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정도령 나의 사랑아 나의 인생아 공개 2탄 03

정도령201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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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가장 거룩한 선물은

나를 향해 침묵으로 걸어가는 것이다



1.

삶이 고달프면 말도 고달파지는 걸까

초콜릿처럼 달콤 쌉싸름하던 말이

소음으로 다가오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사랑스럽던 말 조차 귀찮아지는

자동차 경적소리로 들리어 오던 때

소리는 소음으로 옷을 갈아 입고

귓속으로 머릿 속으로 확장된다.

파르르 떨리는 입술 결연한 낯빛

누가 보아도 소음의 결말은 어떠할지

서스펜스 영화를 본 사람은 안다.

섬짓할 수 밖에


2.

그의 대답은 시원시원했다. 잘 알고 있다는 듯

그는 타자와의 관계에 있어서 어떤 계기를

만나면 본능을 참지 못 한다

화. 분노. 대립. 갈등 그리고 이어지는 시비

충돌은 보나마나였다. 상처만 베일 걸 뻔히

알면서도 부딪히곤 하였다.

그에게 사태의 대반전은 의외로 먼 데

있지 않았다.

흥분의 도가니로 가득찬 축구장을 찾아본 사람은 안다

환호와 눈물이 범벅이 되던 콘서트 현장을 가 본 사람은

안다.

흥분과 광란 뿐이던 그곳에

긴장이 실핏줄처럼 터질듯 팽배하던 때

커튼을 내려보면 어떠하던가

광란의 축구장도 흥분의 공연장도

고요하다 못해 세상 모든 것이 함께

적막해지지 않던가

바로 그것일세 침묵이 다가오는 순간일세

말을 닫고 침묵의 커튼을 내려보게

침묵의 고요로 침장해보게

침묵이 평온함으로 탄생하는 벅찬 순간일세


3.

내안의 문제해결은 쉽게 오질 않는다

보석 같은 내면의 발견이 어디 쉬운일인가

이것은 타자에는 없는 나 만의 몫이다

하늘로 뻗어 손을 내밀던 나무들

지상으로 내려와 말을 걸던 별빛들

침묵으로 응답해 본적 있는가

잎에서 이슬이 미끄러지면서 아침을 알리던 때

목련이 꽃망울을 터트리며 봄의 기지개를 펴던 때

침묵이 경외로움을 선사하는 엄숙한 순간이지

그 어렵다던 용서도

한 번도 해본적 없던 화해도

별안간 진리에 눈뜨게 하는

시간이 숙성을 하고 스스로를 관찰하게 하여

나를 발견하는 참된 해후도

침묵에 귀 기울일때 찾아온다네

가장 생생하게 살갗으로 스며들어 온 몸으로

거룩한 선물을 선사한다오


4.

진정한 사랑을 갈구하면서도

어긋난 사랑으로 치닫는 일이 많은것도

침묵을 외면했기 때문이지

침묵을 만나지 않고서는 진정한 사랑은

다가오지 않는 다네

사랑의 떨림을 느껴본 사람은 알지

침묵이 만드는 강렬한 몸의 소용돌이에서

나온다는 것을사랑의 짜릿함은 또 어떠한가

눈빛을 통한 뇌의 우레가 아닌가

사랑은 말이 아니라 살이 부대끼며

피부가 열릴 때 숨결이 서로 호흡하면서

심장박동소리만 있는 언어위의 몸사위가

사랑이다

그래서 격정적 사랑은 침묵의 쓰나미가

만드는 언어의 함락후에 오는 것이다.

은밀하게 그리고 고요하게

이것이 침묵이 전하는 고귀한 사랑의

방법이라네


5.

이제는 소음의 소리들도 자리를 잡아서인지

물러섬이라고는 이 도시에서는 찾기 어렵다

여기저기 데시벨 기준치는 스트레스 지수되어

핏대만 올리게 한다

쉬운일이라면 침묵이 길을 잃지도 않았다

삶이 고달프다고 여전히 침묵도 고달픈걸까

나에게로 향해 침묵으로 들어가는것

그리고 침묵에 호응하는 것

침묵으로 그 사람에게 귀 기울이는 것

이것이 본래의 나가 아닐까

초콜릿처럼 달콤 쌉싸름한 삶의 미각도

오로지 침묵만이 만들 수 있다오

그런데 왜 침묵은 아직도 수도원 밀실안

에서만 존재하고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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