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등산

발록구니2014.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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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연이와 같은 곳으로 배정 받은지도 벌써 이 주가 흘렀다. 그리고 그 기간동안 우리는 아무 일도 없었다. 말 한 마디조차 나누어보지 못했다. 오히려 현동이가 약간 그녀와 친해진듯 싶었다.


이새키 ㅗㅗㅗㅗㅗ


아니지. 그냥 내가 병신이다.
그만큼 시간이 흘렀는데도 자연스럽게 다들 말하는데 아직 말 한마디 못하고 있는거면 병신이지 뭐.

이제 그녀는 한 절반정도의 남자들과는 웃으면서 대화를 하는 듯 했다. 아 근데 왜 난 안되지ㅠㅠㅠㅠㅠㅠ



결국 난 현동이에게 사실을 털어놓았다.

"야 나 사실 신두연 좀 맘에 들어.."
"응? 신두연? 우리 회사 신두연?"
"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왜."
"나한테 남친있다고 하던데ㅋㅋㅋㅋㅋㅋㅋㅋ."


시바


그럼 그렇지. 시바 왜 그녀에게 남친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었을까.

아 현동이에게 이 말을 듣자 가슴에 엄청 무거운 돌이 얹어지는 느낌이었다. 아.. 오랜만에 설레였는데..



그 날 밤이었다.
우리 부장은 참 달콤한 이야기를 했다.

부서 단합도 할겸 내일 토요일에 등산좀 하자고
시바ㅋㅋㅋㅋㅋㅋㅋㅋ안 그래도 울적한데.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울적한 마음도 풀겸,
그리고 단둘은 아니지만 그래도 두연이랑 같이 가는 산행이니까.. 갑자기 부장이 고마워졌다.



---------- 어느 심리학자의 이론
아가는 엄마랑 잘 때 자연스럽게 숨소리가 맞추어진대요.그러면서 엄마와 교감을 하게 되고 그로부터 안정감, 친밀감 등등 갖게 된다능.. 어쩌구저쩌구 ------



등산로는 매우 가파랐다. 그래서 어쩌다보니 한 줄로 서서 올라가야 했다. 처음에 아무 생각없이 줄을 섰고 그녀와 난 멀리 떨어져서 걸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오늘이 말을 걸 수 있는 자연스러운 기회같았다. 그래서 중간에 잠깐 쉬다가 다시 출발할 때 자연스럽게 그녀 앞에 섰다.

그리고 다시 등산은 시작되었다.



어우

조카 힘들었다.

뒤에서 그녀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그 때 갑자기 어느 심리학자의 엄마 아가 이론이 생각났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난 그녀의 거친 숨소리에 맞춰 나도 숨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것은 조카 힘들었다.

가뜩이나 산행도 힘든데 의식적으로 숨소리를 맞추려고하니 완전 힘든 작업이었다. 하지만 괜히 오기가 생겨 정상에 오르기까지 한 시간동안 계속 그녀와 동일한 숨소리를 내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정상에서 무슨 말로 첫 대화를 시작할까.

그리고 어느덧 정상에 도착했다.
여전히 뒤에서는 그녀의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_- 이상한 생각은 하지 말자.


한 시간동안 생각한 기가 막히는 말로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떨리는 마음을 움추리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런데



내 뒤에 있는 사람은 두연이가 아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바 ㅋㅋㅋㅋㅋ

우리 사무실에는 단 2명의 여자만이 존재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왜 내 뒤에 있던 두연이는 어디가고
나머지 다른 여자가 서있었다.

아 그럼 내가 맞춘 한 시간의 숨소리는...

이 애였나ㅋㅋㅋㅋㅋ 시바.



참, 어느 심리학자의 이론은 효과가 있었다.
결국 난 어이없게도 다른 그 여자,
혜영이의 번호를 따게 됐고 나름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