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장 총기사고 안타깝습니다..

뽀로롱2014.06.30
조회344
안녕하세요.

요즘 메인뉴스는 항상 22사단 총기사고인것같아요.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정말 여러가지 생각이 특히 더 들었던것같습니다.

제 남동생도 갓 입대해서 자대배치받을때부터 관심병사였습니다.
엄격하고 가부장적인 집안 분위기에 늘 억압받아 살아오던터라 남동생은 소극적이고 위축된 삶을 살았고 그게 곧 성격과 직결되어 평소엔 할말도 제대로 못하는 내성적인 녀석이었지요.
집안에서 아버지를 제외한 가족들에게만 큰소리치고 가끔 화가나면 주체하지못하고 욱했으나 밖에나가서는 멍청하게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소리내어 따지지도 못했습니다.

이런 녀석이 군대를 간다하니 가족들은 기대반, 걱정반이었어요.
왜, 옛말에 군대갔다오면 사람된다는 말이 있잖아요.
한편으로 잘 다녀와야할텐데 싶기도 했구요.

동생녀석이 훈련소에 입소한지 얼마 지나지않아 김동민일병의 총기난사사고가 터졌습니다.

당시 사회적 파장은 엄청났고, 특히 가족중 일부가 군대에 있었던 분들은 더 가슴을 졸였었죠.

저역시 당시에 겁이 덜컥났고 훈련소 특성상 연락이 안되니 너무 답답했어요. 물론 훈련소라서 사고부대와는 관련이 없었지만 그래도 걱정스러웠습니다.

그 사고로인해 당시 관심병사에대한 대책이 막 시행되었던것같아요.

암튼 평소 말수가 극도로 적고 늘 위축되어 사람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대화하지못하는 제 동생놈은 관심병사가 되었고 우려했던일이 벌어졌습니다.

여느 부대에나 있을수있는 군기잡기.

네. 제동생 소대에서는 공교롭게도 동생이 호되게 당했습니다.
집단으로 따돌리는것은 아니었지만 한두명이 괴롭히기 시작하면 분위기는 어느새 조성되어버리죠. 유독 상병한명이 눈빛이 마음에 안들고 거슬린다며 성적모욕을하고 욕설을하고 조롱하고 툭툭친다며 동생은 집으로 전화를해서 죽고싶다고 울먹였습니다.

걱정이되었던 저는, 누구나 다 가는 군대이고 너도 남자니까 견뎌보아라. 그걸 견뎌내면 사회에 나와서도 단단해질꺼다.라는 뻔한 위로를 했었죠.

백일휴가 직전에는 무작정 걱정되어 면회를갔는데 다행스럽게 면회를 허가해주셨고 (백일이전에는 면회에 제한이 있는줄 모르고 혼자 찾아갔었어요.)

소대원들 모두 불러 준비해간 피자와 치킨을 돌리고 왔었죠..누나이긴하지만 엄마같이 키운기분이랄까요..암튼 그런게 있는 남매인지라.

그래도 맛있는거 사주고 어울릴 기회를주면 조금 나아지지않을까 싶어서 준비한자리였었습니다.


그렇게 백일정도가 지났고 백일휴가를 며칠 앞두고 사고가 터졌습니다.

참다참다 결국, 제 동생과 상병이 치고박고 싸우게 되었고,
저는 소대장님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당시 소대장님은 정이병과 상병이 몸싸움을했다, 이건 하극상이고 중벌에 처해질것이다, 본인이 아무리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어도 정이병(제 동생)은 아무런 말도 변명도 하지않는다. 혹시 뭔가 알고있는것이 있느냐.

저는 너무 놀랐지만 침착하게 그동안의 일을 말씀드렸습니다. 동생이 전화올때마다 오늘도 괴롭히더냐 하고 물으면 대답을 회피하다가는 결국 자기도 마음풀곳이 없는지 죽고싶다고 울먹였었다고.
그 죽고싶다는 이유가 싸운상병의 언어폭력과 괴롭힘인데 동생놈이 워낙에 소심하고 말수가 적은데다가 융통성이 없어서 걱정이었는데 어떡하면 좋으냐고 저도 모르게 울먹이게 되더라구요.

당시 소대장님은 일단 상황좀보고 연락드린다고하셨고
저는 제동생이 잘못했으니 따끔하게 처벌하시되, 잘 좀부탁드린다고 당부드렸습니다.

그 후로 소대장님께 자주 전화가왔고 상황보고를 틈틈히 해주셨습니다.

원래 하극상은 용서할수없는 일이고, 치고박고 싸웠으니 영창2주 독방과, 다른 부대로 전출하게 된다고합니다.
그런데 만약 다른 부대로 옮기게되면 이미 그 자체만으로 찍혀서 제대로 된 생활이 힘들고, 특히 제 동생처럼 하극상이라는 꼬리표는 거의 인간대접받지 못할것이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러면서 영창은 어쩔수 없지만, 소대장님 본인이 책임지고 데리고 가고싶다고 걱정마시라고...

간부회의때 본래 직속상관은 형평성때문에 참여할수가 업는데 본인이 문제병사인 제 동생을 데리고 가기로 마음을 먹어서 회의에 참석하시는 상부분들께 이러한 뜻을 충분히 전했고, 또 하극상이긴하지만 엄연히 상병의 언어폭력과 괴롭힘이 있었고 이 사실을 다른 소대원들이 진술해준 덕분에 정상참작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 동생은 정상참작덕에 영창5일만으로 끝내게되었고 계속 그 부대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관심병사가 된 동생은 소대장님과 그 상관분들의 배려로 일반전투훈련이 아닌 취사병이 되었고 취사와 배식을하며 군생활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소대장님의 많은 노력이 있었고 후에도 종종 집으로 너무 걱정하시지말라는 안부전화를 주시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가족인 저희들도 믿고, 마음 놓을수 있었구요.

동생녀석은 오히려 취사병생활을하며 성격도 개선되었고,
배식을하며 다른 병사들과도 친분을 쌓고 많이 활달해졌습니다.

무사히 최전방 GOP생활도 마쳤고 전역도 했고 군대 동기들과 아직도 연락 자주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물론 10년가까이 지난 지금도 직장생활잘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닮은 성품에 요령따윈없고 융통성도 부족하지만,
그래서 일선에서는 오히려 성실하다고 칭찬받고 있습니다.

이번 임병장 총기난사사고를 접하면서 제동생이 근무하던 그 시절 그 부대사람들 생각이 정말 많이 났습니다.

임병장에게도 이런 소대장이 있었다면, 이런 동기들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군대에대한 편견과 나쁜인식이 참 많은데 이렇게 좋은 사람들도 얼마든지 많다는것을 알리고싶고, 생각나서 주절거려봤네요.

15연대 1사단 전진부대에서 당시 제동생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붙잡고 많은 노력을 해주신 당시의 소대장님 이하 소대원들, 그리고 부대분들 모두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그 모든 분들의 노력과 선택이 일개 한 사람일뿐인 제 동생을 사람만들어주신것같습니다.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있고 또 다른 제 동생같은 부적응자들이 같이 융화되어 군생활 잘할수 있도록 수고해주세요.

세상에는 나쁜 사람도 많지만 이렇게 좋은 사람도 있기에 살아지는것 같습니다.

모두들 남에게 상처되는말, 행동들 하지말고 살자구요..
오늘도 나라지키느라 고생하는 우리 군인분들 너무 고생많으시고 이거 참 마무리를 하려니 더 두서가 없네요...하하.

모바일로 문득 생각나서 작성했더니 맞춤법이나 문맥이 어지러울수도 있어요.
읽어주신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