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을게 뻔한 간호사 이야기.

묘묘2014.07.17
조회499
안녕하세요.
전 올해 3X살 된 간호사입니다.
나름 병원에 오래 있었는데 이것저것 나름 도움이 될까? 싶기도 하고 해서
썰 좀 풀어볼까 해요.ㅎㅎ

일단 신생아실 이야기 입니다.

보통 제왕 절개라고들 하죠?
제왕 절개의 적응증은 자연 분만 시도중 태아의 심박이 떨어지거나 산모가 위험해지거나 더이상 자궁문이 벌어지지 않아 양수 파막후에도 출산시간이 길어지거나... 하면 태아의 감염등을 이유로 하게되는데요, 그것 외에도 자연분만 위험군이면 하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종종...
태어날 날짜와 시를 받아오셔서 그 시간에 맞춰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솔직히 그 시간은 맞추는데 분은 딱 맞추기가 어렵거든요.(...)
그래서 바깥에서 기다리시는 보호자에게 원하는 분을 말하지만 실상 나온 분은 원하는 분에서 앞뒤로 1~2분 차이나는 경우도 있답니다. ...ㅠㅠ 이해해주세요...
산모가 마취되고나서 그 마취약이 태아의 탯줄을 통해 유입되기 전에 몇분안에!!!! 해야하는데...
거기다 산모마다 피부의 탄력도, 지방의 두께, 근육의 상태가 다 달라서 배를 가르다 보면 시간차가 생기기 마련이거든요...(특히 배의 지방층이 두꺼운분들은 특히나.. .어렵습니다.ㅠㅠ)
그러니 제가 이리 말했다해도 "실제로 태어난 시간은 다른거 아니예요?!"라고 의심하진 말아주세요..
아마 자궁에 칼대고 바깥공기 맡는 시간은 비슷할거예요 ㅎㅎㅎㅎ

그리고 쌍둥이의 경우 위험도때문에 대부분 제왕절개를 하시는데요...
진짜 첫째가 00분 50초 쯤에 태어나지 않은 이상...
둘의 탄생시간은 분이 똑같답니다.:)
첫째를 꺼내고 둘째를 꺼내지 않으면 위험하니까 여러분이 아시는 시간처럼 3분 5분차 이렇게 까지 차이가 나지 않아요.
실은 같은 시간 같은 분에 태어났는데 구별을 위해서 보통 1분정도 차이나게 시간을 가르쳐 드린답니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난 후 양수를 빼내주기 위해서 붉은 스포이드로 양수를 빼네주는대요.
예전에는 양수가 다시 기도로 들어가 막혀서 질식사 하는걸 방지하기 위해 거꾸로 들고 흔들고 때리고 했다는데 요즘은 안 그래요.
보통은 옆으로 눕혀서 등을 쓸어주고 스포이드로 썩션.
다시 쓸어주는걸 반복하고 두드리는 행위(퍼쿠션이라고 해요. ..스펠은 찾아보기 귀찮아서 패스. 헤헤)를 해주면 괜찮은데, 간혹 아이가 정말 위험해서 수술을 하는 경우.

(예를 들어 태변을 먹었다거나 심박이 떨어져서 수술을 한다거나 하는 경우)는 나와서 숨을 안쉬기도 한답니다...ㅠㅠ

그때는 정말 거꾸로 들어서 때리고 발바닥 때리고 등 두드리고 난리도 아니예요.
아무리 산소마스크를 씌운다해도 애가 스스로 호흡을 해야지 공기가 공급이 되겠죠?
그렇게 해서 겨우겨우 아가 울음소리가 터지면 그때서야 한숨 돌리지만...
그 후로도 계속 호흡을 도와주고 양수 뽑아내주고 산소 공급해주고...
난리도 아니랍니다.ㅠㅠ
하지만 대부분은 초반의 그런 재빠른 처치후에 정상으로 돌아와서 모유도 먹고 하니까...

