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4개월이란 시간

안녕2014.06.16
조회468

23살에 오빠를 처음 만났지..

사실 이것보다 더 일찍 우린 끝났어야 했다 생각해..

질질 끌었기 때문에 2년이 넘도록 만날 수 있었다고 난 그리 생각하거든..

내 생애 첫 남자친구이자, 첫 남자였기에 어쩌면 내가 매달리고 귀찮게 했을지몰라.

사실 그래.. 처음 .. 오빠랑 첫경험 했을때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

엄마얼굴은 잘 보지도 못했고, 죄책감에 잠도 못잤어..

지켜오던게 그냥 무너지니까 죽고싶을만큼 오빠가 미웠어 그래서 그렇게 억지부리고 짜증냈었어..

아무리 좋아해도.. 자는건 진짜 아니더라... 철이 없던거지..... 내가 더 완강하게 말했어야 했는데.. 내가 못지킨건데.........

그래도 그거 다 싫은 내색 하면서도 받아주던 오빠가 고맙더라..

근데.. 그래도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변할까..

원래 모든 사람들의 연애초기가 남자가 만나자하다가 한번 자고나면.. 흥미를 잃듯이 그렇게 되는거야?

오빠도 처음이랬으면서. 내가 첫 여자친구이자 첫 여자라면서

저녁에 만나자 약속해놓고, 약속시간 다 되서 미안하다 못만난다. 해버리고..

한두번도 아니고 여섯번이나....... 차라리 빨리 말해주지..

그냥 얼굴만 보는 것도 좋아서 이쁘게 보이고 싶어서 정성껏 화장도 나름 해보고 옷도 입고 핸드폰만 바라보고있었는데....... 약속시간 다되서..... 말하면......

 

 

주말 오후 2~3시쯤 데이트하자 약속해놓고, 전날 저녁부터 올나잇으로 피씨방에 있다가

약속시간 지나서도 자고 있고.. 영화미리 예매했는데... 취소하고 저녁 5시까지 기다리다 전화하면 그때 겨우 전화받고 일어나서 미안하다 하고..

뭐 나도 나중에는 약속시간 지나서까지 자고 전화도 안받았지만.......

 

 

일어나있어도 약속시간에 집으로 불러서 손으로 화장다 뭉개고..

잠만자고.......

 

그래.. 멍청하게 끝까지 아끼지못하고 모든걸 내준 내가 멍청한 년이란거 깨닳았어..

그래서 헤어지자 했는데...... 말함부로 하지말래서 또 참았지..

나중엔.. 진짜 내가 지치더라...... 그래서 말했어 진짜.. 헤어지자고.. 그렇게 자주 말했지만...

 

 

 

그뒤로 1년되기전에....... 스킨쉽도 귀찮아하고 더이상 나랑 있는게 짜증난다는 그 태도가..

 전화로 다퉜을때.. 질린다 말하던 오빠의 말에..... 아.... 이럴거면 이전에 헤어지는게 낳았을텐데.. 싶은 마음만....

 

 

그래 내가 오빠 피곤하게 했는지도 몰라.. 피씨방에서 올라잇으로 피곤할텐데 전화하고 만나자하고.. 그래서 더 확인받고 싶었어 .. 나 얼마나 사랑하는지.. 좋아하는지.. 그럴때마다 짜증내던 오빠보면서.. 아..... 더이상 아니구나 싶더라..

 

내가 조금은 짜증난 상태여서 말투가 조금 사나웠을때, 왜 짜증났는지 이유 다 알면서 꼭 그렇게 말해야 하냐는 오빠말에 좀 열받았어.. 그게 또 섭섭했지.. 오빠는 짜증난 상태였을때, 나한테 짜증난 상태로 말해도 난 받아줬는데... 그게 섭섭해서 이야기하면 오빤 오빠 변명뿐이었고, 뒤따라오는것은 내가 왜 짜증나는 일때문에 오빠한테 말투를 그렇게 써야하는지에 대해 오빠에게 이해시켜보라는 말들었을때... 그래 내가 잘못했어.. 단기알바가서 12시좀 넘어서 밥먹고 그뒤에 미친듯이 뛰어다니면서 일하다가 8시넘어서 용인에서 수원오는 버스타고 오는데.. 그때 긴장풀리면서 걸을수도 없을정도로 배가 고팠는데....... 거기다 대고 왜 그런식으로 이야기 하냐고.....

그래.. 내가 너무 예민했지.. 그래서 배고픈데 왜자꾸 말시켜 라고 했더니... 그거에 전화 안받고 카톡으로 하라하더라?

솔직히 내가 배고프면 예민해진다고 말했었는데 에휴.. 그래.. 모두 내잘못이다.

 

오빠한테 좀 대들었다고 며칠씩 연락안받고.. 미안하다고 해도 카톡도 안보다가

내가 집까지 찾아가서 울며불며 미안하다 했을때 마지못해 받아주듯이 받아주더라?

 

아.. 그때 그냥 끝냈어야 했는데.. 내 눈에 뭐가 씌였긴 했나보다..

 

 

만나자하면 게임할거라하고.. 

