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젊은데 삶은 왜 이렇게 답답하기만 할까요

에휴2014.07.18
조회289

안녕하세요.

가끔 보며 공감과 즐거움을 얻었던 게시판이기에

오늘은 넋두리 겸 제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즐거운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언니같은 마음으로 오빠같은 마음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20대 중후반 3년차 직장인입니다.

전문직종이기에 대학 1년 휴학한 것을 제외하면 바로 취직을 해서

순탄하게 회사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연봉은 2300정도 되구요.

성격도 나름 쾌활하고 외모적으로도 불만 없는,

그냥 평범한 젊은이입니다.

 

이런 제가 삶이 답답하다고 느끼는것은 단 하나, 바로 가족과 집안 경제사정 때문입니다.

 

저희집은 아버지가 제가 학생이었을 때 부터 사업차 외국에 오래 나가 계셨습니다.

가족을 위해 먼 타지에서 일하시는 아버지, 원망해본적은 없으나

함께 계실때 워낙 가부장적이시고 구속을 많이 하셨기 때문에

오히려 아버지가 집에 안계셔서 느끼는 자유와 해방감을 즐기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아버지가 나가계신 어언 10년 동안, 벌이가 없으셨다는 겁니다.

심지어 1년에 한 두번, 명절에만 잠깐 집에 오셨었는데,

그때마다 외국생활에서 필요하신 것들을 어머니 신용카드로 구매하시고 가셔서

그 값을 아버지가 안계신 동안 어머니가 다 메꾸시는 것도 빈번했었습니다.

대학교때는 제가 학교 생활에 필요하여 구매한 노트북이나 카메라 같은 것들도,

아버지 사업에 필요하니 가지고 가도 되겠냐고 하시기도 했죠.

 

 

어머니는 회사 생활을 오래 하시다가

제가 어렸을때 회사가 부도가 나 집안이 크게 기울어 진 이후로

작은 회사에 취직하셔서 오랫동안 같은 분야에서 일하시다가,

회사 지원을 받아 시작한 작은 사업을 하고 계십니다.

 

어머니도 벌이가 많지가 않아

하고 계신 사업을 유지하시는 것만으로도 벅차다는 걸 곁에서 보며 항상 느낍니다.

저와 제 동생, 그리고 저희 남매를 키워주신 할머니까지 계신 우리집에 실질적인 가장으로써

가정과 일을 둘다 넉넉하게 챙기기는 쉽지 않으시겠지요.

 

저희 집, 부모님 부도나신 이후로 계속 이사다니며 월세 살이 하고 있는데,

얼마전에는 집 주인분이 집에 오셔서 월세 이렇게 밀릴거면 나가라고 하시더라구요.

어머니는 이사갈거라며 저희에게 짐 싸라고 하시고..

당연히 구해놓은 집도 없이 언제갈지도 모르는 이삿짐을 계속 싸고 있는 겁니다. 

 

저는 대학교를 4년 내내 학자금 대출로 다녔습니다.

졸업하고 나니 남은 빚만 몇천이더군요.

몇천은 커녕 몇백도 본적이 없는 저로썬 그 돈이 얼마나 큰돈인지..

매달 갚고 있는 현재로써도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그저 벌면 갚고 벌면 갚는 그런 삶이 몇년 동안은 계속되겠지요.

 

제가 성인이 되고 나서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필요하신 은행권, 통신 등등

모든 것들이 제 이름으로 되어 있습니다.

두 분이 신용불량자 이시거든요.

어머니 사업에 필요하시다며 만들어달라하신 신용카드, 통장, 전화, 인터넷 모든 게

제이름으로 되어 있어서

제가 모르는 무언가가 하나라도 연체가 되면 다른 것들에도 영향을 미치더군요.

그게 반복되니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오더라구요.

 

제가 월급받는 날이면 어머니에게서 문자가 옵니다.

다시 줄테니 월급 다 달라구요.

저도 식비며 교통비며 지출이 있기에 제 카드 결제일이 되면

얼마간 돌려주시기는 하지만,

매번 그렇게 급하다며 월급 다 가져가시고 나면

한달간 열심히 일한게 그렇게 허무할 수가 없어요.

 

제 동생도 군 제대를 하고 나서 바로 취직을 했는데요.

바로 취직을 했으니 당연히 당장 수중에는 돈이 없죠.

그런 동생한테 급하니 대출을 해서 몇백의 돈을 빌려달라고 하셨더라구요 어머니가.

저에겐 비밀로 하고 동생한테 말한 이유는,

저에게 먼저 대출을 받아달라고 하셨다가

제가 학자금 대출이며 카드나 통신쪽에 문제가 있는지 대출이 안된다고 확인해서입니다. 

 

그 얘기를 들으니 눈앞이 까매지는게..

은행권도 아니고 2금융권에서 빌렸다고 하더라구요..

금방 갚아줄 수 있으니 해달라는데 어찌하냐며.

 

어머니한테 바로 문자를 했죠.

 

문제가 있으면 얘기를 하시고 같이 해결을 하자구요.

벌리지 않는 사업 유지하신다 빚만 늘리지 말고

다른 일을 찾아보든가

제가 주말알바를 더하든가 하겠다고..

 

근데 어머니가 좀 다혈질이시라..

바로 또 동생한테 연락을 하셔서

 

금방 준다니까 그걸 누나한테 말하냐고,

그 돈 더러워서 갚아줄테니 갚고나면 엄마 아는 척도 하지말라고 문자를 하셨더군요.

 

당연히 갚아줘야 하는 돈인데

더러워서 갚아주네, 아는척도 하지말아라 하는 걸 보니 정말

한숨만 나오더라구요.

 

어머니 혼자 여자로서 사회에서 정착하시기 힘드셔서 그러신지

가끔 화나는 일이 있으면 폭력적으로 변하시기에,

 

그냥 힘내자는 상투적인 말로 일단은 무마를 시켰습니다.

 

그냥 .. 삶에 의미가 없네요.

 

벌어도 벌어도 집은 가난하고, 그 와중에 제 빚은 많고.

한순간에 신용불량자 되기 쉽상인 저의 위태로운 상황.

그 와중에 친구들 따라 하고싶은거 사고싶은거 생각나는 철없는 내자신도 싫고.

이렇게 벌어서는 영원히 그냥저냥 살것만 같고.

 

좋아하는 사람 생기면 숨기지 않는 스타일이라,

남자친구 얘기 가끔 나오면 어머니는,

저를 무슨 신데렐라 쯤으로 생각하고 계시는지,

그런 별볼일없는애 만나지 말아라 무조건 부자한테 시집가야한다.

누구누구 오빠가 돈이 많다며, 연락해봐. 라는 둥의 말씀을 하십니다.

답답하죠.

 

이번 주에는 중학교때 보던 알바 어플을 깔아서

주말알바 광고를 봤네요.

저는 그냥저냥 갚아나가며 살면 되겠지만,

어려서부터 다른 아이들 다 하나씩 있는 메이커 운동화며 옷이며 못가져본

제 동생 불쌍해서 빚은 없게 살게해주고 싶고

저처럼 살게 해주고 싶지 않아서요.

 

없는 글솜씨에 적기는 적었는데..

여기 올리는게 뭐라고 속이 좀 후련하기도 하네요ㅎㅎ

 

끝까지 읽어주신 분이 계신다면 감사합니다.

 

20대 직장인 여러분 모두 힘내시고.

매일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