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저는 20대 중반을 지나 후반을 치닫고 있는
평생 동물 덕후로 살아온 여자입니다
저에겐 2마리의 고양이와 2마리의 강아지가 있더랬죠
버려지고 파양당하고
아픈애들 한마리 한마리 데리고 있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 보니
4마리의 강아지 고양이 보호자가 되버렸네요
4마리로도 모자라 저는 막내,
거기다가 임신한 길고양이를 거두게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저의 동물덕후 DNA는
어머니, 아버지에게 물려받은거와 다름이없어요
제가 4마리의 아이들을 데리고 올때도 환영까진 아니셨지만
책임 지고 잘 키울자신만 있다면 반대는 안하셨지요
특히 고양이를 이뻐라 하시는
어머니 레이더망에 길고양이가 들어온건
7~8개월전?
사람을 따르진 않지만 딱히 도망도 가지않은 길고양이를 보신거죠
처음엔 딱하다 싶어서
물이랑 사료, 먹다남은 고기등을 챙겨주시다가
이 녀석이 점점점 마당에 들어와서는 어머니를 따르기 시작한거예요
저는 이때까지만 해도 길고양이 밥 챙겨주는걸 반대했었어요
아버지께서 키우시던 닭도 있었고
[병아리들이 길고양이들에게 학살당한후]
길고양이가 사람을 따르다보면
나중에 못된사람한테 해코지를 당할까 걱정도 됐구요
주더라도 집근처 말고
사람이 안다니는 인적이 드문곳에 밥을 주자 했지만
어머니께선 유독 따르는
고양이가 이뻤는지 제 말은 무시당하기 일쑤였네요
그러다가 저도 어느새 같이 밥을 챙겨주기 시작했고
저나 어머니에겐 너무나도 순둥이인
이 아이를 길고양이로 살게 할수가 없더라구요
어머니와 상의한 끝에 더 좋은 주인을 만들어주자 한후
이래저래 괜찮은 입양자를 찾던중
일이 터진겁니다
길고양이가 사라진거예요
그 이후 몇일 지났을까
이 아이는 예전의 건강한 모습이 아니였습니다
허리중 꼬리쪽 부분이 주저앉고
뒷다리도 제대로 쓸수없는 상태였죠
병원에 데려가려 했지만
격렬한 반항과 자꾸 저와 어머니 마저 피하고 도망가는통에
제대로된 치료조차 해줄수가 없었네요
그저 멀찍이서 항생제나 영양제가 들어있는 밥을 줄수밖에요
점점 회복되는거 같았고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조금씩 따르기도 했고
뒷다리는 못쓰더니 꼬리만 못쓰게 되었고 뛰어다니더라구요
그러다가 이 녀석이 점점 배가 불러오더라구요?
임신을 해버린거예요
워낙 작고 더더군다나 몸이 성한 아이가 아닌지라
발정이나 임신에 대한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거든요
임신을 한후
이 녀석이 저나 어머니에 대한 의존도는 점점 커져갔고
밖에 여러곳 출산 상자를 만들어 뒀는데도
출산전 제 방 문 앞에서 냥냥 울어대다가
결국 제 방에서 새끼를 낳았네요
제 옆에서 힘을 끙 주길래 놀래서 첫째는 제 손으로 받고
7마리의 아깽이들을 출산했네요 :)
어미 고양이가 너무 힘들어하길래 막내 아기고양이는
제가 태반이랑 탯줄 정리해줬구요
그래도 제 방에서 새끼를 낳았다는건
모성애가 유난히 강한 고양이가 제일 새끼들에게
제방이 안전하다고 느껴서 낳았을거라 생각하니
코끝이 왠지 찡 해지더라구요
7마리의 아이들중 한마리는 이틀도 채 넘기지 못하고
하늘나라의 별이 되버렸어요
나머지 6마리의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서
눈도 조금씩 뜨더니
걸음마도 조금씩 하게 되고
제 목소리를 알아보는 건지 출산 철장 안에서 절 빤하게
봐주기도 했지요 :)
이유식을 할 즈음엔
캣닢가루 [고양이 마약이라 불리우는 식물 말린것]
뿌려놓으면 어미 고양이며, 아깽이들이며
첫째고양이 치즈, 둘째 고양이 두부
너나 할거없이 우다다 몰려가서는 뒹굴고 난리였어요
-이때 이사진을 본 제 남자친구는
이게 진정 고양이 판이구나...라고 했었죠
이때쯤엔 저희 둘째 두부[수컷]이 보모를 자체하고 나섰다죠
아기고양이 일일히 핥아주고 배변유도 해주고
품어주고 따라다니면서 애들 지켜보곤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그 덕분에 어미고양이는
아기고양이로 부터 조금이나마 해방되었지요
굳이 그 좁은데서 애들 품어주며 잠을 자는 우리 두부 ㅋ.ㅋ
사실 갑자기 애들 영역에 임신한 고양이,
더더군다나 출산한 고양이가들어와 있으면
기존에 지내던 고양이가 격렬하게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첫째 고양이 치즈나, 둘째 고양이 두부는