2년동안의 오빠를 향한 콩깍지가 그래도 나름 빨리 벗겨졌다싶어..

아니.. 헤어지는 순간에 콩깍지가 벗겨지더라?

 

데이트장소 알아놓고 데이트 비용준비해서 오빠부르라던 그 말 들었을대.. 그때 벗겨지더라..

마치 나는 한번도 돈도 안내고 오빠 뭐 하나도 안사준것처럼 말하는식이라..

오빠가 밥사면 내가 후식샀고.. 그래 초반에 내가 많이 얻어먹어서 진짜 미안하다!!!!!!

 

주변에서 다들 내가 아깝다.. 할때, 난 오빠가 내게 더 아까웠고.. 더 소중했고..

 

오빠네 놀러갔을때, 오빠네 어머님이 물병있었음 한다 하셔서 파리바게뜨 물병 사다드렸는데,

어디서 잊어버리신줄 모르겠지만.. 그거 내가 가져갔냐고 말씀하셨을때 진짜 상처받았어..

오빠도 물어본다는 식으로 말하면서  너 아니지? 라고 말할때.. 하.................

 

 

그뒤로 말실수 한번 했었지.. 오빠네 가족들 있을때, 오빠보다 더 좋은 사람 많다고..

그래.. 그 말실수 하나로 나 성격이상한 여자애가 되었지..ㅋ

 

그래도 나는 나름 노력했어.. 오빠네서 밥먹으면 설겆이하고..

근데.. 오빠네 엄마가 자기 아프다고 나 불러서 설겆이좀 시키라는 말 들었을땐...

그때부터 내 마음이 오빠한테서 좀 많이 떨어진것같아.

 

그래서 오빠네도 잘 안갔고.. 밖에서 만나자하고.. 그랬었지.......

근데 난 왜 오빠가 집으로 오라하면 쪼르르 달려갔을까?

오빠네 엄마도 계셨는데.. 맨날 부스스한 오빠 보러 갔을까...?

맨날 자고 있고.. 방도 엉망이었고.. 그랬는데.. 뭐가 좋다고 달려갔을까..

 

오빠네 엄마 아프셔서 병원에 입원했을때..

 

오빠네 강아지 안씻겨서 냄새나기도 하고.. 좋아하는 사람의 부모님이니까 잘보이고 싶은 마음에.. 그래 오버했지.. 인정해.. 오버했어

오빠네 강아지 씻긴다고..

근데 그때 오빠네 어머님이 그러셨지..

강아지만 씻기지말고 오빠네 집도 청소도 좀하고 빨래도 돌리고 설겆이도 해놓으라고..

 

그때서야 안 것같아.. 아....... 지금까지 걍 파출부같은 존재였던가? 하고..

오빠네 엄마가 딸~ 딸 하면서 부르실때 알았어야 했는데

그게 얼마나 부려먹기 쉽고 좋은 것인지..

오빠네서 밥먹으면 항상 내가 숟가락 젓가락 챙겼고, 뒷정리와 설겆이도 했었어..

가끔 오빠네 엄마가 부엌에서 뭐 시키시면 오빠가 나보고 하라고 눈짓도 줬었고..

 

난 왜 그리 멍청했을까? 진짜.. 나같은 여자애 이용해먹기 쉽구나......

 

 

 

친구들이랑 서울 놀러 가면... 왜 남자친구랑은 안노냐는 친구들 말에 할말이 없더라..

같은 동네 이기때문에 그냥 동네에서 저녁에 만나서 밥먹거나 아이스크림 먹거나..

책방가거나......

 

그러다 옷장에 많은 이쁜옷들... 입어보지못한.. 오빠한테 잘보이고 싶어서 샀던 옷들..

 

보니까 정신이 번쩍 들더라.. 사귄지 2년밖에 안됐는데..

마치 5년 이상 사귄듯한 아니 결혼한것처럼.. 너무 프리하게 만나는 오빠

만날때마다 추리닝바람에 슬리퍼... 오랜만에 데이트로 영화관 갔을때도 그런 차림이던 오빠..

 

그걸로 싸워야 하던 나는.. 왜 내 남자친구의 스타일을 이해못할까? 하는 자괴감도 들었었어...

 

 

 

2년 4개월의 연애기간을 돌아보면서.... 오빠한테 상처준만큼 나도 상처 받았고..

그리고.. 오빠가 해주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하는 나를 보게 되었어..

 

그래서 헤어지자 한거야.....

 

 

서울까진 아니더라도 수원 근처를 돌아만 봐도 커플끼리 놀수 있는 그런곳 참.. 많던데..

난 왜 그런곳은 가보지도 못했을까.. 왜 낮에 우린 만나지도 못하고... 저녁에만 만날까..

 

왜 오빠는 금요일저녁부터 올라잇일까....... 그걸 이해못해주는 나는 나쁜년이구나..

 

많은 자괴감 들었는데.....

 

 

헤어진 지금 느끼는 것은 빈자리보단 익숙함이야..

 

울리지 않는 핸드폰이 익숙하고 연락없는 오빠가 익숙하고..

