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주면 변한다는 남자..

밍밍해2014.06.10
조회604

스물넷 여자입니다

한 살 많은 스물다섯 오빠랑 일년넘게 연애중인데

이것저것 복잡한 문제로 고민끝에 판을 찾았네요

긴글이 될수도 있지만 꼭 조언 부탁드려요ㅠㅠ

 

 

 

작년 봄 우연히 알게된 지금 남친과는

남들의 부러움을 사는 사이좋은 커플이었습니다

몇달 전까지만 해도요..

 

처음 사귈 당시에 전 대학생이었고 남친은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회사에서 열심히 하는지 또래에 비해 꽤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본인이 모은 돈으로 어린 나이에 차도 갖고 있었구요

 

제가 대학때문에 다른지역인 부산에서 자취를 하고 있어서

남친이 거의 매주마다 제가 있는 곳에 와서 주말마다 데이트를 했는데

 

유명한 밥집, 술집부터 부산에 갈만한 곳은 남친이랑 거의 다가고

한두달에 한번씩은 다른지역으로 여행도 다녔습니다

 

 

 

그런데 남친에게 긴 슬럼프가 왔습니다

 

저랑 사귄지 4,5달쯤 지났을 때 남친이 교통사고를 냈어요

일요일이었는데 그날따라 저랑 같이 더 있고싶다고

자취방에서 자고 월요일 출근하는 길에 졸음운전을 했다네요...

 

근데 그때 공사판에 일하시는 인부 10명을 태운 차를 박았대요

게다가 보험을 제대로 안들어 놓았는지 모든 손해배상을 해야한다더라구요

그쪽에서 요구하는 금액이 대략 2천만원 이었습니다

 

적금을 깨고 부모님께 도움도 청했지만

남친 차 수리비까지 내고나니 천만원정도가 부족해서

매달 100만원씩 나누어서 갚기로 했대요 

그래서 남친은 저랑 만나는것도 줄이고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근데 이게 무슨일인지

한참 뒤에 안 사실이지만 그 사고난지 한 두달쯤 지났을때

회사에서 팀장과 문제가 생겨 회사를 그만뒀다 하더라구요

말은 그만뒀다지만 거의 잘린거나 다름없는듯 했어요

 

처음엔 얘기를 안해서 몰랐는데 저녁마다 연락이 너무 안돼서 싸우다가

회사 잘리고 아르바이트로 대리운전을 한다는걸 알게되었어요

 

한달마다 갚아야하는 돈이 100만원인데다

사고난 이후로 그동안 썼던 카드값이 밀려서 감당이 안된다 했습니다

그러면서 너무 힘들다고 돈을 빌려줄수 있겠냐 하더라구요

 

 

그땐 제가 학원 아르바이트로 돈을 어느정도 벌던 때였고

그렇게 큰 금액이 아니라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저때문에 사고가 난 것 같고

그동안 너무 철없이 받기만 한것같아 미안하기도하고

또 남친이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이 마음아프기도 했어요

 

 

 

그제서야 느낀거지만 남친이 절 만나면서 돈을 너무 많이 썼더라구요

 

사실 저는 나름대로 밥을 얻어먹으면 술은 제가 사고

남친이 영화를 보여주면 팝콘이라도 사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남친이 원래 스타일이 그런지 제가 계산하는걸 싫어하고

제가 좀 비싼식당에서 계산을 하면 거기에 맞춰 비싼 술이나 디저트를 사줬어요

여행을 갈 때에도 항상 기름값이나 숙박비는 본인이 계산했구요

가끔씩 기념일도 아닌데 불쑥불쑥 선물같은것도 자주 했어요

 

그런게 회사를 그만두고나니 당연히 힘들수밖에 없었겠지요

 

 

 

 

근데 곧 해결될 줄 알았던 남친 취업이 거의 7개월동안 미뤄졌습니다

대리운전해서 번 돈은 100만원씩 갚는데 다 쓰는 것 같았고

다른 회사에 면접도 보는 것 같았지만 잘 안됐습니다

집에는 회사를 그만둔걸 말할수 없다고 해서 낮엔 피시방에 있곤 했어요

친한 친구들에게도 자존심때문인지 그런걸 전혀 얘기해지 않더라구요

 

방학때는 제가 집에 가 있었는데 남친집 근처라

낮에 만나서 점심도 자주 사주고 시간도 같이 보내고

엄마차를 빌려서 드라이브도하고 영화도 보러가고 했어요

힘들어 할때마다 위로해주고 웃겨주고 기분전환도 시켜주고

그래도 난 자기뿐이라며 나쁜생각 안하게 노력했습니다

 

