그래도 어찌저찌 결혼은 해야하니 정말 울며불며 많이도 싸웠습니다.

 

2. 결혼식 몇일전부터 사랑니의 통증이 심하게 오기 시작합니다.

여태 남들 사랑니 날때 신큼도 안하던 그놈이 이제 슬슬 찾아오더니

결혼식전날 엄청난 통증을 동반...

 

3. 아마 결혼식전날 피부관리 받는사람은 저밖에 없었을껄요-

그래도 일단 받아야 하니 받고 있는데 급하게 전화가 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셨대요..."

"전 할머니가 없는데요..."

"잠시만요 다시 확인해볼게요"

"얼른 옷갈아입으세요. 할머니가 돌아가셨대요"

 

결혼식 바로 전날, 신랑의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멍해졌죠. 아직 한번도 뵈지 못한 할머니었지만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일단 진정.

 

4. 신혼여행을 꼭 가야겠냐고 합니다. 그러더니 어떻게든 꼭 가라고 합니다.

갈수있나요?... 어찌 할머님이 돌아가셨는데 저희좋자고 신혼여행을 갑니까.

그래도 신랑 꼭가자고 합니다.

장난하나...........................

비록 제주도였지만, 다 취소했습니다.

호텔 항공 렌트까지 싸그리 싹다

울면서 취소취소취소....

 

5. 폐백을 드릴수가 없다고 합니다.

할머님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절은 할수도 받을수도 없다고..

폐백음식 준비한거 이미 금액까지 다 지불되었지만, 찾아가지 않겠다고 울면서

전화를 합니다. 업체에............

 

6. 결혼식장에 신랑의 친척, 가족분들이 오시지 않을거라고 합니다.

장례식장에 가야 하기 때문에..

 

7. 결혼식날 당일아침.

엄마를 모시러 간 신랑에게서 문자가 옵니다.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야외에서 결혼식을 할수없어 실내로 옮겨야 한다고.

..................

 

8. 하필오늘. 오늘 나의 결혼식 아침!!!!

그분이 찾아옵니다. 여자에게 한달에 한번 오는 그분..

아침부터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9. 메이크업을 위해 간 그날의 나의 결혼식장.

아무것도 준비되어있지 않은채 그릇만 왔다갔다 이동되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신부는 결혼식날 아침부터 펑펑 웁니다.

신랑에게 이새끼 저새끼 소새끼

온갖 새끼가 다 나오며 욕을 퍼붓고...

 

10. 참담한 현실에 좌절하며 계속 울었답니다.

 

11. 결혼식이 끝나고, 친구들이 모여있는 펜션...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장례식장으로 오라며

친구들과의 뒤풀이도 함께하지 못합니다.

 

12.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경상도로 달려갑니다...

도착한곳은 장례식장입니다.

 

13. 다음날 아침, 사랑니가 퉁퉁부어 얼굴이 탱탱해졌습니다.

다시 장례식장으로 갑니다.

억지로 곡소리를 내라며 시킵니다. 그래야 고인이 잘 돌아갈수있다고..

그렇게 억지로 내던 곡소리가

서러움과 슬픔과 이런 현실이 슬퍼 진짜로 진심으로 울고있습니다.

 

14. 끝이 아닙니다.

산으로 갑니다. 할아버님과 합장을 하기 위해 산을 탑니다.

얼굴은 붓고 눈도 붓고 계속 울며 또 산을 갑니다.

아프고 지쳐 결혼한지 하루만에 새신부는

차안에서 쪽잠을 청합니다.

 

15. 끝이 났나봅니다.

신혼여행은 못갔으니 부산이라도 가자며 부산으로 갑니다.

사랑니가 팅팅부어 아무것도 못먹고, 병원을 전전하다 돌아옵니다.

 

다시 일상으로.....................

경사와 조사가 겹치면 잘산다고 하는데.

저 과연 지금 잘살고있는걸까요?

결혼식전날까지도 프로포즈 하지 않으면 난 식장에 입장하지 않을거라 했는데.

그 흔한 프로포즈도 받아보지 못해 지금도 응어리에 남아있는데

얼마전 부부의날은 회식이라며 절 혼자두게 만들더니.

출근길 짐이 한가득인데도 데려다주기는 커녕

택시를 타고 가라며 으름장을 놓고. 그렇게 저를 아침부터 눈물나게 만들더니.

결혼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2세2세2세하시니......

 

저 과연 지금 잘 살고있는게 맞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