오히려 친구들의 안부나 카톡으로 오는 클로버나 하트가 더 익숙해..

 

오빠가 그랬지.. 누가 먼저 연락하든 상관없는 거 아니냐고.. 보고싶은 사람이 먼저 연락하면 된다고.... 항상은 아니지만 많은 시간동안 내가 먼저 연락하고 카톡하고 안부묻고...........

만나자고 데이트신청도 하고 기다리고.......

 

이젠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게 후련하면서도 왜이리 무기력하게 느껴질까...

그냥 눈물 자꾸 나려고 하네....... 가끔... 오빠가 안아주고.. 했던게 생각나서..... 

 

마지막 헤어지자 해놓고 질리게 만들어서 미안해.. 안그러면 내가 단념못할것 같았어..

오빠 입에서 진짜 이젠 질린다 너 라는 말 나올때까지 붙잡고 커플링 달라고 하고.

스티커 사진 달라고 해서....... 미안해....... 근데 나 정리 되는 것 같아.

 

오빠가 뽑아준 인형을 봐도 아무렇지 않아..

 

오빠가 초반에 사준 커플티들, 내가 서서히 마음접기 시작했을때 눈치챈건지는 모르지만, 마음 돌리려 노력하던 오빠가 사준 커플츄리닝..

그거 입은 모습보고 오빠네 엄마가 오빠는 왜 엄마꺼는 안사주냐며 뭐라하셨지..

 

 

그중에서도 제일 이해안됐던건 결혼을 전제로 사귄건 아니었는데.. 결혼하면 같이 살자던 오빠네 어머니.. 그리고.. 딸은 부모곁에 있을때 잘하다가 시집가면 친정에 아예 안가야한다고 말하던 오빠네 동생분....

 

그거에 좀 발끈했던 내가 오빠가 산 커플티 입고 있는 동생분에게 뭐라했었지......

그걸로 난 또 오빠한테 혼났었고..

오빠네 어머님이 나한테 모아놓은 돈 있냐고, 내가 어머님을 먹여살려야 한다는 그 말...

확 깨더라고.. 아....... 내가 왜 좋아하고 있는걸까..?

 

 

며칠전엔 키는 170되는데 몸무게가 50도 안되서 살찔려고 열심히 먹다가.. 혹시나해서 물었었어

55까지 살쪘을때 얼굴 살짝만 내려도 턱두개 되던 때가 있었어..

그거때문에 혹시 살찌면 못생겨지지 않을까? 했는데.. 참 고마워 ......

원래 못생겨서 살쪄도 괜찮다고 해준말..

 

친구들이랑 어디 놀러가도 그럭저럭 괜찮다는 말 듣는데.... 그 사람들보다 오빠 한명한테 이쁘게 보이고 싶은건데..... 오빠에겐 내가 못생긴 여친이었구나..... 화장을 해도...

그래서 평소에도 볼잡아 당기면서 못생긴게 라고 한거구나.......

 

 

 

 

 

아............... 같은 동네라도 우리 보는건 앞으로 없을 것같아. 뭐..... 본다면 눈이 마주친다면

미친년처럼 웃어줄께..

아니.. 그냥 쌩하고 지나쳐야하나.........?

 

 

 

 

 

 

 

 

 

헤어진지 3일밖에 안됐지만.. 어느정도 감정이 정리된것같아.

근데 확실히 알게된건.. 오빠한테 실망한것도 있지만.. 오빠네 어머니덕도 있었어..

 

그래서 이제 배운것같아.

 

정말 결혼생각아니면 사귀더라도.. 또다른 사람을 만날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사귀더라도 집엔 절대 놀러가지도 놀러오게도 안할거야..

또 진짜 확신안서면 깊게는 가지 않을꺼야.

아니 어차피 23년 모태솔로였던적도 있었는데.. 앞으로 진짜 내자신을 사랑하고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할때까지는 남자 안만날거야..

 

누군가에게 기대서 내 가치를 찾기보단 내가 내스스로 내 가치를 높일거야..

 

왜 이리 바보같았을까?

정말 중요한건 나 자신인데 왜 오빠가 주는 사랑 받아보려고 그렇게 발버둥치고 그랬을까..

 

글적으면서 마음이 많이 적응되네..

 

만약 내가 결혼할 수 있게 된다면.. 만약 아들을 낳는다면.. 나........

아들 여자친구든, 며느리든..... 내가 당한것처럼은.. 안해줄거야.... 아껴줄거고 인격적으로 대해줄거야.. 소중한 한 가정의 아이로 대해줄거고.... 그럴거야......

 

 

 

 

잘가...... 23살에 만난 내 첫 남자이자.. 내 생애 첫 남자친구.....

 

 

 

후폭풍이 갑자기 몰려와 울고싶어지거나, 혹은 눈물이 그냥 맺혀있거나.. 무기력하거나.. 할땐..

이런 후폭풍 올땐 어떻게 해야하죠?....... 아...... 살찔려고 하는데 이별후폭풍인진 모르겠지만.. 뭔가 입이 궁금하고 그냥 뭐라도 먹고싶어지네요.... 그냥 먹는게 답인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