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의 직장남입니다.
집이 강북쪽이고 직장이 서초쪽이라 7호선을 타고 출퇴근을 하는데요. 얼마전부터 지하철을 타려고 하면 뭐랄까 참 불편하더군요.
요즘 지방선거가 이제 일주일도 안 남았잖아요. 그래서 그렇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하철 입구에서부터 아줌마 알바분들께서 삼삼오오 모여 인사하고 지하철 내려가면 카드 찍는 곳까지 무슨 첩보요원 배치해놓은 것마냥 구석구석 서 있으면서 명함같은 것들을 나눠줍니다. 그런걸 꼭 봐야 공약을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받아봤자 어차피 버릴게 확실해서 거절하거나 피해가는 편이지만 그 때마다 드는 생각은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불편하다는 것입니다.
선거는 기본적인 권리요 의무니까 굳이 거창하게 논하고 싶지도 않고,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선거 자체가 아닌 유세 방법에 대한 것입니다. 시민들이 받아주지도 않는 다소 어색한 느낌의 인사만 허공에 날리고.. 지나가는 사람들 십중팔구 엉겁결에 받긴 했지만 제대로 보지도 않습니다. 한 번 쓱 보고 지하철 계단이나 입구쪽에다 버리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입니다. 그 전단지나 명함 인쇄하는 비용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청소는 청소대로 해야하고 돈은 돈대로 들고...
요샌 그래도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나라 돌아가는 꼴이 한 마디로 초상집인지라 그네들도 선거 유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도 예전에 비하면 그나마 조용히 하는 편이긴 하더군요.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다면 어땠을까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을거라는게 개인적인 짐작입니다.
8년전 딱 이 맘때였던가, 학교 졸업하고 잠깐 편의점 알바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때도 선거철이었습니다. 하루종일 춤추고 가사 개사해서 노래 계속 틀어놓는데 그런 소음공해도 없더군요. 가게 안에서 시끄러워 죽는줄 알았고, 선거 유세하면 그래서 무지하게 진력났던 기억밖에 없습니다. 꼭 그렇게 해야하는 건가요. 집에 배달 온 유인물이나 인터넷 등으로 공약 충분히 확인할 수 있고 따져볼 수 있는데 마치 쌍팔년도마냥 주요 거점에 이리저리 사람 세워두고 억지로 인사 시키고 이것저것 나눠주면서 길 가는 사람 방해하고 전단지 때문에 거리는 더럽혀지고.. 까놓고 얘기해서 내세울게 없으니 얼굴이나 홍보해서 각인시키자는 무대뽀적인 심보로 후보들끼리 서로 경쟁하는건지..
저도 6월 4일날 선거할 겁니다. 집에 유인물 배달 왔더군요. 주말동안 보면서 누굴 찍을건지 정할건데요. 그 후보들... 솔직히 평소에 누군지도 몰랐고 공약을 지킬거란 기대같은 건 없지만 그래도 그나마 나은 사람 뽑아 더 좋은 삶을 살고자 합니다. 근래에 사고에 대처하는 모습 때문에 후진국 소리를 면치 못하지만 국민들이 그렇게 바보는 아닙니다. 굳이 양아치 폰팔이들처럼 길가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 방해하고 억지 인사하고 유인물 안 뿌려도 투표할 사람들은 끝까지 하고 안 할 사람들은 끝까지 안 합니다. 시민들에게 선택권을 주세요. 그냥 조용히. 화장실 들어가기 전이랑 나올 때랑 다르다고, 언제나 선거 즈음 유세방식은 그냥 화장실 급한 사람 같습니다.
P.S : 이런 것들도 그렇지만, 평소엔 전혀 모르는 번호로 선거 관련 문자 오는건 정말이지 뭐인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