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내서 글씁니다. 지인이시라면 어떨지......

찬란한인생아2014.06.17
조회53,036

서른 초중반 직장인 여성입니다.

장문의 글을 쓰는게 주변 눈치가 보여 거두절미하고 본론만 말씀드릴게요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와 결혼을 전제로 발전할 수 있을지,

여기서 접어야 하는지 고민이 되어

제 주변분들은 좋게 말씀해주시는데, (제앞이니까 그렇게 얘기하는 거라고 감안은 합니다)

혹시 남친 주변인이라면 어떠실지 하는 맘에 글을 올립니다. 도와주세요

 

저희는 동갑이며, 어릴적 동창이었던 친구의 소개로 알고지낸지는 십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이십대땐 남친이 대쉬하는걸 거절도 아닌 그냥 무시했었는데

사람 인연이라는게 이렇게 만나게 되니 신기하기도 하고 지난날이 아쉽고 후회되기도 합니다.

이십대때 잠깐의 만남 이후 (만남이라고 해봤자 친구들 어울려 노는 정도)

각자 살아가느라 소식도 모르고 전혀 잊고 지내다가 다시 연락하고 만나게 된지는 1년 됐습니다.

 

저는 지방 국립대를 나와 비교적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했고, 지역사회에서 부모님 두분 다 공무원이시고 크게 넉넉하진 않지만 부족함없이 사랑 듬뿍 받고 자랐습니다. 부모님 현직에 계시고 연금 빵빵하게 다 되있어 노후걱정 없으시고, 형제자매 저랑 비교도 안되게 훨씬 엘리트로 주변에서 부러움받는 가정입니다.자라는 동안 학업성적을 중상위권 이상으로 항상 유지했고, 기타 활동에도 적극적이고 리더쉽이 있는 편이었구요. 학창시절부터 꾸준히 적당한 연애를 해오긴 했지만, 학생으로서 지나친 부분은 없었습니다.

 

남친을 소개시킨건 초딩동창이었고, 남친이 제게 호감을 보여 소개시킨 거라고 했습니다.

남친은 어릴적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좀 방황하며 자랐습니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마치고 취업전선에 뛰어들었고, 이후 가정경제 책임지며 여러가지 일을 했었다는 것과 집안에 쌓인 빚을 청산했다는 얘기를 친구 통해 전해들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양아치에 까불고 노는줄만 알았던 남친의 새로운 면을 발견했고, 남친이 워낙 제게 다정하고 헌신적이어서 마음을 열고 이성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지금부터 입니다.

저는 2년전 결혼을 했다가 반년도 채 지나지않아 이혼을 했습니다. 나이가 들어 등떠밀려 선을 봤고 적당히 조건맞으면 살 수 있다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완벽한 판단 미스였습니다. 졸지에 이혼녀 꼬리표가 붙었지만 전 제 삶을 책임지고 만족하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남친이 십년만에 제 연락처를 알게 됐다고해서 안부를 묻는데 전 거리낌없이 처음부터 이 사실을 숨기지않고 이야기했습니다. 남친은 외모가 훌륭해서 여자들에게 인기가 매우 많고, 유쾌하고 재밌는 사람입니다. 어릴적 가정형편이 안좋고, 공부를 안하고, 가출에 비행을 저지르던 시기가 있었다고 해서 이사람의 됨됨이와 매력을 한번도 제대로 보지 못한것 같아 미안하고 안타까웠습니다. 그런 마음이 들수록 저는 제가 포기해버린 사랑을 다시 일깨워준 남친이 고맙고 더욱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저희는 정말 급속도로 깊이 빠졌습니다. 그런데 서로 좋아하는 감정이 커질수록 남친이 조금씩 겁을 내고 주저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남친에게 계속 연락을 해오던 전여자친구의 존재를 알게되었고,

구구절절한 그여자 상황은 다 떠나서, 4~5년 전 사귀었던 사람이었는데 남친이 2천정도 도와줬다고 하더군요. 헤어진 이후 이성적인 감정은 전혀 없다고 하며 4~5년 동안 친구처럼 안부 묻는 정도로 지냈고, 언젠가 돈을 돌려 받아야하기 때문에 연락을 끊을수가 없다고......

