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사장님

BD2014.06.20
조회878

안녕하세요! 가장 바쁘다고들 하는 고3을 남다르게 열심히 보내고 있는 학생입니다~

남들이 듣는다면 고3이 무슨 사랑얘기? 하시겠지만

이대로만 둔다면 더 답답해 질 것 같아 조언 얻고자 이렇게 처음으로 판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요즘 평소 제가 바라던 것과 너무나도 반대되는 이상형에 빠진 것 같아 고민입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는 다른 동네들처럼 카페가 여럿 있는데, 그 중 젊은 남자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카페가 하나 있습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 카페가 우리 동네에 생긴 지는 2년이 조금 넘은 것 같습니다.

 

2년 전이면 저는 지금보다 어렸고, 친구들 중에서도 나름 카페를 잘 가지 않는, 카페에 가서 적지 않은 돈을 내고 시간 보내는 것을 이해 못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카페 앞을 지나쳐도 있는 줄도 몰랐고;

지금 이것도 억지로 떠올려 보니 어렴풋이 떠오르는 것이네요^^

 

아무튼!

 

작년인 2학년 때, 저는 해야 할 숙제도 많은데 집은 소란스럽고 독서실은 너무 비싸서 숙제 한 시간 할 거 그냥 카페에서도 해 보자. 라는 생각에 처음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문을 지나쳐 들어서는데 바닥에 엎드려 글씨 쓰시다 손님 맞아 주시는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처음부터 호감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때 딱히 느낀 것도 없었고, 저는 그 후 한참 뒤에 그 카페를 찾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 후에도 사장이 남자인 것만 알았지 스타일 이라든가 목소리 성격...

이런 세세한 것을 눈 여겨 보게 된 건 최근이지 싶네요.

 

친구랑 길게 통화할 때, 부모님이 싸우셔서 집에 들어가기 힘들었을 때.

그렇게 종종 찾아가게 됐습니다.

 

작년 어느 날, 제가 집에 있다가 어디 다녀오시는 부모님께서 뭐 먹고 싶은 거 없냐 하시길래 그 카페에서 라떼 하나 사다달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음.. 제가 단 걸 좋아해서 갈 때마다 항상 라떼만 시켜먹었는데

 

부모님이 집에 들어오시고 엄마가 저에게 음료를 전해 주시면서 카페 사장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아, 그 항상 라떼만 시켜 먹으시는 분 맞죠?”

저는 그때 그 두 분이 제 부모님인 걸 알아본 사장이 신기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신경은 조금씩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도 여느 때처럼 가서 계산을 하려는데 사장님만 보면 얼굴이 화끈거리고 지갑을 쥔 손이 바들바들 떨리는 거에요ㅠㅠ

 

아 처음에는 내가 설마 혹시 이런 생각하며 그냥 무시했습니다.

그래서 이러다가 내가 정말 좋아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하는 마음에 가는 횟수도 줄이고 마음속에서 비우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 카페가 동네 도로 앞에 있는지라 제가 운동갈 때, 마트 갈 때, 하여튼 뭐 좀 나가려면 그 앞을 지나쳐야해서 맨날 사장님 등 한 번 보고 어쩔 땐 멀리서 얼굴보고...

 

제가 호감을 확 느끼게 된 계기가 있어요.

그 카페에 어느 여자 분이 아들로 보이는 아기를 데리고 왔는데 사장님이 아기를 무척 좋아하더라고요. 그냥 귀엽네~ 이게 아니고 입이 진짜 귀에 걸려서.

그 손님 나가실 때 문 밖까지 아기를 같이 바래다 주더라구요.

며칠 전에도 그 앞을 지나치는데 아기 손님을 안고 입이 귀에 걸려서는...ㅜ

 

또 다른 날은 제가 그 카페에 갔을 때였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강아지를 데리고 오셨더라고요.

손님이 저하고 그 아주머니 밖에 안 계시긴 했지만 강아지가 들어와도 되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강아지가 더워 헥헥 거리니까 사장님이 손수 얼음을 손에 올리고 먹이시더라구요.

 

아기들을 좋아하고 대해주는 그 태도, 물론 서비스업이니 장사이다 보니 그저 연기뿐일 수 있는 겉모습이라 해도 매번 저렇게 아기를 예뻐 한다는 게, 남이 키우는 강아지의 침이 손에 닿을 텐데 아무렇지 않게 먹여주는 모습이 되게 인상적으로 다가왔어요.

 

갈수록 깊어지는 감정의 골 때문에 친구들에게도 얘기해 보지만

굳이 사귀려는 목적이 아니어도 조금이라도 다가가고 알고 싶다면 먼저 말을 걸어보라고..

다들 같은 말을 해요.

 

그 사장은 성격 자체가 친절하고 여자 손님을 잘 대해 주시는 것 같아 아주머니 손님들도 많고 몇 개월 사이에 단골도 많이 는 게 보이더라고요. 저도 그 아주머니들처럼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은데...ㅜ

 

나이도 이름도 아무것도 모르고 정말 얼굴만 아네요.

내년이면 저도 성인이 되고, 물론 성숙한 어른은 아니겠지만, 더 이상 미성년자가 아닌 저로서 지금보다 용기가 생길까요? 아직 서른이 안 돼 보이던 그 사장님은 저를 어떤 손님으로 인식하고 있을까요? 좋다가도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려 애쓰며 못 해도 나이가 열 살 쯤은 차이가 날 거란 걸 알고 있으면서도, 계속 생각이 나고...

그저 아직 나는 어린데, 저 사람은 성인이니까. 그런 점에도 나오는 존경심? 같은 부러움의 감정인지...

 

차라리 정말 다른 분들처럼 얘기라도 몇 번 해봤다면 저 혼자 상상을 하는 일은,

기대가 자꾸 커지는 일은 지금보다 덜 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어요.

 

카페 앞을 지나치다 나랑 눈이 마주친 것도 어쩌면 제 착각 일 수도 있고...

마음 속을 정리하다 풀어보다 복잡하네요..ㅎ

저와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이 계시다면 조언을 해 주셨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