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고, 사랑하는 친구들아.

2014.06.12
조회142

그냥 여기저기 털어놓을데도 없고, 그냥 막상 속에 혼자 앓고있자니 힘들어서 이런데라도 써봄.

 

말투 오글거릴지도 모르겠다 의식의 흐름에 맞춰 쓰겠음.

 

 

내가 너를 귀찮다고, 시간없다고, 서로 바쁘다고 안만난지도 몇달이 지났네.

그러다가 수학여행 제주도로 간다고 페북에 올린 글을 보고서 야ㅋ기념품 초콜릿 알간?

이런 댓글이나 달고 그런 댓글에 너는 ㅋㅋㅋㅋㅋ생각해봄 이런말이나 달았고..

그게 우리의 마지막 연락이 될줄 나는 꿈에도, 아니 상상조차 할 엄두가 안났어.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졸려서 버티다가 쉬는시간에 잘려고 딱 엎드렸던 그순간에

단원고애들이 탄 배가 가라앉았대!!! 라고 하며 뛰어들어오는 우리반 여자애의 말을 들었어.

솔직히 나 그때는 잉? 이런정도의 리액션만 하고 말았는데, 그 말 뒤에 이어지는게

그랬는데 다 구조됬대! 이거였기에 나는 안심하고 끝나자마자 너한테 전화를 할 생각만 하고

그렇게 잠을 잤었어.

 

근데 그게 다 뻥이라더라. 전원 구조는 무슨.

 

난 솔직히 그 사실을 알고서부터 패닉이 왔어. 수업이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툭 건드리면 울것같은 표정으로 계속 앉아있었지.

너는 구조됬을거야, 당연히, 누군데 구조됬겠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계속 애써 진정을 했고

그날 분위기도 분위기라서 그런지 수업이 일찍 끝나고 야자도 없더라.

핸드폰을 받자마자 너한테 연락을 했는데 아무리 연락을 해도 너는 받지 않더라.

나는 정말 걱정되고, 또 너한테 했던 나쁜짓, 몹쓸짓만 생각나서 멘붕이 왔어.

그리고 학교에서 애들 몇 안남았을 때까지 애써 꾹꾹 참아서 버티다가

친구들 앞에서 선배들앞에서 울어버렸어.

너한테 했던 나쁜짓, 그리고 너한테 했던 미안한짓, 그리고 여태까지 하지 못한 말들만

머리속에 맴돌아서, 너한테 미안하다고 말하고싶은데 못말할수도 있다는 생각에

나는 정말 하염없이 울었어.

 

그리고나서 몇일이 지나고 사망자명단이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나는

시험기간이고 자시고 뒤로한채 뉴스만, 하루종일 뉴스만 보고

인터넷 기사를 찾아보며 네 이름이 있는가, 하는걸 보고있었어.

근데 안뜨더라.

 

몇일이 좀 지나니까 내가 아는 애들이 몇명씩 떠오르기 시작했지.

정말 가슴이 찢어지는 느낌이랄까, 어릴적엔 친인척이 돌아가셔도 아무런 감정이 없었는데

너희가 죽었다는 소리가, 죽음이라는걸 알고나서여서인지 더욱 슬프게 들리고

장례식장에 가서 너희의 영정사진을 보면 해맑게, 예쁘고 잘생기게 웃고있는 너희의 모습을 보니

정말 하염없이 눈물만 흐르더라.

너희 부모님께서 와줘서 고맙다고, 손을 잡아주셨는데

정말 죄송하게도 그앞에서 하염없이 울었어.

장례식장에 가서 보니 친구들도 엄청 많이오고, 다들 너희때문에 울고 난리도 아니더라.

이렇게 좋은사람들 두고 먼저갔으니까 거기선 편하게 지내야한다는 말을 속으로나마 삼켰어.

 

솔직히 이때쯤 되니까 너가 나올거라는, 살아서 돌아올거라는 생각이 거의 안들더라.

뉴스에서 보여주는건 앵무새와 같은 그런 반복되는 내용들 뿐이고,

실종자의 숫자가 줄어들수록 늘어나는건 사망자의 숫자일뿐, 절대 구조자의 숫자가 아닌 순간부터

난 너가 돌아오기만, 그저 돌아오기만 했으면 하는 바람만 가득하고있어. 지금도 마찬가지고.

 

착한바보야, 얼른 돌아와. 보고싶어.

네 얼굴, 그 잘생긴 낯짝좀 들고 얼른 돌아와봐.

내가 맨날 너한테 장난이나 치고 시비나 털고 그런 말만 했지.

그리고 너 나 막 놀리고싶어서, 나 놀래키고 싶어서

안간힘을 썼는데 성공한적 솔직히 별로 없잖아?

ㅋ멍청아 지금이다. 나 진심 태어나서 이렇게 놀라고 슬프고 무서웠던 적 없어.

내사람을, 내 친구를, 내 주위사람을 잃는게 이렇게 슬픈거라는 거를 깨달았어.

 

그러니까, 얼른 나와.

그 차디찬 바닷속에서.

 

사랑한다,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