사고나고 회사 잘린후로 너무 우울해해서 어떻게든 힘이 되고 싶었어요

 

남친은 그 후로 두번 더 돈을 빌려달라고 했고

저는 그때마다 별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돈을 빌려줬습니다

 

 

 

 

그런데 요즘 이 남자가 그런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사실 남친은 두달 전쯤 새로운 회사에 들어가서 지금은 일을 하고있는 상태입니다

빚도 거의 다 갚은것 같구요

차에 들어가는 돈이나 기본적인 보험료 같은것만 내는 것 같습니다

자존심 상해할까봐 월급이나 돈 쓰는건 자세히 안물어봐서 얼마를 버는지는 모르겠네요

 

근데 처음에는 자존심 상해서인지 제가 뭐라도 해주려고하면 괜찮다 미안하다 그러고

좀 굶어도 된다고 같이 밥먹자고 하면 피하곤 했는데

 

지금은 내야할 돈이 부족하면 돈버는 친구들도 있는데 저한테 먼저 얘길 꺼내구요

만나기로 하고도 매일 늦거나 연락이 안될때도 있어요

또 밥을 먹고도 제가 계산하는게 당연한지 혼자 나가버리구요

어떤영화 개봉했던데 보고싶다, 오늘은 뭐가 먹고싶다 그런얘기도 이젠 아주 잘해요

가끔은 저한테 담배 사달라는 얘기까지 하네요

 

돈은 솔직히 제가 좀더 많이 낸다고해서 잘못된것도 아니고

남친도 점점 안정되어 갈거라 생각하지만

약속이나 표현하는 부분에서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그리고 이건 제가 이해못하는 부분일수도 있는데

남친이 일을 쉬는동안 살이 15키로 정도가 쪄서 맞는 옷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매일 똑같은 트레이닝복에 가끔은 슬리퍼를 신고 나오기도 하네요

 

처음엔 사람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살도찌고

자기 자신을 관리하기도 싫어지고 하니까 그러려니했는데

오랫동안 계속되니 저에게 잘보이고싶은 마음조차 없는거 아닌가 싶어요

 

한 번 친구 생일이라 축하해주러 간다는데 청바지에 깔끔한 흰 티셔츠를 입고 가더라구요

 

 

 

결정적인건 지난주 일인데

얼마전 남친이 이제 돈 버니까 어디 좀 나갈수 있다고

해운대 모레축제에 가기로 약속을 했었어요

바다에서 놀다가 저녁도먹고 술도먹었는데 제가 실수로 카드하나를 놓고와서

돈이 좀 부족할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남친한테 사정을 말하니 남친이 지갑을 아예 안가져 왔다는 겁니다

급하게 나온다고 잊었다고 하는데 갑자기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네요

 

다행이 돈은 부족하지않아서 계산은 했지만

어떻게 놀러가자고 약속해놓고 카드하나 아니 만원짜리한장 안가져오는지

그러면서 주머니에 담배만 챙겨다니는 모습이 너무 실망스러웠습니다

 

 

 

친한 친구들에게 얘기하면 벌써 헤어졌어야 한다느니

너무 잘해줘서 매력이 떨어졌다느니 하거나

한두명은 그래도 처음에 잘해줬는데 받은만큼 해주지않겠냐 하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남친이랑은 어린 나이지만 결혼까지 생각할정도로 많이 좋아해서

힘든 시기에도 지나갈거라 생각하고 참았습니다

저도 취직을 한 상황이 아니라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남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

친구들과 놀때에도 남친이 신경쓰여 전보다 약속을 줄이곤 했어요

 

남친도 그걸 알아줄거라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은 것 같고

요즘은 제가 참다가 마음이 변한건지

아니면 남친이 변해서 제가 그렇게 느끼는건지 모르겠네요

 

 

처음엔 정말 잘해주고 최고인 남자친구였는데

너무 잘해주면 많은 남자들이 변하듯 이남자도 변해버린건지

아니면 아직 상황이 힘들어서 저에게 이렇게 소홀한건지 확신이 없어요

 

혼란스러워서 일주일만 연락하지말자고 했는데

남친은 이유가 있으니까 그런말 하는거라 생각한다며

그냥 알겠다고만 하네요

 

그모습에 저는 또 남친 마음이 의심스럽습니다

 

저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