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첫사랑이였던 전여친을 만나다.

메리프201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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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여친이 지꺼랑 내꺼 신발 봐둔거 있다고 신발매장으로 끌고갔는데 신발매장 직원 얼굴을 딱 봤는데

 

와 6년이 지나면 긴가민가 할텐데 보자마자 알겠더라. 명찰 슬쩍 가리는데 이름 4글자인거봤음. 그런 사람이 흔하지도 않고.

 

3초간 멍때리는데 현여친이 옆구리 푹 찌르면서 뭐해 이거 신어봐 하면서 주길래 허겁지겁 신어봤음

 

신발 신으면서 별생각 다들더라.

도데체 왜 우리동네에?

아니 좋은대학교 좋은과 나와서 우리대학 무시한애가 결국 하는게 신발팔이?

4년장학생 학점 4넘으면 전공 살려야되지 않나? 공부한게 아깝지 않나? 역시 문과클라스인가?

부모님은 생산직한다고 매번 3교대하셔서 편찮으시다고 걱정했었는데 이런걸로 집안 보탬은 되려나?

아니지 직원이 아니라 매니저면 잘벌텐데 그냥 돈보고 이거하나? 이나이에 그냥 직원은 아니겠지?아니 그냥 알바생은 아니겠지?

나이는 먹어도 동안인건 여전하네. 그냥 학생같아서 써주는건가?

 

별별 생각 다들더라. 일단 경제력부터 따지는게 나도 새삼 쓰레기가 됬다고 생각됬음.

 

하긴 자긴 성공하겠다고 비전없는 사람이랑 못지낸다고 뻥차였던 그시절이 생각났기도 했고.

 

현여친이 난 요거신을래. 이쁘지 하면서 왔다가 내신발보고 전여친, 아니 직원한테 잘어울리냐 물어봤음

 

"....머..멋지시네요."

 

말에서 적지않게 당황스러움이 묻어나오더라.

 

"흐음. 오빠 발볼이 넓어서 추천해준건데 생각보다 별로인것같은데, 오빤?"

 

"나도 나랑 안맞는것같다. 딴거보자."

 

그러다가 그냥 이정도 매장에서 왜 있는지 모를정도로 비싼거 보이길래. 그냥 저거 주세요 하고 신으니까 이쁨

 

"에이 오빠 이거 이쁘고 비싼값 하는데 완전 허세가야ㅋㅋㅋ 나 월급 아직 안탔단말야"

 

"이거 내돈주고 살껀데?"

 

"오빠도 월급 아직 안탔잖아ㅋㅋㅋ"

 

"내가 평소에 흥청망청 써대서 남긴돈도 없는줄 아냐ㅋㅋ"

 

"지난주에 오빠 차 긁혀서 수리비도 꽤 나왔잖아ㅋㅋ 담에사"

 

"에이 며칠뒤면 월급나올껀데 팔리기전에 걍 지르지뭐."

 

"ㅋㅋ 알았어 맘대로해. 근데 신발은 잘 안사던 사람이 갑자기 왜이리 센걸질러?"

 

그냥 무슨생각인지 옆에서 우리이야기 듣고있던 전여친 쳐다봤음. 그리고 한마디 했음.

"난 한번에 좋은걸 삼. 전에 안좋은거 신었다가 너무 빨리 버려서. 사람이 내수준 맞게 어울리는거 신어야지. 월급없다며 너거 그냥 내가 사줄게. 저번에 옷사준것도 있고"

 

"오빠 그게 몇십만원짜린데 고작 이걸로 퉁치려고?ㅋㅋㅋㅋㅋㅋ"

 

이러면서 계산대 왔는데 와 씨1발 지금생각하면 조카 나 개찌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한방 먹인다는 맘으로 한마디 했음. 지도 나 헌신짝이라고 버렸었으니깐 알아 듣겠지.

 

속은 시원하더라 어쩌면 걔도 날 보고 찌질이라고 생각하겠지만ㅋㅋㅋㅋㅋ 나만 속시원하면 됬지.

 

그냥 체크로 긁어버리고 나와서 매장앞에 차 대놔서 트렁크 열고 신발넣고 있는데 전여친, 아니 매장직원이 쇼윈도에서 우리보면서 서성대더라

 

그러다가 뒤에서 매니저가 부르더니 뒤로 뛰어감.

 

참 묘하다. 되게 가슴벅찰줄 알았는데. 쟤는 성공할줄 알았는데 저러고 있는거 보니까

 

6년이란 시간이 우릴 이렇게 만든걸까. 아니면 원래 드라마같은 재회는 없던걸까.

 

아니면 6년동안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이 너랑 만났을때보다 서너배는 오래 만나서 그런가. 1년이란 시간의 만남은 기억은 나지만 애정 유효기간이 참 짧았지.

 

하여튼 저 매장은 다시 갈일 없을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