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지나간 다음에 그때를 추억하면 "아 그때가 내가 진짜 좋았을 때네, 그때가 내가 전성기였네"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잖아요 보통, 그 당시엔 잘 모르고. 그때 참 행복했었다, 좋았다... 그러는데. 신기하게 요즘, 공연을 하는 내내 그런 생각이, 확신이 드는 거에요. 내가 나중에 뒤돌아봤을 때, 이 순간은 내가 손에 꼽을 만큼 아름다운 시절이야라는 게, 그날을 살면서 느껴지는 거에요. 공연을 하면서.
그래서, 어 이런 감정은 진짜 처음인데? 이게 그날을 살고 있는 와중에 "오늘 진짜 오늘은 나중에 돌아봤을 때 진짜 베스트 추억이 될 날이다"라고 느끼면서 살 수 있는 날이 며칠이나 돼요. 다 지나고 나서야 "아 그때가 좋았다" 이러지. 근데 공연을 하는 내내 그런 마음인거에요.
물론 첫날은 빼고. (웃음) 첫날은 진짜 너무 떨려가지고 그랬었는데, 그 다음날부터는 진짜 되게 행복하구나, 난 진짜 행복한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 관객분들 눈 마주치면서 "어, 이쯤되면 쪼금 지루해하실 것도 같은데" 싶은데 웃고 있는 얼굴을 보면서, "아 나 지금 사랑받고 있어, 아 나 지금 너무 큰 사랑을 받고 있어" 이렇게 실시간으로 막 느껴지니까,
정말 막 공연 끝나고 집에 가는 날에는 행복해 죽을 것 같다. 그렇게 잠못이루며 이주일을 공연을 했는데, 그 밤도 오늘이 마지막일거라고 생각하니까 되게 많이 아쉽고, 진짜 지금 공연을 하고 있지만 또 공연을 하고 싶고.
제가 가사 실수도 많았고 멘트도 막 횡설수설했던 것도 많았고, 노래도 좀 아쉬운 날도 있었고 그랬는데, 그런 빈 부분을 여러분들이 다 하나하나 채워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아 이래서 관객이 공연의 일부라는거구나 이런 거를 이번에 진짜 제대로 느꼈어요.
여러분들께 진짜 감사한 게, 지금 이 순간은 아마 내가 살아갈 인생에서 손에 꼽을 날일 거에요. 그건 진짜 백프로 확신할 수 있는데, 그 조각에, 그 하루하루의 조각 조각에 여러분들 450분이 다 계세요. 저라는 아이에게 되게 고마운 일을 해주신 거에요. 그래서 정말정말 감사하다고, 그리고 제가 요새 진짜 행복하다고 매일매일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항상 공연 말기쯤 되면 제가 집중력이 떨어져서 이 얘길 못 하다가 마지막날이 되어서야 이 얘기를 하네요. 함께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