위급으로 인한 재왕절개후 바로 아이 보여주지 않는다고 너무 걱정 많이 하시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바닥을 손가락으로 튕겨서 자극을 주기도 하는데요.(등은 너무 두드리면 안 좋으니까요.) ..간혹 그 과정에서 발바닥에 멍이들기도 하는데...ㅠㅠ 그거 보고 뭐라하시기도 하더라구요... ...이해해주세요... 애기 살리려고 그랬어요.ㅠㅠ
저희가 뭔 사이코패스여서 애 발바닥에 멍이들도록 때리겠어요.. 흐엉...


자연 분만의 경우도 보통은 산모 혼자 하죠.
정말 다양한 산모분들이 많으세요.
의젓하게 견디시는분... 드라마처럼 소리지르고 난리치시는분.
드라마가 절대로 과장된것이 없답니다. ㅎㅎㅎ
하지만 아이 낳을때 으아아아 소리지르면 아래로 힘이 제대로 안줘져서
엄마는 엄마대로 산도가 과하게 찢어질 수 있고 아이는 아이대로 안나와서...ㅠㅠ
아이 낳을때는 소리지르기보다는 그냥 변 보는것처럼 힘줘주셔야해요.
물론.. 실전에선 어렵죠.ㅠㅠ
그 뼈를 가르고 살을 찢으며 나오는데...
...저도 겁나요...ㄷㄷㄷㄷ
하지만 드라마처럼 으아아아아아 꺄아아아아아 해서는
..애 안나와요 ㅋㅋㅋㅋㅋ 소수의 경우빼고는 대부분 안나와요.
그건 알아주셔야 한다는점.:)
그리고 엄마들이 힘을 제대로 못주거나 하면 간호사가 위에서 푸쉬해주는데요.
그 푸쉬도 잘하는 사람 못하는사람이 있어요..ㅠㅠ

정확하게 엉덩이를 밀어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애먼 엄마 가슴만 누르는 사람도 있죠.ㅠㅠ
이건 경력과 관계없고 그냥 센스 차이인듯.
저 신규때 8년차 샘도 그냥 무식하게 가슴 누르는거 봤어요. ㅎㅎㅎ
정맥주사와 마찬가지로 센스! 가 중요해요 ㅎㅎ

그리고 간혹 보면 회음절개 안하면 안되냐, 외국은 안한다 등등 말씀하시는 분들 많은데요..
외국인 여자랑 동양여자랑 달라요.
외국인 남자 성기랑 동양남자 성기가 다르듯이...(...)
남자가 다른데, 여자라고 똑같겠나요?
우리나라 여자들 옛날에 애낳다 사망하는 원인중 1위가 과다출혈이었다고 아는데요,
그 원인이 태반박리 과정에서의 출혈도 있긴 한데 회음부가 찢어져서..도 있어요.

회음절개를 안하면 산도(질)과 항문 사이의 거리가 안그래도 짧은데 거기가 쭉 찢어져서..
애낳고 변보면 재수없음 질로 나오고 그래요.
그럼 당연히 감염되고 안 좋겠죠?

난 안했는데~ 내 주변 누구는 안했는데~ 하시는분.
...님들은 '소수'예요... 소수의 경우를 일반화 시키면 안되요.ㅠㅠ
실제로 자연분만 하시다가 밑에 힘들어간다고 으아아아아! 하면서 의사가 손가락으로 산도 넓어지는거 도와주고 애기 돌아가는거 도와주고 순차적으로 해주는거 못기다리고 마구마구 힘주시던 산모분...
4도 열상 입으셔서...ㅠㅠ 그거 났는다고 한참 고생하셨습니다...
4도면 진짜 질에서 항문까지 쫙 나간거라 심각하거든요...ㅠㅠ
말 잘들어주세요.ㅠㅠ 내 몸은 내가 안다!! 하시는데.. 그러면 병원은 왜오셨어요...ㅠㅠ
몰라서 오신거잖아요.ㅠㅠ 필요한 정보는 저희가 물어볼게요.ㅠㅠ 흐엉... 진짜 안타까웠어요.


ㅎㅎ.. 재미없으셨죠?
일단 여기까지 쓸게요..ㅇㅅㅇ ㅎㅎ...
그간의 간호사 생활 돌아보는 의미로도 쓰는거라..
반응 해주시면 정말 감사할거 같고 아니라도 주절주절 떠들지도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