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전쟁 1화

문군201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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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국제 공항 관제탑

 

[굿모닝. 관제탑 대한항공 KE852 입니다.]
[굿모닝. KE852. 14번 왼쪽으로 착륙바랍니다.]
[알겠습니다. 14번 왼쪽으로 착륙하겠습니다. 활주로가 보입니다.]
[KE852. 알겠습니다. 저도 KE852가 보입니다.]
[계속 진입하겠….지직지직….]

 

대한항공 KE852와의 교신이 끊겼다.

그리고 잠시 정적이 흐른다.

 

[어..? 뭐야….]

 

교신을 주고받던 젊은 관제사는 창문 밖 하늘을 둘러보며 나지막하게 혼잣말을 내뱉는다.

 

[KE852? KE852? 교신이 끊겼습니다. 응답바랍니다…]

 

젊은 관제사는 당황한 듯 연신 교신을 재시도하지만,

돌아오는 건

‘지직 지직’

 백색소음 뿐.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다급한 표정으로 팀장에게 다가간다

 

[팀장님!]

 

무료한 표정으로 인터넷 가십 기사를 읽고 있던 팀장은 손을 턱에 괸 채로 눈을 올려 바라본다.

 

[왜? 뭔 일 있어?]
[저기……그게……]
[뭔데……?]

 

팀장은 머뭇거리는 젊은 관제사에게 다소 짜증나는 어투로 다그친다.

 

[베이징발 대한항공 KE852편 교신이 끊겼습니다……]
[KE852?]
[네……]

 

노련한 팀장은 대수롭지 않은 듯

 

[통신장애 아니야? 오늘 뇌우(雷雨) 있잖아...]
[그렇긴 한데…..분명 저도 항공기를 캐치했거든요…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그게…사라졌습니다….항공기가 사라졌습니다…]
[뭐?....사라져?....캐치했다며? 분명히 캐치한 거야? 다른 항공기 본 게 아니고?...]

 

팀장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창문 밖 하늘을 살핀다. 
 
[오늘 기상상태가 안 좋아서 일시적으로 구름에 가렸을 거야…착륙허가는 했어?… ]
[네……14번 왼쪽으로….]
[일단 기다려봐……오늘 기상상태가 매우 안 좋으니……]

 

그때,

 

[팀장님!]

 

자리에 앉아 활주로를 살펴보던 또 다른 관제사가 소리친다.

 

[착륙 입니다!]
[뭐 착륙? KE852인가? 캐치해봐!]

 

활주로 끝으로 조그맣게 항공기가 착륙하고 있다.
팀장은 다급하게 창 쪽으로 다가간다.

 

[뭐야.. 이거? 교신 들어온 거 있어?]
[없.. 없습니다……어떡할까요?]
[어떡하긴 뭘 어떡해……일단 착륙 시켜! 교신 끊긴 KE852편 일거야…]
[네!]

 

관제사가 다급하게 활주로 상황을 체크하고 착륙 준비를 한다.

 

[여기는 대한민국 인천공항 관제실. 14번 활주로 착륙 항공기. 신호 바랍니다……This is control tower in ……]

 

관제사는 끊임없이 미확인 항공기와 통신을 시도한다.

 

[일단 비어있는 게이트 확보하고, 관리팀에 연락해서 조사완료 될 때까지 도킹 금지 요청 해놔……]
[네!]

 

미확인 항공기는 어느새 14번 활주로로 랜딩하고 항공기의 전체적인 모습이 관제 실에 잡힌다.

 

[뭐.……뭐야……저거……]

 

관제탑 전원이 넋을 잃은 듯 착륙하는 항공기를 바라본다.
항공기 후미부분이 연기에 휩싸여 있다.

 

[비상이다!]

 

팀장은 잠시의 정적을 깨고 소리친다.

 

[비상!]

 

관제탑 팀원들이 팀장의 비상호출에 대답한다.
관제사들은 분주하게 비상 수칙에 따라 움직인다.
이때,

 

[팀장님! 착륙신호 입니다!]

 

젊은 관제사가 소리친다.

 

[뭐 착륙?……어디? 14번 활주로는 안돼!]
[그게……14번 활주로로 연락 두절된 KE852편입니다..]
[KE852 ??]

 

팀장은 다급하게 젊은 관제사에게 다가가 무전을 낚아챈다.

 

[ 칙……칙……여기는 인천공항 관제탑.. 대한항공 KE852……활주로 변경 바란다. 현재 인천공항 14번 활주로 비상상황 발생……칙……칙……]
[칙……치……알겠습니다……그럼 착륙 가능한 다른 활주로를 알려주십시요……칙……칙……]

 

팀장은 잠깐 모니터를 확인하고는

 

[칙……칙……12번 활주로……12번 활주로……우측으로 착륙바랍니다.]
[칙……칙……알겠습니다……12번 우측으로 선회하겠습니다……칙……]

 

후…… 팀장은 크게 한숨을 한번 쉬고 창문 밖을 주시한다.

관제탑 밖으로는 소방차 여러 대와 앰뷸런스가 요란하게 사이렌을 울리며,

방금 착륙한 미확인 항공기로 다가가고 있다

미확인 항공기의 기체는 항공사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그을려져 있고,

비가 오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연기가 군데군데 피어나고 있다.

 

[저거…… 저거….대……대한……항공 이잖아……대한항공 이라고!!]

 

팀장은 창에 딱 붙어 서서 다급하게 소리친다.
팀장의 말에 팀원들이 다시 다급하게 무전을 한다.

 

[칙……칙……소방 팀……소방 팀……미확인 항공기……대한항공 소속 추정……기체……확인 바람……기체 확인 바람……칙……칙……]

 

폭풍이 휩쓴 듯이 분주하던 관제탑에 잠깐의 정적이 흐른다.

팀장을 비롯한 팀원들은 창 너머로 항공기만 바라보고 있다.
소방팀의 진화 작업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연기가 가라앉자,

다시 관제실로 무전이 울린다.

 

[칙……치……여기는 소방 팀……여기는 소방 팀……화재 항공기 대한항공 소속……칙……치……]

 

팀장은 자리로 돌아가, 마우스 휠을 돌려가며 금일 대한항공 착륙 리스트를 살펴본다.

 

[치……칙……여기는 소방팀……화재 항공기……대한항공……. 베이징발 KE852편……확인 완료……치……칙……]

 

순간, 관제탑 사람들은 황당한 듯 12번 우측 활주로로 눈을 돌린다.

 

[치……칙……관제탑……관제탑……여기는 베이징발 대한항공 KE852편……12번으로 우측 활주로로 지금 착륙합니다……치…칙…]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