특별한 해코지도 없이
자연스럽게 애들이며 어미 고양이며 잘 대해줘서
너무너무 고마웠어요
착하고 순둥이인건 알았지만,
이렇게 이뻐해주다니 어찌나 기특한지
어미고양이가 마당 들락날락 거리면서 방충망이나
문 사이로 두고 많이 보긴 했지만,
이렇게 쉽게 받아드릴거라 생각 못했거든요
물론 첫째 까칠이 치즈도
아기 고양이들을 귀찮아했지만 같이 자기도 하고
놀아주기도 했지요
정말 정말 캣초딩이라는 말이 맞는말인듯
요 녀석들은 사고를 몰고 다녔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치우고 치워도 끝나지 않은 청소들 ㅋㅋㅋㅋㅋㅋㅋ
뭔가를 찢고 물고 싸우고 넘어트리고
6마리의 아이들은 정말 쉴새없이 돌아다니더라구요
그나마 얌전해 보이는 사진들 중 한장 :)
아이들이 점점 커감에 따라서
어미 고양이가 점점 야위어 가더라구요
3kg도 채 안되는 몸에 6마리의 아이들 수유며 케어며
갑자기 급격하게 말라서 영양제며 끼니마다 캔에 황태물에
사료를 말아줘도 마르고 아프고 골골대고
그래서 4마리의 아이들은 먼저 분양을 보낼수 밖에 없었네요
6마리의 아이들중
유일한 턱시도 고양이 하루예요
눈에 띄는 외모에 순하고 소심한 성격이었네요
- 둘째로 입양가서 탄이라는 이름으로 잘 지내고 있어요 :)
제일 이유식을 빨리 시작하고 튼튼하고
동글동글 하게 생겨 동동이란 이름을 붙어줬던 아이
- 외동으로 입양가서 가족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지낸다고 하네요
심바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어요 :)
길쭉길쭉하고 여자 대장부라
미호라는 이름을 지어줬던 아이
- 외동으로 입양가서 제가 지어준 이름 그대로 잘지내고 있어요
제일 작고 순해서 순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더랬죠
- 둘째로 입양가서 첫째고양이의 사랑을 받으며
제가 지어준 이름 순이라는 이름으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4마리의 아이들은 너무나도 잘 지내고 있어요
감사하게도 입양하신 분들이 카톡으로 아이들을 안부를
사진이나 동영상을 간간히 보내주시기도 합니다
1차 접종했어요, 첫 목욕했어요 첫째고양이랑 잘 지내고 있습니다
동물병원 갔더니 성장이 빠르데요, 등등 연락해주시곤 하네요
사실 출산과 입양까지 온전히 제 몫이라 너무너무 힘이 들었어요
울기도 많이 울고, 이 아이들의 미래가 제 손에 달렸다는게
너무 부담스럽고 마음이 무겁기도 했어요
각자 좋은곳에서 잘 적응하고 있다니 그것마저 감사하더라구요
어미 고양이는 제가 셋째 고양이로 들이기로 했구요 :)
이름은 나니 입니다, 망나니의 나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으로 밥 챙겨준 날, 저를 콱 물어버렸거든요
지금은 그 흔한 발톱조차 안세우고
저를 졸졸 따라다니는 고양이가 되었네요
새끼들을 낳고, 몸이 많이 약해지고 살이 빠졌어요
치료와 중성화 수술도 했구요
출산 한번으로 몸이 이렇게 축나는걸 보고 있으니
더이상의 출산은 이 아이에겐
무리란 생각이 들어 중성화를 결정했습니다
아직 입양을 가지 못한 2마리의 고양이는
-바니 [암컷] 아이과
- 앵두 [암컷] 아이가 남았어요
6마리의 아이들을 모두 입양보내 버리면 어미 고양이가
적응 못하고 힘들어 할까, 조금 여유를 가지고 나머지 아이들은
조금 천천히 보내려 아직 까지 입양을 서두르지 않고 있어요
어미 고양이도 안정을 찾아가고 점점 아이들도 독립적으로
지내는걸 보니 이제 입양보내도 되겠다 싶네요
어미 품에서 젖 빨며 자기도 하고 :)
창틀에 앉아 바깥 세상 구경도 하구요
이렇게 잘 지내고 있어요 :)
입양안간 2마리는 제가 거둘까도 생각해봤지만
회사 이직을 생각하고
그만둔 형편에 아이들을 모두 거둘수가 없네요
좋은 주인 찾아줄까 합니다 :)
아프고 힘들었던 길거리 생활을 청산하고
우리 막내 나니는 이렇게 행복해졌어요 :)
사실 말이 안통하는 짐승에게
나 행복해졌어 라는 말을 듣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행복하게 해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 입양안간 2마리의 아이들
그리고 입양간 4마리의 아이들도
어미고양이처럼 길거리에서 떠돌지 말고
묘생 다 하는 그 날까지 행복해지길 바래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