이런저런 상황을 들어보니 그여자가 전혀 돈을 갚을 능력도 맘도 없다는 걸 알겠어서 남친에게 몇번에 걸쳐 좋게 상황을 인지시켰습니다. 2천 이상의 값어치로 나를 얻었다고 생각하고 연락끊고 잊었으면 좋겠다... 우리사이에 최대 위기가 올만큼 힘들고 기분상하고 이해안가는 부분도 종종 있었지만 잘 견뎌내어 남친맘도 이제는 다 털어버린 듯 합니다.

 

실제로 남친은 형편이 좋지않아 이런저런 일을 많이 했는데, 한때는 불법적인 일로 큰돈을 벌었다고 하네요. 그때 집안 빚도 갚고 그여자분도 도와주고 했나 보더라구요.

주변 사람들도 어릴적부터 같이 가출하고 어울려놀던 친구나, 일적으로그렇게 연결된 사람들이 많아 불안하고 맘에 걸리긴 했지만, 모두 저 만나기 전에 벌어진 일이니 어쩔수 없는 상황이고, 이젠 정신차리고 열심히 살려고 하는 모습만 보고 믿고 도와주고 싶었어요

저한테는 오히려 작은 돈이지만 급하다고 할땐 제가 돈을 빌려준 적도 몇번 있고요.

과거 여친과 돈문제도,, 둘의 관계를 떠나.. 남친의 여리고 착한 심성으로 이해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그것도 삶의 경험이 되어 금전관계 확실히 하려는 모습 많이 보여요

 

남친은 자영업을 하느라 다시 빚이 생겼습니다.

함께할 미래를 생각한다면 저는 동업도 어느정도 고려하고는 있습니다.

그치만 지금은 각자의 자리에서 더 노력하고 매진할 때라 생각하기에 남친에게도 사업은 흥하기도, 망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내가 안정적인 직장다니고 버티고 있으니 너무 위축되지 말고 마음껏 역량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늘 격려하고 있습니다.(제가 자영업 경험이 있어서 제게 조언을 자주 구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둘이 너무 잘 맞습니다.

함께 있으면 너무 즐겁고 유쾌하고, 식성도 잘맞고, 속궁합도 너무 좋고

문제는 남친이 너무 좋아서 겁이 난다고 말을 합니다.

결국 문제는,,, 제가 이혼녀라는게 가족이나 주변에 어떨지.. 본인이 감당할 수 있을지 아직 모르겠다네요. 저는 우리가 결혼전제로 만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책임지라고 한적도 없는데 왜 그러느냐 하고 넘어갔지만, 내심 서운하고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즐겁게 잘 만나고는 있습니다...... 남친이 속으론 딴생각할지 몰라도....ㅠ

 

부모님이나 주변 친구들은 처음 이친구를 만날 때 반대가 무척 심했지만,

지금은 제가 애정없는 결혼으로 실패하고 한번의 아픔을 겪은 만큼, 조건에서 벗어나 제 마음이 원하고, 제마음이 편하고, 제가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해주십니다.

남친은 가끔....헤어질 수 있을 때 헤어지는게 어쩌면 현명한거다... 이런식으로 말을 할때가 있는데.... 헤어지는 때가 정해져 있는게 어딨댜고 언제든 헤어질수 있는거라고 대수롭지 않은척하며 넘기긴 했는데, 저도 마음 정리를 하는게 맞을까요.......????

 

제가 일부러 부담주지 않으려고 제마음 다스리며 노력하고 있는데,

서로 너무 좋아하다보니 깊어지는 마음에 남친은 자꾸만 미래를 얘기하는데,

부정적인 미래만을 얘기하는것 같아 저는 현재에만 충실하자.. 그러고 있네요

 

제 남친 입장에서 친인척분이시거나, 친구들, 선후배님이시라면,

서른 추중반에 이혼경험 있는 여자... 절대로 안되는...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